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비 온 뒤 푸른 잎에 쏟아지는 깨끗한 햇빛 같은, 겨울 아침 유리창에 반짝이는 성에꽃 같은 느낌을 주는 시집 『무늬』의 힘은 짧지만 단담함이 내뿜는 힘이다. 압축해서 부피는 작아지지만 딴딴해지는 결정체들. 그것은 시인의 사물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는 섬세한 관찰력과 언어의 적절한 절제에서 빚어진다. 그의 시는 ‘시는 침묵을 지향한다.’는 고전적 명제에 충실하면서도 그 침묵의 틈으로 ‘사람은 불꽃’이라고 외치는 시다.
[시인의 산문]
이 도도한 의미 과잉의 시대에 나는 내 시가 그것에 편승하지 않고 그냥 잔잔한 물결 무늬이기를 바랐다. 내 마음의 결이 그대에게 닿아 낮은 잎새처럼 조금 살랑거리다가 마는. 참다운 노래는 그것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적는 일.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느냐고 묻지 말아라. 바람은 내 속에서도 오늘 소리없이 뜨겁게 불어온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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