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시집에서 시인은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의 풍경이 보여주는 끈적끈적하고 비릿한 정서를 노래한다.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가난에 부대끼고 역사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젊은이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남성에게 휘둘리고 강간당하고, 그러면서도, 그들을 품어주는 여성들에게 깊은 시선을 준다. 그 여성들은 주로 꽃으로 비유되는데, 꽃에서 풍기는 환하게 웃고 있는 웃음의 이미지와 겹쳐져 시집 전체의 어두운 색조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시인의 산문]
내 시는 사랑과 믿음 사이에 말과 역사의 모습으로 있다. 상상력과 말이 만나 나를 꿈꾸게 하며 사랑하게 하고 뜻과 역사가 만나 변혁에의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사랑 위에 얹힌 시들은 패배한 삶의 비극적 아름다움을 감싸안는다.
슬픔은 내 모든 시를 흐르는 정조이다. 슬픔이 나 자신과 만나면 쓸쓸하고 황량한 내면의 풍경을 그리게 되고 사회와 만나면 우울하고 고통스런 역사적 삶의 풍경을 그리게 된다. 양쪽 모두 서늘한 광기를 수반한다.
나는 너무 긴장해 있다. 시 앞에서 엄숙하다. 말들은 언제나 목을 곧추세우고 침을 꼴깍 삼킨다. 나의 말들이여, 이제는 유장하게 흐를 수 있어야 한다. 상상력이여, 역사여, 헐렁한 모습으로 내게로 와 저 유장한 말들과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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