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에서 시인은 집요하게 풍경을 재단한다. 시인의 눈은 고감도 렌즈와 같아서 나타남이 곧 사라짐일 수밖에 없는 한 풍경을 영원한 풍경으로 찍어낸다. 그것은 시인의 끈질긴 욕망의 소산으로 세상은 이제 시를 통해 순수한 ‘있음’ 그 자체가 된다. 그 ‘있음’은 삶도 죽음도 더 이상 지워버릴 수 없는 강력한 메시지다.
[시인의 산문]
[1]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정(定)입니까?”
“정(定)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 때문에 정하지 않은 것입니까?”
“살아 있는 것,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한 스님이 물었다.
“부처는 누구에게 번뇌가 됩니까?”
“모든 사람에게 번뇌가 된다.”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습니까?”
“면해서 무얼 하려느냐?”
[3]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느 분의 법을 이어받으셨습니까?”
“종심(從心)이다.”
위는, 최근 몇 년 동안, 『조주록』에서 내가 읽은 것이다. 물론, 종교의 입장이 아닌 수사적 인간(修辭的人間)인 ‘나’의 입장에서이다. 편의를 위해 한 가지를 적어두자면, ‘종심’은 조주 자신의 이름이다.
작가 소개
독자 리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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