책소개
화가이면서 음악을 줄기고 연극에도 관계하는 시인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고아한 예술의 분위기로 감싸면서도 그의 시에서는 그 고아함에 이르지 못하는 우수와 한갓됨을 허심 탄회한 언어로 술회하고 있다. 『여울목 비오리』는 이러한 예술과 일상의 내적 분열이란 예술가다운 비애를 표현하고 있다.
[시인의 산문]
자신을 많이 드러내는 연습을 하고 살아온 것 같다. 구태여 숨길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나의 연습의 20년이었다. 부자유스러울 때도 있다. 눈치를 보지 않았다. 먹중 같은 얼굴이 제깐놈! 하고 내려다보았다. 그럴 땐 신트림이 났다. 상자갑도 쓸모가 있듯이, 언젠가는.
이 쬐그만 머리라는 독에 쉬지 않고 물을 퍼담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았다. 폼도 잡아본 사람의 폼이 그럴 듯한 법이다. 다리가 올라가든, 허파에 바람이 들든, 관절이 쑤시든, 죽을 쓰든.
香氣가 없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나는 내 몸을 가누었다. 주리를 틀었다. 조그마한 하찮은 線이, 그러나 아프게 나타나는 선이 남아서, 아직도 떨림으로 보채듯 나는 엔간히 보채며 칭얼대며 걸어왔다. 비웃음 뒤에 지가 무슨 망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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