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년 시절부터 학생시인으로 꼽힌 그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절필, 오랫동안 시세계와 절연한 채 작은 제주 바닥에서 거친 삶을 보냈다. 1975년 문득 새로이 붓을 든 그는 고독한 시창작의 모험에 뛰어들어, 그 토속적인 정서 속에서 독자적인 시세계를 개척했다. 그의 처녀 시집 『제주 바다』 속에 잠재한 또 다른 진한 설움은 우리의 내면을 깊이 사로잡을 것이다.
[시인의 산문]
나는 나의 눈물의 뜻을 캐고 싶었다.
이즈음은 메마른 눈물 속에 갇혀 살지만 나는 여러 눈물들을 만나면서 살아왔다. 濟州島라는 자그만 땅덩이가 척박한 삶의 눈물로 이뤄진 것으로 이해되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이지 나의 幼年은 이 눈물 속에서 자라났고, 어쩌면 나의 한 生涯는 한 방울 눈물에 지나지 않을 것도 같다. 그것은 자고 깨면 언제나 이마에 걸리는 수평선이나 濟州 바다일 수도 있다.
돌, 바람, 바다, 산, 외할머니, 잠자리, 해뜨는 아침과 저녁이 나를 키워온 것이다. 그새 사랑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깨달으면서 나의 삶과 죽음들을 함께 거느리고 결코 서두르지 않으면서.
나의 詩作들도 나의 言語의 象徵의 옷을 얄팍하게 입었을 뿐 벗기고 보면 아직 넋이 깃들이지 못한 빈털털이임을 솔직히 告白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土俗의 世界를 잘 모르지만 濟州的인 것과, 프랑스語 이상으로 濟州島 方言을 사랑한다. 몇 군데 보이는, 濟州人이 아니면 모르는 말들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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