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김영태의 시들은 그의 삶을 스쳐갔거나, 삶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그와 맞부딪쳤던 풍경들을 소묘하고 있다. 그것이 풍경인 만큼 그의 시가 버무리고 있는 사랑의 이별과 애수의 감정들은 격렬하지 않고 아련하고 소담하다. 무용·무대 장면·여행·미술·일상사 등으로 채워진 그의 삶들은 그의 시 속에서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는데, 욕심부리지 않으면서 그러나 멋이 들어 있는 그의 인생관이 깊게 새겨져 있다. 주로 감각적인 풍경을 묘사하는 그의 시어들은 세상의 유리창을 빗방울처럼 단정하게 미끌어져내린다. 시인의 유별난 삶처럼.
[시인의 산문]
아침에 일어나면 그래도 푸른 하늘이 있다. 살아봐야겠다는 것은 발레리의 생각만은 아닌 것 같다. 손바닥만한 하늘은 집필실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면 넓어진다. 나는 일을 해야 하고, 일하는 즐거움에 산다. 같이 환갑을 맞는 작곡가 白秉東의 책도 만들어 준다. 금요일에는 음악원 학생들도 만난다.
조그마한 사람이 하늘에 하나 매달려 있는 것이 괜찮아 보인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내 머리맡에 아침 7시만 되면 우는 사발시계……
이 세상에 없는 것은 나이고, 없는 것 같지만 있는 것이 나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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