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이는 이 시집에서 제주도의 역사의 상처와 전래 설화, 국제 관광지라는 현란한 이면에서 망가져가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등을 직정적인 언어로 노래한다. 우리는 이 시집의 도처에서 시인의 개인적인 삶의 역사가 제주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때로는 제주도 시편들로, 때로는 서글픔을 이겨내는 따뜻한 생의 노래로 읽혀진다.
[시인의 산문]
썩고 썩어 잘 썩어야 썩은 물이 될까.
아직 눈물 하나 썩이지 못해 그러므로 썩고 있는데도 깨끗이 나는 썩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부패여, 깨끗이 나를 썩어나게 해다오. 이 세계의 온갖 악덕에, 추악함에, 권세에, 돈에, 패거리에, 일거리에, 게으름에, 우울에…… 완전히 썩어나게 만들어다오.
그래 만물을 썩이는 썩은 물이 나는 될 수 없을까.
이 부패의 심장에 나는 내 시의 칼을 깊숙이 꽂을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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