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시집은 모순되고 거짓된 그리고 복잡한 세상살이 가운데서도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고 참되게 살아가려는, 그러나 그런 의지마저도 가볍게 떨쳐버리는 무겁고도 가벼운 시집이다. 시인은 그런 삶의 태도를 “오늘도 목숨 속엔 칼날 같은 수평선 눈떠”있는 바다에서 건져내 풀어낸다. 그 바닷속에는 타지 것들에 의해 제 삶의 자리를 잃어버린 제주도의 슬픈 역사와 그런 조건들을 운명적으로 물려받고도 실존적으로 극복해내지 못하는 시인의 아픔이 늘상 파도친다. 그러나 시인은 바다처럼, 제주도의 넉넉한 풍광처럼 “엉터리를 만드는 세계 달걀 깨듯 깨어버리”고 여유롭게 살아나간다.
[시인의 산문]
21세기에는 새로운 세계가 어떻게 열릴까?
그것은 희망적인 데로 열려갈까?
이때 ‘희망적’이란 어떤 것일까?
‘컴퓨터’로 엄지를 꼽아 말할 수 있는, 잘 짜놓은 ‘우리’만의 세계에서 그러므로 획일화되는 ‘나’만의 세계로, ‘나’만의 세계에서 개성을 내버리며 유행을 따르는 ‘우리’만의 세계로 시커멓게 눈떠 있는 21세기가 보인다.
언어는 만국어로 영어 하나면 족해서, 모든 것을 버리면서 이미 정보의 바다로 나서 ‘새로운 바벨탑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컴퓨터 속 우리의 모습을 보아라!
에러가 생기면 고치면 되고 너와 내가 같은 게임을 하며 즐겁다.
이제 언어는 인간의 넋이 아니다.
넋이 빠지고 넋을 잃어버린 시대
이러한 시대에 시란 무엇이며 시인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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