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은 『푸른 강아지와 놀다』에서 삶의 근원적인 허무와 비애를 아름답게 노래한다. 그러나 그 허무와 비애는 몰락의 칙칙함이 아닌 무모하게 내닫는 관성을 겨냥하는 팽팽한 긴장이다. 그것은 시인의 내부로부터 모아져 외부로 퍼져나가기도 하고 외부에서 선택되어져 내부로 모아지기도 하는, 시인의 열정이 뿜어내는 어떤 힘으로 표피적인 문제를 관통하여 깊이에 가 닿는 삶의 비극적인 힘이다.
[시인의 산문]
첫 길에서 멀리 떠나온 듯하지만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이 우회가 나를 괴롭힌다. 마음을 다하더라도 내 사랑 꽃피지 못한 채 시드는 봉우릴 키우는 셈일까. 전망 없이 거듭되는 脫穀처럼 길꿈깨고 난 뒤 허전함이여! 그렇더라도 당신 상처에로의 내 삼투가 목전의 절망을 함께 이겨내길 바란다.
몸은 나날이 헐거워지는데 끝없는 험로 앞세운 듯 발걸음 쉬 옮겨지지 않는다. 투명한 보석 구슬이 저기 저잣거리에도 널려 있으리라는 믿음에 또다시 잠 설치고 길떠날 새벽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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