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의 예술

역사, 미학, 시학

미셸 시옹 지음 | 이윤영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4년 7월 26일 | ISBN 9788932042930

사양 양장 · 변형판 140x210 · 875쪽 | 가격 44,000원

분야 예술, 인문

책소개

“발성영화 속에 언제나 무성영화가 있다.
이 무성의 영상은 절대 들리지 않는 소리로
진동하고 있다”

말과 침묵, 음악과 소음은 영상과 결합하여 무엇을 만들어내는가
소리의 관점에서 영화 이론을 집대성한 미셸 시옹의 결정적 작업

“미셸 시옹이 내디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영상과 소리 사이에 미리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조화는 없다는 인식이다.” 월터 머치(영화 편집자, 사운드 디자이너, 감독)

“영화의 사유에 대한 미셸 시옹의 기여를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그의 작곡 작업과 이른바 구체음악에 대한 음악학자의 작업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 작곡가 경험에서 비롯된 청취 능력 덕분에 그는 소리의 각 요소를 영상과 맺는 관계에서 사유할 수 있었다.” 질 무엘릭(영화학·음악학 교수, 『영화음악』 저자)

작곡가, 음악학자,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위원이자, 영화 이론가로서 특히 영화에서 소리의 문제에 주목하며 독보적 이론을 펼쳐온 미셸 시옹의 대표작 『영화, 소리의 예술: 역사, 미학, 시학』(이윤영 옮김)이 번역 출간되었다. 『영화에서 목소리La Voix au cinéma』(1982)를 비롯해 영화를 ‘소리의 예술’로 분석하는 저서들이 영어, 독일어 등 1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저자 미셸 시옹은 2003년 이 책 『영화, 소리의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종합한다. 그는 이 책의 영어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30년 이상 몰두한 주제, 즉 소리의 예술로서 영화에 대해 나 스스로 결정적인 책으로 간주하는 작업이다.”
130년 가까이 되는 세계 영화사에서 영화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든 혁명을 하나 꼽자면, 1927년 소리의 도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리의 도입은 영화제작 방식부터 영화관 같은 영화 상영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영화 산업을 재정립했을 뿐 아니라, 관객이 영화를 수용하는 양상까지 크게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영상 자체가 바뀌게 되었다. 일례로, 소리가 들어오면서 영화에 실제 시간이 도입되었다. 실제보다 약간 빠르거나 느린 화면이 관객의 눈에는 크게 거슬리지 않는 것과 달리, 관객의 귀는 왜곡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소리가 지닌 커다란 중요성에 비해 그에 관한 연구는 영상 연구보다 부차적으로 다루어졌는데(“지금까지 영화 이론은 대체로 소리의 문제를 교묘하게 모면해왔다”), 소리에 제 몫을 찾아주기 위한 시옹의 책들 가운데에서도 『영화, 소리의 예술』은 특별한 위상을 갖는다.
말과 음악, 소음이라는 소리의 서로 다른 세 양태는 각기 영상과 결합해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가? 소리는 영상에, 영상은 소리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영화의 소리에 관한 여러 주제를 제시하며 749편에 달하는 풍성한 사례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이 책은, 소리의 관점에서 영화사 전체를 다시 쓰는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한편(1부 「역사」) 소리가 들려오는 공간의 문제나 목소리, 음향효과, 영화음악, 침묵까지 아우르는 소리의 차원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영화의 초상’을 그려낸다(2부 「미학과 시학」).


움직임의 기록에서 시간의 기록으로
영화의 일대 혁명, 소리의 문제에 대한 면밀한 탐구

〈새〉는 사실상 소리로 무정형의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탐색을 가장 멀리까지 밀고 간 영화 중 하나다. (10장 「〈새〉의 한 시퀀스를 중심으로: 덧쓰기 예술로서 발성영화」, 255쪽)

책 표지에 쓰인 이미지들은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새〉(1963)에 등장하는 한 시퀀스로서, 이 책의 핵심 테제 중 하나인 ‘유성영화는 덧쓰기 예술art-palimpseste이다’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예시다. ‘덧쓰기 예술’이란 새로 기입된 것(유성영화)이 기존의 것(무성영화)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고, 기존의 것이 남아 있으면서 새로 기입된 것과 공명하는 예술을 뜻한다. 이 시퀀스를 보면, 학교 놀이터 벤치에 앉아 있는 멜러니(티피 헤드런 분) 뒤로 정글짐이 있다. 이 정글짐에 까마귀가 하나둘씩 내려앉는다. 영상은 멜러니와 정글짐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정글짐이 까마귀 떼로 뒤덮인 후에야 멜러니는 상황을 알아차린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퀀스 내내 학교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올 뿐 새들의 날갯짓 소리도, 새들을 보고 놀란 멜러니의 절규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영상에서 암시되는 날갯짓 소리와 절규를, 즉 “유성영화에서 나오지 않는 소리, 사람들이 절대로 구체적으로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는다.” 이는 관객이 “영화가 암시하는 모든 소리를 꿈꾸고 이를 자기 안에서” 듣던 무성영화 시기의 관람 경험과 이어진다. 관객은 영화를 자기 방식대로 완성한다. 그저 소리를 암시하기만 했을 뿐인데도 실제로 ‘들었다’라고 여기며, 소리가 덧입힌 정보를 영상에 투사해 자신이 ‘보았다’라고 여긴다. 그렇다면 소리와 영상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유성영화의 효과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기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우선 관찰하는 것이 청각예술로서의 영화를 재발견하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보아야 하는 것과 들어야 하는 것의 관계에 […] 끊임없이 놀라고, 때로는 여기서 웃고, 아니면 단순하게 이를 다시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 타티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 속한다. 그리고 관객, 연구자, 감독으로서 우리는 타티와 같아져야 한다. 어떤 것도 우리에게 진부하게 나타나서는 안 된다. (11장 「타티: 암소와 음매 소리」, 293쪽)

한편 ‘덧쓰기 예술’ 테제는 이 책의 또 다른 핵심 테제인 ‘소리는 영상에 시간성을 부여한다’로도 이어진다. 무성영화에서는 연이어 나오는 숏들의 선후 관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아서, 이 숏들은 연속적이라기보다는 시간과 무관하게 나열되거나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소리는 이 숏들 사이에 시간적 선후 관계를 만들어내지만, 그렇다고 무성영화의 모호한 관계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는다. 즉 숏과 숏이 동시에 일어난다고도, 하나가 다른 하나 뒤에 일어난다고도 할 수 있는 모호한 예술, 한편으로 이 모호함을 특성으로 삼는 덧쓰기 예술이 유성영화라는 흥미로운 역설을 펼쳐 보인다.


영화에서 소리를 재발견하기

이 책의 논의는 특정 미학 이론이나 정신분석 같은 추상적 논리에서 연역되기보다는, 영화사를 이루는 영화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 사례들을 포괄하는 적절한 이론적 성찰로 도출된다. 저자는 이 책의 영어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쓴다. “처음부터 내 방법은 관찰이었다. […] 이 책에 나온 어떤 아이디어도 엄청난 양의 예를 놓고 검토하지 않은 것은 없다.” 더구나 여기서 다루는 영화들의 긴 목록은 기존 영화 이론들이 ‘걸작’으로 간주해온 작가감독들의 작품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청각의 풍부한 작용을 보여주는 상업영화의 창의적 성과도 마찬가지로 주목하는 이 책은, 영화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두텁게 검토할 뿐 아니라 소리를 중심으로 다시 사고할 수 있게 해준다.
뒷부분에 수록된 「용어 해설집」에는 110개에 달하는 용어가 소개된다. 대다수는 저자가 새로 제안한 용어들로서, 영화의 소리 연구가 그간 영화 연구에서 부차적으로 여겨져 이를 충분하게 기술하는 용어나 개념이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다. 또한 유성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감독과 작품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논하는 일곱 개의 장─채플린(2장), 비고(4장), 타티(11장), 히치콕(17장), 웰스(19장), 타르콥스키(22장), 오퓔스(25장)─에서는 소리의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들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 책 속으로

최초의 영화들에서 움직임을 보인 것은 배우들의 활기 있는 동작만이 아니었다. 이 동작들 뒤에서 바다와 파도, 바람에 흔들리는 잎이 우거진 나뭇가지들, 곤충 한 마리의 비행도 움직임을 보였다. 바로 이것들 자체, 즉 자연의 자발적인 협력이 시네마토그라프 초기에 관객을 매혹시켰다. […] 영상의 서열은 아직 없었다. 움직임의 민주주의였고, 여기서는 움직이는 모든 것이 영화였다.
잘 알려진 이 최초의 경이에, 훨씬 더 명백하면서 비밀스러운 또 다른 경이가 추가될 수 있다. 그것은 이들이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였다는 점이다. (1장 「영화가 듣지 못했을 때(1895~1927)」, 19쪽)

영상과 소리가 동시에 나온다는 사실은, 심지어 그것이 하루에 수천 번 관찰한 현상이라 해도 애초에 전적으로 자명하지 않았다.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에 나오는 기병처럼, 청각적인 것은 언제나 시각적인 것에 뒤처진다. […] 따라서 소리와 영상이 명백히 하나로 나타나는 것은 우리 인간 지각의 어림셈에서 비롯되었을 뿐이고, 이런 어림셈이 세계에 대한 우리 경험의 기반이다. 요람에 누워 있는 아이는 처음부터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현상의 동시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영화에서는, 음향효과의 원리 자체가 그렇지만, 시각적인 움직임과 동시에 일어나는 소리가 영상에 자동으로 달라붙는다는 점은 명확하다. (3장 「발성영화의 탄생인가, 유성영화의 탄생인가?(1927~1935)」, 71~72쪽)

오랫동안 언어 중심적 영화의 가장 인기 있는 소품은 파이프, 시가, 담배였다. […] 담뱃불을 입으로 가져가려는 동작을 멈추거나, 꽁초를 재떨이에, 신발 밑창에 짓이기거나 달걀프라이에 끄는 것, 이 모든 것이 구두점이고, 언어를 중심에 놓는 행위다. 담배는 순간적으로 말과 같이할 수 없거나 같이하기 힘든 입의 행위를 가리키며 말을 변형시키기 때문이고, 언제든 이루어질 수 있는 말의 단절, 말의 휴지부를 시각화하기 때문이다. 어떤 인물이 말하거나 들을 때, 관객은 그의 입에서 나오는 연기의 소용돌이를, 말하거나 들은 단어의 시적이고 음악적인 연장처럼 지켜볼 수 있다. (5장 「‘텍스트-왕’의 지배(1935~1950)」, 126~27쪽)

대략 1926년과 1933년 사이 발성영화 전환기의 가장 중요한 귀결 중 하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그 전까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유동적이었던 촬영과 영사를 초당 24개의 포토그램으로 안정화해야 한다는 필요였다. 이 때문에 시네마토그라프는 시간 기록의 시네마토그라프, 즉 움직임뿐만 아니라 시간을 기록하는 예술이 되었다.
그런데 시간을 고정시킨다는 점을 완전하고도 의식적으로 생각해 이를 극적이고 표현적인 요소로, 완전한 의미에서 예술적 요소로 만든 최초의 영화들, 즉 시간이 몽타주와 음악과 배우의 리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면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포함할 만큼 시간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최초의 영화들은 오히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나타난다. (7장 「시간이 견고해지는 데는 시간이 얼마만큼 필요할까?(1950~1975)」, 173~74쪽)

아마도 내가 작곡가이기 때문일 텐데, 공동의 상황으로 모인 가지각색의 사람들의 침묵(그것이 동물적 복종이나 순전한 타성이 아닐 때)만큼 내게 감동을 주는 것은 거의 없다. 디지털 사운드 덕분에 실현된 압도적 침묵(물론 아무도 이런 귀결을 미리 계산하거나 고안하지 않았는데도)은, 영화관 상영에서 주의를 파고들고 문장과 단어 사이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사람들을 각자 자기 고유의 침묵과 자기 청취의 진실로 돌려보내고 이를 지속되게, 오랫동안 지속되게 할 수 있었다. (9장 「스피커의 침묵(1990~2003)」, 251쪽)

너무 깨끗한 유리로 만들어진 완벽한 수족관을 상상해보자. 이 수족관은 유색 액체로 채워져 있을 때만 테두리가 보일 것이다. 숏은 시공간을 담고 있는 수족관이다. 반면 몇몇 사람이 ‘사운드트랙bande-son’이란 말로 이론화하려 한 것은 테두리가 없고 따라서 일관성이 없다. 즉 어떤 영화의 소리는 미리 존재하는 사운드트랙에 들어 있지 않다. 어떤 영화의 순간에 한두 개의 소리가 동시에 들릴 때, 여기서 열 개나 열다섯 개의 소리도 들릴 수 있다. 소리에 소리의 프레임이 없는 것처럼, 소리의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13장 「분리」, 347쪽)

말하고 듣고 있으며 어떤 장소에서 서로 마주 보는, A와 B 두사람의 숏/리버스숏 같은 ‘진부한’ 예를 들어보자. 여기서 카메라는 A가 말할 때는 A를 보여주고, 이후 A가 계속 말하고 있을 때 A의 말을 듣고 있는 B를 보여준다. B는 A의 말에 영향을 받고 있고, 이후 B가 말하기 시작한다 등. 이런 숏/리버스숏 장면에서 사람들은, 연이어 선형적 문장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목소리가 들릴 때 이 장면이 시간의 축 위에 있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시간의 이중화란 개념으로 나는 다음 생각을 제안한다. 즉 듣고 있는 B의 숏은, 또한 A가 말하는 숏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B의 영상으로서 사후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연속과 지연된 동시성 속에서 A가 B를 본 것으로도 보인다. (16장 「시청각적 프레이징」, 403~404쪽)

분명 연극에 비해 야외는 유성영화의 특권적 공간이다. 사티아지트 레이의 〈대지의 눈물〉(1973)의 탁월한 시작 부분에서 두 젊은 여자가 강에 몸을 담근 채로 서로에게 말을 한다. 인간의 목소리를 세계의 소음 중 하나로 만드는 동안, 모순적이게도 소리 하나가 세계에 질문을 던지는 모든 발성영화가 여기에 있다. (20장 「말하는 기계」, 532쪽)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를 예로 들어보면, 이 영화에는 비가 아주 많이 오는데, 특히 로이 배티와 릭 데커드의 최종 결투가 벌어지는 장면이 그렇다. 말, 음악, 전자신호음 등 […] 모든 소리가 바로 빗소리에서 나오거나 빗소리로 되돌아간다. 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폴 새먼에 따르면 륏허르 하우어르 자신이 만들어낸 대사)가 리플리컨트 로이 배티가 죽으면서 하는 대사인 것이 공연한 일은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서 흘러내리는 빗방울 속에 용해된 것처럼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순간은 시간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빗속의… 눈물처럼.” (26장 「빗속의 눈물처럼」, 698~99쪽)

목차

■ 차례

서문

1부 역사
1장 영화가 듣지 못했을 때(1895~1927)
2장 채플린: 발성으로 가는 세 걸음
3장 발성영화의 탄생인가, 유성영화의 탄생인가?(1927~1935)
4장 비고: 질료와 이상
5장 ‘텍스트-왕’의 지배(1935~1950)
6장 바벨탑
7장 시간이 견고해지는 데는 시간이 얼마만큼 필요할까?(1950~1975)
8장 감각적인 것의 귀환(1975~1990)
9장 스피커의 침묵(1990~2003)
10장 〈새〉의 한 시퀀스를 중심으로: 덧쓰기 예술로서 발성영화

2부 미학과 시학
11장 타티: 암소와 음매 소리
12장 실망한, 요람 주변의 요정들
13장 분리
14장 실재와 그려내기
15장 세 가지 경계
16장 시청각적 프레이징
17장 히치콕: 보기와 듣기
18장 열두 개의 귀
19장 웰스: 목소리와 집
20장 말하는 기계
21장 얼굴과 목소리
22장 타르콥스키: 언어와 세계
23장 다섯 개의 권력
24장 신은 디스크자키다
25장 오퓔스: 음악, 소음, 말
26장 빗속의 눈물처럼

용어 해설집
간략한 참고문헌
사진 설명 글
옮긴이 해제
찾아보기(인명)
찾아보기(영화명)

작가 소개

미셸 시옹 지음

작곡가, 음악학자, 영화 비평가, 영화 이론가. 프랑스 크레유에서 태어났으며 베르사유 음악원과 파리 음악원에서 음악 교육을 받았다. 프랑스 국영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국ORTF 내에서 피에르 셰페르가 이끌던 ‘음악적 탐색 그룹’에 참여하면서 작곡가로 활동하는 한편, 100편에 이르는 음악 비평을 발표했다. 1981년부터 『카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영화 비평을 시작했다.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위원(1982~87), 파리3대학(소르본 누벨) 영화학과 교수(1994~2012) 등을 역임했다.

구체음악 작곡가로서 「소리의 수인」 「성 앙투안의 유혹」 「땅의 미사」 「계시」 등을 작곡했고, 음악학자로서 『피에르 앙리』 『낭만주의 시기의 교향곡: 베토벤에서 말러까지』 『소리를 내는 대상들 안내서』 등의 책을 펴냈다. 『카이에 뒤 시네마』 『브레프』 『포지티프』 등의 영화 전문 잡지에 350편가량의 영화 비평을 발표하고, 탁월한 작가감독을 다룬 책 『자크 타티』 『데이비드 린치』 『스탠리 큐브릭』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등을 썼다. 특히 소리의 예술로서 영화에 접근하는 『영화에서 목소리』 『영화에서 소리』 『오디오-비전: 영화에서 소리와 영상』 『영화에서 음악』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했다.

이윤영 옮김

영화학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화전공 교수. 「덧쓰기 예술, 몽타주, 멜랑콜리: 장-뤽 고다르의 〈영화의 역사(들)〉」 등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 로베르 브레송의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 크리스 마커의 『환송대』, 자크 오몽과 미셸 마리의 『영화작품 분석의 전개(1934~2019)』 등이, 엮고 옮긴 책으로 『사유 속의 영화』가 있으며, 지은 책으로 『우리를 읽은 책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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