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세상의 경계에는 무엇이 있을까? 시집 『바닷가 장례』에서 시인은 가련하고 쓸쓸한 삶의 내면에서 희망을 찾아 더듬는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의 희망은 가정일 뿐이며 이 세상 바깥 또한 미지의 어둠 속에 잠겨 파랑에 젖고 있다. 하지만 갈망은 끝이 없고 삶은 이 세상 경계의 어스름 속에 머뭇거린다. 시인은 “소금 위에 반짝이는 노을” 같은 그 경계의 순간들을 아슬아슬하게 포착하여 쓸쓸함을 이겨내는 긴장과 아름다움의 시들을 뿜어낸다.
[시인의 산문]
시쓰기란 예행 연습을 거쳐 천천히 완성되는 기능의 세계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우선은 부딪쳐야 하고, 무엇인가 붙잡아야 하며, 옮겨놓아야 한다. 이런 현장성의 집적이 마침내 세계의 다채로움과 경이를 경험하게 하며, 사물과 생각의 표리를 함께 비끌어매어 거기에 말의 자리를 마련하게 한다. 이때 얻어지는 믿음은 완성된 지형도를 갖겠다는 조급한 욕망이 아니라, 주어진 대상의 리듬에 따르겠다는 최초의 결의밖에 없다.
모름지기 ‘나/시인’은 사물을 눈여겨 보아야 하고, 그것들을 새롭게 대면하면서, 직관과 상상의 넓고 깊은 공간을 축조해낼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벌기에 더욱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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