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119

채호기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2년 5월 8일 | ISBN 9788932005560

사양 신46판 176x248mm · 130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그는 첫 시집 『지독한 사랑』에서, 나의 몸이 타자의 몸에 최대한 가까이, 그리고 결국에는 한몸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 그 육체적 열망은, 그것의 지난함과 무모함, 불가능함으로 인해 더욱 애타게 그리고 정직하게 실패의 아름다움을 그려 보인다. 그것은, 때로는 한 남자의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때로는 시인의 말과 대상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드러난다.

[시인의 산문]

무슨 말을 또 할 수 있을까?

인간이 지금까지 이룩해온 많은 훌륭한 결과들 위에서 나는 갈 곳 몰라 허둥댄다. 나의 세계에는 잠시 캄캄한 어둠뿐인 바깥 세계를 볼 수 없고 몸으로 더듬어 간신히 사물들을 감지할 뿐이다. 그리하여 내 몸은 세계를 파악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바깥을 보지 못하는 눈은 어쩔 수 없이 안을 향하게 되고 안에도 어둠과 밝음이 있음을 비로소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의 시쓰기는 내 바깥에 있는 세상에 순진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것은 곧 순진한 마음으로 나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세상의 몸과 내 몸이 닿았을 때 나는 내 정신과 몸이 닿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을 위한 길은? 나는 잘 모른다. 배추벌레처럼 조금씩 꿈틀거릴 뿐이다. 나와 나 아닌 것의 짧은 부딪침이 피워내는 짧은 불꽃을 등대삼아.

작가 소개

채호기 지음

시인 채호기는 1988년 『창작과비평』 여름호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2002)과 현대시작품상(2007)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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