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일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111

한승원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1년 10월 30일 | ISBN 9788932005188

사양 신46판 176x248mm · 132쪽 | 가격 7,000원

책소개

이번 시집 『열애 일기』는 그 동안 소설을 쓰는 틈틈이 시적 열정에 의해 자연스럽게 분출된 작품들과 투병 생활중 죽음에 맞선 자신의 삶을 버팅기는 힘으로 빚어낸 작품들을 모은 것으로, 존재에 대한 번민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단아한 이미지 속에 생동감있게 표출되어 있다.

[시인의 산문]

열애가 죄일 수는 없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때 절망하고 또 절망하면서 나는 거듭 열애 속에 빠져들곤 한다.

이 책은 그 열정적인 사랑하기의 점철이다. 부끄러움의 기록이기도 할 터이다.

모든 열애하며 사는 사람들, 그 열애로 말미암아 한밤중에 잠 못 이루고 유령같은 그림자 내저으며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시를 여기(餘技)로 여기지 않는다.

걸쭉한 단물을 고고 또 고아서 차돌 같은 엿으로 만들 듯이 풀어진 말과 삶을 그렇게 곤다. 비수를 깎듯이 벼리고 다듬는다. 싸움터에 나가서 쓸 그 촌철살인의 독 묻힌 칼, 내 가슴 내가 찔러 피 쏟고 죽어갈 그 패도 같은 것.

진주조개같이 내 살 속에 상처내어 그 진주의 씨를 배양하고 가꾼다. 어찌할 수 없는 슬픈 열애병.

그 병을 죽을 때까지 앓을 것이다.

느슨해져서 지리멸렬한 삶 속에 그 열애병으로 말미암은 보석을 박아넣으며 살고 싶다. 겨자씨만한 사랑보석. 우주가 담긴 그 겨자씨.

겨자씨와 우주의 화해 없는 영원한 싸움, 그들의 황홀한 섞이기와 넘나들기와 그것들 서로의 맴돌기, 아아 화려하고 슬픈 그 사랑 만다라.

작가 소개

한승원 지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목선」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꽃에 씌어 산다』, 소설집 『앞산도 첩첩하고』 『안개바다』 『폐촌』 『포구의 달』 『해변의 길손』,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일』 『동학제』 『연꽃바다』 『사랑』 『초의』 『흑산도 하늘길』 『원효』 『추사』 『다산』 『보리 닷 되』 『사람의 맨발』 『물에 잠긴 아버지』 『달개비꽃 엄마』,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자서전 『산돌 키우기』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대한민국문학상, 해양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미국 기리야마 환태평양 도서상, 김동리문학상, 순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1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