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게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150

채호기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4년 12월 23일 | ISBN 9788932007151

사양 신46판 176x248mm · 126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두 번째 시집 『슬픈 게이』에서 시인은 죽음으로 마감된 한 사람의 중단된 삶을 이어서 대신 살아가는 다른 한 사람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한 몸의 소멸을 넘어 다른 몸으로의 거듭나기라는 테마의 육화인데, 몸을 바꾸어 사라져가는 한 사람과 바꾼 몸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지난한 사랑과 무모하고도 고통스러운 열망을 게이의 이미지를 통해 강렬한 언어로 형상화한다.

[시인의 산문]

시는 몸에서 흘러나온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흔적들이 몸에 새겨진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한다. 몸을 변화시키면서 우리는 삶을 변화시킨다. 시는 삶을 변하게 한다(변하게 하여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내 삶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려고 몸부림친다. 시를 통해서 삶을 변화시키고 삶의 변화를 통해서 시는 계속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 시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의 어떤 부분이 부서지거나 새롭게 덧붙여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몸은 즉각적이다. 몸은 반응할 뿐 반성하지 않는다. 물론 몸은 생각에 의해 조종되기도 한다. 하지만 항상 몸은 생각보다 빨리 간다. 뜨거운 것이 몸에 닿았을 때 뜨겁다고 생각하기 전에 몸이 움직이는 것처럼. 시가 삶의 불투명성과 싸우려면 몸의 비이성적인 속성을 제 것으로 해야만 한다.

이 세계 안에 우리는 몸으로 있다. 몸이 없이는 우리는 이 세계에 있을 수 없다. 이 세계 아닌 다른 세계, 내 몸 아닌 다른 몸?…… 끝이 없다면……, 영원히 날아가는 돌팔매. 저기 날아가는 물음표가 떨어지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삶을 바꾸기 위해 시를 쓴다. 삶은 바뀌는 곳에만 있다.

작가 소개

채호기 지음

시인 채호기는 1988년 『창작과비평』 여름호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2002)과 현대시작품상(2007)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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