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삶의 미세한 결을 섬세한 언어로 포착하는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은 우리가 일상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놓치고 있는 세상과의 깊은 관계를 ‘감각의 깊이’로 표현해낸다. 그리하여 우리를, 우리도 모르게, 그 차갑고 아름다운 물결 속에 섞이게 하고, 우리에게 그늘진 세월을 걷어가는 햇빛 같은 눈을 갖도록 일깨운다.
[시인의 산문]
사랑의 눈으로 안 보이는 것은 없다. 눈도 몸체도 따로 없다. 전적인 사랑의 자기 증식.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세상은 사랑의 고름 덩어리이다. 구석기 시대 이래의 안질, 이 병은 치유될 수 있을까.
어떻게 마리아의 일생과 그날이 그날 같은 통속적인 삶을 결합시킬 수 있을까. 신비는 거기 있다. 유원지 뒷담벽 아래 퍼질러진 오물 무더기 위로 날아 앉은 눈이 파란 잠자리. 대지는 임신한 지 오래다. 나는 무자격 산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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