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문학과지성 시인선 135

장경린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3년 11월 15일 | ISBN 9788932006635

사양 신46판 176x248mm · 107쪽 | 가격 3,000원

책소개

환시가 환시 아닌 실제라고, 비유가 비유 아닌 직설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이 시집은 우리에게 당연한 비유로, 암시로 읽혀지는 시행을 문자 그대로 읽으라고 강요한다. 그것은 시인이 문법의 해체를 통한 방법적 전언이라는 낯설지 않은 시적 전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방법적 전언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낯선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집을 읽어가던 우리는 은연중에 ‘이자’라는 말의 감옥에 갇히고 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곧 우리 삶의 상황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시인의 산문]

“나는 대리석을 볼 때마다 그 속에 어떤 사내가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돌 속에서 그 사내를 끄집어내주고 싶을 뿐이다”라고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조각품을 가리켜 말한다. 우리 시대가 미켈란젤로의 시대와 다른 점은 모든 사람들이 대리석 속에서 거리고 뛰쳐나왔다는 사실이다. 해방된 기쁨이 넘치다 보면 어느 순간 추방된 기분으로 구겨질 때가 있다. 미켈란젤로가 현대에 나타난다면 이렇게 말했으리라. 나는 거리에 넘쳐흐르는 저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대리석 속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우성칠까봐 두렵다. 자신이 대리석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니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작가 소개

장경린 지음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한국은행에 재직중이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시단에 등장했으며 시집으로 『누가 두꺼비집을 내려놨나』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토종닭 연구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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