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과 소수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그들의 운명에 대해 발언해온 저자는 다수와 살아남은 것들에게 그 반대편의 것들과 공존하는 지혜를 권고한다. 그 일관된 정신적 긴장이 40여 편의 글에 고루 실려 있다.
[머리말]
교정쇄를 읽으면서, 나는 실린 글들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십 년 가까운 편차가 있었지만, 그것들이 씌어진 순서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았고 관점도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것들은 내 마음이 늘 소수에게로 끌린다는 것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서까지 그랬다. 내 눈길은 존재하는 것보다는 사라진 것들에게로 끌렸다. 현재에 비기면, 과거는 늘 소수다. 지금 있는 것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몫을 찾아 목청을 높이지만 그리고 우리가 부지런히 찾아주지만, 사라진 것들은 말이 없다. 그래서 책머리에 인용한 마종기 선생님의 시가 감동적으로 일깨워주는 것처럼, 우리가 일부러 마음을 쓸 때에만, 소수는, 다수의 비판을 받는 개인들에서 삽질의 위협을 받는 폐허에 이르기까지, 가까스로 제 몫을 찾을 수 있다.
– 1996년 10월, 복거일
1 혼잡한 거리에 문득 피는 꽃
고운 얼굴로 늙은 옛사랑은
방랑의 시대에
도시인의 봄
아름다운 장사 편지
아버지의 독백
새 옷 마련하기
혼잡한 거리에 문득 피는 꽃
씨를 심는 정치인을 기다리며
고전적 대 기르기
북쪽의 신창역을 그리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죽음 앞에서
2 위험한 훈수
위험한 훈수
개인적 자선이 설 땅
산속의 고요함도 자산인 세상에서
세상을 복잡하게 바라보기
물욕의 자연스러움
젊은이들의 ‘노인 문제’
익숙한 기술의 새로운 모습
작은 글자의 중요성
교과서의 중요성
대중화 저자의 중요성
사회의 변경을 넓히는 사람들
군대는 섬이 아니다
3 난세의 아침에도
땅속에 남아야 할 것들
동학란의 새 이름들
‘이승만과 나라 세우기’를 보고
월남전의 교훈들
정치와 종교의 분리
질투하는 신의 고뇌 없는 대리인들
난세의 아침에도
4 예언과 외삽
사고를 줄이는 자동 조절 기구
불확실성의 경제학과 도덕심
왕은 왕을 죽이지 않는다
폭력 시위에 대한 처방
기피 시설을 둘러싼 분쟁
이주민들을 위한 상담
재원으로서의 복권
군대의 자유화
추상적 가치의 계량화
규모의 경제
간단하고 정확한 모형의 중요성
예언과 외삽
혼잡 통행료에 담긴 함언들
범죄에 대한 효율적 대책
매춘 문제에 대한 합리적 접근
작가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