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한 마리 외로운 참새처럼 도시의 굴뚝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처마끝으로 사냥하며 산책하며 날아다닌다. 시인의 언어의 깃털은 텀블링을 하듯이 세상살이의 복잡함과 무모함을 비집고 날으며, 생활의 보이지 않는 체취를 채집하여 산뜻하고 기막힌 향수를 빚어낸다. 그가 앉는 곳은 도시의 뒷골목이거나 세월의 허망, 마음의 쓸쓸함이지만, 그의 시는 비상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그려보이는 것이다.
[시인의 산문]
네가 사랑한 것이
이토록 추한 것임을 안다면!
나를 아연하게 하는 건, 절망감과 분노로 나 자신을 물어뜯고 싶게 하는 건, 이 공포스러운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내가 추함을 멈출 수 없다는 것.
‘추함이 내 본질’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참이건 아니건 그 말은 자기 사면의 도구로 쓰일 것이기에.
詩가 나를 정화해주기를, 그래서 네게 주는 것이 조금이나마 더 가치 있는 것이 되기를!
나를 구원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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