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풍요한 상상력으로 사물과 현실에 꿈과 아름다움을 부여함으로써 그의 시는 세계에 대한 참신한 인식과 삶에 대한 황홀한 번뇌를 보여주는 신선함을 통해 우리 시단에 신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인의 산문]
시는 하나의 나라이다. 우리가 우리나라, 꿈나라, 자유의 나라 할 때의 뜻과 같은 뜻에서 시는 나라이다. 말하자면 시는 우리의 나라요, 꿈나라요, 자유의 나라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시는 그런 나라들의 이미지이며, 이 이미지의 현실 속에 현실적인 나라를 수렴한다.
……이렇게 의식의 촉수(볼티지)가 광명의 정3점에 있고 감정의 공간에 사랑의 창이 열려 있는 상태, 모든 게 다 있으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미친 듯이 풍부한 상태-그 역동적 고요의 상태에 이르기 전에는 단 한 편의 시도 쓸 수 없다. 한 편의 시는 그것이 씌어지기 전에 결정되는 것이다.
나와 이 세계는 언제나 새롭게 마주서 있으며, 이 세계는 나로부터 새로 출발하고 전개된다……
그리하여 시인은 ‘빌건대 만날 맨손으로……’라는 다짐이나 의식조차 없이 끊임없이 새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치 가도가도 오직 배가 고플 따름인 거지처럼……
작가 소개
독자 리뷰(1)
‘나는 별아저씨’를 읽다가
좋은 글 하나 발견해서 옮겨 적어본다.
” 겪고 마주친 모든 것들을 예술적 대상으로 만드는,
즉 생명 없음에 의해 마비된 물질처럼 굳어버릴 체험의
대상들을 상상력의 불로 녹여 이미지라는 얼음 속에 냉동
하는 자. 즉 비열한 상태에 있기 쉬운 대상들을 정신의
현실적인 힘인 상상력에 의해 아름다움 속으로 해방시킴으로써
자신을 그 대상들로부터 해방하고, 그 해방된 공간 속에서
그것들과 자신을 和唱이라는 울림의 공간 혹은 생명의 질서
속에 구속하기.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의 일.
하나의 예. 우리 중의 누가 죽었다. 그 시체는 차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러나 그 시체에 관한 우리의 느낌과
생각은 따뜻하고 부드럽다.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 문학 또는 예술.”
– 정현종.
상상력… 상상력의 불모지 나의 머리 속에서
내가 가장 동경스러이 상상하는 단어…. 상.상.력.
정현종의 글 또하나.
” 詩=대답할 수 없음에 대한 변명(그 가장 탁월한 의미에 있어서).
그리고 가능한 대답 중의 최선의 길.”
요즘같이 산문적인 시대에 시를 좋아하기도 그리 쉽지는 않은 일.
그러나 좋아하기 시작하면, 외부적인 강요에 대해 대답할 수
없음에 대한 시인의 변명과 그 최선의 대답에 푹 빠져버린다.
변명을 들으며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될까.
나는 시가 좋아졌다.
(아직도 어렵지만,
어려운 변명을 늘어놓는 자들은 처절히 응징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