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

문학과지성 시인선 132

문충성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3년 11월 15일 | ISBN 9788932006611

사양 신46판 176x248mm · 116쪽 | 가격 3,000원

책소개

시이는 이 시집에서 제주도의 역사의 상처와 전래 설화, 국제 관광지라는 현란한 이면에서 망가져가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등을 직정적인 언어로 노래한다. 우리는 이 시집의 도처에서 시인의 개인적인 삶의 역사가 제주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때로는 제주도 시편들로, 때로는 서글픔을 이겨내는 따뜻한 생의 노래로 읽혀진다.

[시인의 산문]

썩고 썩어 잘 썩어야 썩은 물이 될까.

아직 눈물 하나 썩이지 못해 그러므로 썩고 있는데도 깨끗이 나는 썩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부패여, 깨끗이 나를 썩어나게 해다오. 이 세계의 온갖 악덕에, 추악함에, 권세에, 돈에, 패거리에, 일거리에, 게으름에, 우울에…… 완전히 썩어나게 만들어다오.

그래 만물을 썩이는 썩은 물이 나는 될 수 없을까.

이 부패의 심장에 나는 내 시의 칼을 깊숙이 꽂을 수는 없는 것일까.

작가 소개

문충성 지음

시인 문충성은 1938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제주바다』 『섬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 『내 손금에서 자라나는 무지개』 『떠나도 떠날 곳 없는 시대에』 『방아깨비의 꿈』 『설문대할망』 『바닷가에서 보낸 한 철 』 『허공』 『백 년 동안 내리는 눈』 『허물어버린 집』 등이 있고, 연구서로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와 한국의 현대시』가, 번역서로 『보들레르를 찾아서』가 있다. 『제주신문』 문화부장·편집부국장·논설위원(비상임)을 역임했다. 현재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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