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가는 길

문학과지성 시인선 123

임동확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2년 12월 10일 | ISBN 9788932005904

사양 신46판 176x248mm · 140쪽 | 가격 5,000원

책소개

시인은 팔십 년의 참담한 기억을 내면화하면서, 그때, 자신을 희생해간 사람들의 처절한 아름다움을 그리며 새겨나간다. 그러나 시인은 뿌리는 진창에 묻고 이 세상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처럼, 상처에, 기억의 상처를 덧내면서 새로운 화로를 찾아 거세게 몸을 내민다.

[시인의 산문]

시는 단연 정치와 종교적 세계와는 상극의 위치에 놓여 있다. 아니 그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그만의 고유한 시의 길이 있다. 그래서 시는 결정적으로 통속적이지도 신성하지도 않다. 또한 현실에 붙들여 있으되 늘 현실을 배반하고 초월을 꿈꾸되 결코 초월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시인은 차라리 지옥과 천상계의 중간 지점에 존재한다는 연옥적 영혼을 소유한 자다. 만일 죄받는 중생이 보리도(菩提道)에 이르지 못하면 성불하지 않겠다던 지장경적(地 經的) 세계관을 지닌 자들이다.

나는 그걸 신념으로 지지한다. 달콤하지만 최소한 시에 있어 관념의 극한은 현실의 절실성만큼 금기의 대상이고 그 역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행여 그 어느 쪽에라도 기울게 되는 순간 시는 사라지고, 대신 인간을 억압하는 ‘유령의 언어’ ‘죽음의 말’이 어느덧 세상을 지배하려 들기 때문이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6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