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식물 엄지호

문학과지성 시인선 182

최석하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6년 7월 30일 | ISBN 9788932008288

사양 신46판 176x248mm · 136쪽 | 가격 4,000원

책소개

시인의 이번 시집은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임답 좋게, 디테일하게 그려보이고 있다. 풍속적인 묘사와 구어체의 질박한 언어, 타령조의 리듬과 풍자적인 문체로 광부·어부·농부에서부터 시인·낚시꾼 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업종과 수많은 색채의 삶들이 생동하는 시인의 언어와 리듬에 포착되어 형상화된다. 이 시집은 밀도 있는 압축에도 불구하고, 섬세하면서도 거침없는 묘사의 구체성과 유연한 리듬에 힘입어 뛰어난 풍속시의 한 전범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시인의 산문]

나는 가끔씩 누워 이런 생각을 한다 – UFO 현상은 20세기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사실일 것이라고. 초과학적인 인식과 접근으로 이 방면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연구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달이 이미 외계인들의 전진 기지가 됐을지 모른다고 할 때 그들이 광년의 거리를 오가자면 에너지 이동으로써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 선인들의 축지법이나 유체 이동은 또 어떤가?

서구적 합리주의와 기능주의를 미신으로 여기는 반면에, 정통 풍수 사상을 오히려 더 합리적이며 논리 체계가 엄격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또 가려진 영적 체험이 호기심 이상으로 내게 다가오기도 한다. 오늘의 가공할 환경 파괴와 생태적 위기만 해도 그렇다. 서양 잣대로써는 결코 문제의 심각성을 줄일 수 없지 않을까 싶다. 풍수에서 해결의 가닥을 잡으려는 일부 주장들에 나는 새삼 매료당한다.

처음 나는 배설하듯 즐겁게 시를 썼던 기억이 있다. 한데, 언제부턴가 욕심을 갖고 쓰다보니 시쓰는 일이 즐거울 수 없었다. 아마 독자를 의식함으로써 그리 됐으리라. 다행히 나 스스로를 의식하기 시작했는가 하면 관념의 꺼풀을 벗기고 자연과 나를 있는 그대로 걸림 없이 보고자 했다. 시란 결국 관념의 꺼풀을 벗길래야 벗길 수 없는 낱말들의 조합임에랴! 비승비속의 졸시들.

작가 소개

최석하 지음

1941년 경북 포항에서 출생, 외국어대를 중퇴했다. 1975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바람이 바람을 불러 바람불게 하고』 『물구나무서기』 『희귀식물 엄지호』 등이 있으며 현재는 시작에 전념중이다. 대구문학상, 대구광역시문화상(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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