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팍스아메리카를 있게 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대통령 링컨
고어 비달 지음 / 남신우 옮김
5달러 속의 대통령?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겠노라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들의 천국.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 냉소적인 국민들.
우리는 언제쯤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정치인을 지폐 속에서 만날 수 있게 될까?
오늘의 미국은 과연 에이브러햄 링컨 없이 가능했을까. 그의 존재 없이 팍스 아메리카나의 꿈이 이루어지고 그의 헌신 없이 인종 차별의 철폐라는 인류애적 소망이 실현될 수 있었을까. 그는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나라의 분단을 막았고 흑인 해방을 통해 인종 차별의 벽을 무너뜨렸으며 대서양과 태평양으로부터 뻗친 미 합중국의 웅대한 구상을 이룩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었다.
현존하는 미국의 가장 뛰어난 역사소설가인 고어 비달은 바로 이 링컨이 합중국의 대통령으로 워싱턴에 입성하면서 광신자의 총에 암살당하기까지 5년 간의 ‘대통령 링컨’을 생생한 모습으로 되살려냈다. 여기서 작가는 무명의 시골 출신 대통령이 노회한 워싱턴 정객들을 다스려 신념 강한 지도자로서의 대권을 장악하며 무능한 군 지휘관을 이끌며 남부군을 패퇴시켜 분단의 위기에 처한 아메리카를 통합하고 흑인 문제로 심각하게 갈등하는 국민들을 설득하여 노예 해방을 성취하기까지, 그리고 그 자신은 스스로 예감한 대로 흉탄에 쓰러져 역사적 인물로 각인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치밀하면서도 극적으로 그려낸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정치적 인물로서의 링컨, 이상주의적 정신과 행동의 인물로서의 에이브러햄, 그리고 한없이 약한 듯하면서도 강인한 영혼과 꿈을 가진 에이브러햄 링컨을 만난다. 드디어 이제서야 우리는 참된 인간으로서의 링컨을 읽고 그의 실체를 따뜻하게 알게 되는 것이다.
주요 신문 리뷰
소설 링컨에는 감탄할 만한 소재가 많지만,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내용은 주인공 링컨의 성격 묘사라고 할 수 있다. 비달이 묘사한 링컨은 어느 누구보다도 난해하고,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었고,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집념과 용기를 지닌 사람으로, 대중이 기념관 대리석 석상에서 느끼는 링컨과는 달리 비극적 인물이었다. ◈ 시카고 트리뷴
비달의 (링컨) 초상화는,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에 기초를 둔, 진솔한 작품으로, 비달의 다른 소설 보다도 훨씬 설득력 있는 해석을 보여준다. 비달은 그 동안 발표한 미국 역사소설 시리즈를 통해, 역사를 창출하는 인물들의 밑바탕을 집요하고도 비상하게 분석해왔다. 역사 속에서 일어난 극적 모순들을, 비달은 정교한 기술과 솜씨로 분석해온 것이다. 비달의 링컨은 결론을 미리 내서 모습을 다 드러낸 초상화가 아니고, 읽다 보면 점점 더 위대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뉴욕 타임스 신간 리뷰
한없이 재미있다. 공포와 탐욕, 야망, 그 반대인 고결한 기품까지 모두 통괄해서, 남북 전쟁 당시를 우회적으로 전개시킨 비달은 샌드버그가 7만 자나 되는 단어를 나열해서 만든 성인을 우리에게 다시 인식시킨다. 비달은 그의 다른 소설에서 그랬듯이, 당시의 신문 기사들, 일기들, 편지들을 집대성해서 사실에 충실한 역사를 서술했다. 그는 그러한 연구에 기초를 두고, 제3자의 관찰 형식을 통해, 당시의 역사적 인물들을 생생하게 파헤친다. 이 소설을 읽는 일반 독자들은, 그 당시 일어났던 모든 문제점을 세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뜨거운 피로 써놓은 역사적 교훈이다. ◈ 워싱턴 포스트
비달의 링컨은 사실과 상상이 눈부신 솜씨로 빚어낸 책이다. 이 책은 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비달은 등장인물들과 그 당시를 생생하게 그려놓아서, 우리는 그들을 직접 보는 것 같고, 만지는 것같이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은 후 받은 감동으로, 우리는 링컨과 남북 전쟁 당시의 워싱턴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인식하게 된다. ◈ 클리브랜드 플레인 딜러
대통령 링컨 1권
―워싱턴 입성
에이브러햄 링컨은 철도회사 변호사로 일하다가 정치에 입문해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마침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 그리고 과반수가 안 되는 표를 얻고 간신히 미 합중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불안한 정치 역정을 시작한다. 1861년 2월, 대통령 당선자 링컨과 그의 일행은 반대파의 암살 계획이 있음을 미리 알아내고 수도 워싱턴에 몰래 입성하여 백악관 근처의 윌러드 호텔에 묵는다. 그곳에서 링컨은 오랜 친구인 워시번 상원의원과 윌리엄 슈어드 지사를 만난다.
당시 미 연방에서 슈어드는 노예 제도를 강하게 반대하는 과격파를, 링컨은 현재의 노예제는 놔두고 새로 연방에 참여하는 주에서만 노예제를 없애자는 온건파를 각각 대표하고 있었다. 링컨이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앨라배마를 비롯한 6개 주가 미 연방을 탈퇴한다고 선언하면서 남부 연맹을 결성하게 되고, 제퍼슨 데이비스가 남부 연맹의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한편 일하기 싫어하고 향락과 낭만적인 출세를 꿈꾸는 젊은이 데이비드 헤롤드는 톰슨 약국에서 약제사 조수로 일하면서 링컨에 대해 강한 반감을 품는다. 그는 남부 연맹파인 서랫 씨를 도와 남부 연맹을 위한 밀정 노릇을 하기에 이른다.
링컨은 새 내각을 준비하면서 각기 다른 정파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하기 위한 균형잡힌 연립 내각을 구성하지만, 슈어드와 체이스, 캐머런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링컨을 얕보고 좀처럼 도와주지 않는다. 슈어드 자신은 강력한 권력욕의 소유자로서 국무장관이 되어 시골뜨기 출신인 링컨을 무력화시키고 실제 대통령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까지 품고 있지만, 링컨은 그의 속셈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다. 재무장관에 오른 샐먼 P. 체이스 역시 차기 대통령의 꿈을 꾸면서, 영리한 딸 케이트와 함께 자신의 경제적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에만 몰두한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링컨은 고립된 형편에 처해 있으면서도 신중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갖가지 장애와 고난을 이겨나가는 지혜를 발휘한다. 유머와 성실성, 고집스러움과 정연한 논리를 겸비한 링컨의 곁에는 문학을 좋아하는 청년 존 헤이와 독일 출신의 니콜라이가 비서로 그를 보좌하고 있다.
링컨은 미 연방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남북부의 화합을 위해 노예제 폐지에 대해서도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미 합중국에는 점점 남부와 북부의 대립이 거세어지고, 섬터 요새를 둘러싸고 긴장 상태가 조성된다. 링컨이 섬터에 지원군을 보내자 남부 연맹은 섬터 요새를 공격한다. 알렉산드리아와 하퍼스 페리 등 곳곳에서도 전투가 벌어진다. 남부보다 물자와 병력면에서 앞서면서도 뛰어난 군 지휘관의 부재와 전쟁에 대한 안이한 대처로 인해, 북군은 남부 연맹 정부가 자리한 리치먼드로 진격하는 불 런 전투에서 패배한다. 마침내 링컨은 수도에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전쟁을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