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가을호를 펴내며
함께 바라본 곳에 일렁이는 빛이 있음을
빔 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2024)는 온통 주인공 히라야마의 반복적인 일상으로 채워져 있다. 그의 하루는 매우 단조롭다.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 노동자인 그는 동네 주민의 빗질 소리를 모닝콜 삼아 일어난다. 아끼는 화분에 물을 주고, 적당한 단장 후 집을 나선다. 그리고 집 앞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아 올드 팝을 들으며 출근한다. 이후의 움직임 역시 비슷하다. 공중화장실을 옮겨 다니며 청소를 하다 공원벤치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일을 마치고는 단골목욕탕과 일본식 술집에 들러 하루를 마무리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책을 읽고, 잠이 들면 꿈을 꾸고, 다시 빗질 소리에 눈을 뜨는 것. 이것이 히라야마의 일상이다.
영화는 한 명의 인물에 집중하면서도 시종 그와 거리를 유지한다. 그에게 어떤 전사(前史)가 있는지, 감정은 어떤지 등에 대해 전부 보여주지 않는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히라야마의 일과를 따르던 중 그와의 거리가 갑자기 좁혀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러니까 히라야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때가 있다면, 그가 카메라에 눈을 가져다 댈 때다. 히라야마는 매일 같은 하늘아래에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의 사진을 찍는다. 현상된 사진은 구분이 어려울 만큼 비슷하지만 날짜를 적어 매일의 나무와 하늘, 햇빛을 기록하는 것이 그의 루틴 중 하나다. 히라야마가 뷰파인더로 바라본 빛은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간 후에야 ‘코모레비KOMOREBI’라는 글자와 함께 우리 앞을 비춘다. 말하자면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한 줌의 햇살, 그것은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히라야마가 바라본 햇살은 전부 다른 움직임으로 일상에 스며든다. 따라서 권태로울 만큼 반복적이었던 히라야마의 매일은 그가 눈에 담던 빛의 존재로 인해 더는 여느 날과 같지 않은 다름의 하루로 기억된다.
읽고 쓰는 일을 포함해 문학을 ‘한다’는 것 역시 어느 한순간에만 존재하는 빛의 일렁임을 발견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그것을 재현하는 방식도, 해석하는 시선도 모두 다르지만, 우리가 ‘우리’로서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그러니까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은 쪽을 향해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달리 말해우리가 같은 빛을 바라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마음을 담아 이번 『문학과사회 하이픈』은 ‘시선–행로’라는 키워드 아래 한국소설의 최전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이들의 작가론으로 꾸려보았다.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그 속에서 일렁이는 빛을 다양한 ‘시선’으로 살핀 글들은 그들의 소설이 나아가는 ‘행로’를 제시하는 것으로도 훌륭하지만, 지금 소설의 흐름을 파악하고, 너머의 현실에 대해 고민할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소의 「다만, 아주 작은 승산—김기태론」에서 필자는 김기태를 “문화적 기호를 통해 사회를 관찰하고 드로잉하는 사회학자–소설가”로 명명하며 작가의 소묘 방식과 유사하게 사회학적 시선으로 김기태의 소설을 관철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김기태 세계의 중심축은 제도의 성공적인 수행을 가능케 하는“사회적 재생산”과 “‘따옴표’의 형식”이다. 이는 언뜻 하나의 키워드나 동일한 기준 아래 읽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김기태의 소설을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한 방법 중 하나로 의미를 갖는다. 밈meme을 비롯하여 동시대 문화의 기호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김기태의 소설이 현상으로서의 기호가 가지는 높은 온도와 달리 ‘따옴표’를 치는 방식으로 의도적인 거리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지점은 현실 사회가 지닌 양가적인 측면과도 유사한바, “오늘날의 ‘답보 상태’”에 대한 “재현”인 동시에 “‘사실 적시’의 수행”으로 읽어낼 수 있다. 나아가 이 글은 두 개의 축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회학적 영역 안에서 소설이 그리는 현재의 재생산 양상을 살핀다. 좌표계 위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작가적 특징과 그에 관한 분석은 김기태 소설을 읽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김주원의 「반려를 사랑하는 일—김지연론」은 김지연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반려 관계들이 “모욕과 고통 속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말하며, 고통 이후 사랑이라는 “뜻밖의 연결”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밝히는 글이다. 필자는 구조에 의한 모멸로 김지연의 인물들이 자기 자신으로서의 개별성을 점점 잃어가고 때문에 더욱 ‘사랑하는 일’과 “새로운 반려 만들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결혼이라는 제도와 얽힌 이성애 중심의 관계만이 아니라 김지연의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성 커플을 비롯하여 동물, 유령 등과 같은 비인간적 타자와의 관계까지 포함한다. 또한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태학적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기후 위기의 시대의 사랑으로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글은 김지연의 소설 속에서 확장되는 반려관계와 견디며 지속하는 ‘사랑하는 일’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반려와 함께하는 새로운 삶이나 미래에 대한 것보다 “불합리한 현실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러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서 보이는 아이러니한 지점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필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민선혜의 「간(間)의 기록—문지혁론」은 ‘여기’에서 ‘저기’로 떠나온 문지혁의 인물들이 이방인으로 여겨지면서도 있었던 곳으로의 회귀를 거부하는 까닭을 그들의 경계인적 정체성 혹은 위치성과 같이 어떤 사이에서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여기서 짚어내는 ‘사이’란 “현존과 부재 사이”, “틈과 열림” 사이, “쓰는 일과 사는 일 사이” 등으로, 인물들은 이러한 ‘사이’에서만 비로소 누군가의 상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건너는’ 연결성을 획득하며, “‘나’의 문학”을 말할 수 있게 된다. 사이에서 드러나는 문학적 의미를 섬세히 짚어내면서도 “문지혁의 소설은 애매하다”라고 밝히는 것은 단어가 갖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그대로 따르는 의미가 아니다. 사이에 있기에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는 문지혁의 소설이 오히려 “애매하기에 진실하다”라는 중요한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나영의 「진짜인 가짜—성해나 소설을 읽는 몇 개의 키워드」는 제목과 같이 성해나의 소설 읽기를 위한 키워드를 제시하며 전개되는 글이다. 크게 장편과 단편 읽기로 분류되는데, 서두에 해당하는 장편 읽기에서는 성해나가 구성한 소설의 형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두고 온 여름』의 내용과 형식이 “사진–이미지와 서간체”에 있음을 주목하며 거리감을 내포하는 사진과 편지라는 장치를 통해 소설이 수신자가 불분명한 이야기가 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므로 “수신자가 불확실한 이야기도 발신자는 자신의 이야기가 그 누군가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를 믿”기도 한다. 이어지는 단편 읽기는 ‘가족’ ‘세대’ ‘글쓰기, 별종의 말하기’라는 명료한 키워드로 해석하며, “내용과 무관한 형식, 개인을 무화하는 역사라는 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소설의 임무”임을 보여주는 성해나의 작업에 대한 분명한 의미를 밝히고 있다.
이희우의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예소연에 대한 노트」에서는 예소연 소설을 읽는 두 가지 키워드로 ‘돌봄과 고독’을 제시한다. 돌봄은 타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요구되고 행해진다는 지점을 지적하며, 돌봄이라는 것이 어떤 관계에 대한 실천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역사를 이해하는 일”임을 밝힌다. 특히 그러한 돌봄 속에서 발생하는 고독의 문제를 이희우의 최근 작업의 중요 키워드인 ‘매혹’으로 읽어내어 더욱 흥미롭다. 우리가 고독 또는 죽음에 매혹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의 한계(이것은 또한 언어의 한계이기도 하다)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일 것”인데, 예소연은 “복수의 화자를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그러한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인물이 “자립” 또는 “의존” 중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자립한다는 것은 의존한다는 것”이라는 역설을 드러내고 있다고 필자는 말한다. 충분히 말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추기(追記)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글을 포함하여 “말할 수 없는 것” 또는 아직 다 말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필자의 비평적 탐구가 계속되리라는 기대를 품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조연정의 「보이는 여성—위수정론」은 위수정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에 집중한다. 위수정의 소설에는 예술을 전공한 중산층여성이 자주 등장하는데, 철저히 ‘금의 세계’에 속하는 이들은 세대로 계승되는 ‘수저론’에 따라 견고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인물에 대해서라면 이미 여러 논의가 존재하는바, 조연정이 주목하는 건 ‘은의 세계’ 혹은 ‘흙의 세계’를 맴돌고 있는 여성들이다. 이 글은 자신의 주체적인 행위를 통해 “계급의 위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평등한 취향의 세계를” 도모하는 여성 인물들을 조명하여 동시에 “‘보여지는’ 대상”으로 폭력과 착취의 피해자가 되는 여성이 아닌, 변화를 이끄는 이 사회의 여성들의 움직임을 긍정하는 것으로 확장된 의미를 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기화의 「공을 굴리며 빛을 더하기—이서수론」은 이서수의 소설이 “노동, 신체, 젠더” 등 여러 측면에서 지금의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텍스트임을 긍정하며, 그의 소설 세계가 모티프와 주제를 ‘생각의 공’을 굴리듯 “작품에서 작품으로 이동하며 확장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신체와 주거 공간이 겹쳐지는 서술이나 각기 다른 상황과 입장으로 부딪히는 인물들처럼 말이다. 이처럼 작가가 반복과 확장을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이들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얼굴이기도 하며 그러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이서수 소설의 미덕이라는 점, 그리고 “기우뚱해진 채로도 삶을‘열심히’ 살아내는 이들을 향한 작가의 시선”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은 한 줄기 빛의 온도를 갖는다.
하혁진의 「우정이라는 이름의 천사—함윤이론」은 함윤이의 소설에서 상호적으로 발생하는 ‘죄책감’ 그리고 ‘우정’의 관계를 “타자와의 연결”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검토한다. 인물들의 우정 관계에서 발생하는 죄책감이 ‘법’이 아닌 ‘규칙’을 깨는 것에서 비롯됨을 지적하며, 그러한 죄책감을 견디면서도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이들을 들여다본다. 이는 보이지 않지만 인물들 사이를 지키는 우정이라는 관계에 대한 고찰인 동시에 타자와의 연결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이는 우리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문학과사회 하이픈』과 더불어 기획 비평 또한 작가론으로 이어진다. 지난봄, 『날개 환상통』(문학과지성사, 2019)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탐구한 글이다. 김주연의 「포스트휴먼의 시에 이르다—김혜순 시집 『날개 환상통』의 역사성」은 김혜순의 시를 크게 ‘엽기’(의 역사성), “섹스이며 동시에 젠더”인 여성, ‘새–새하기’로 읽어내며 이러한 시적 흐름이 포스트휴먼으로 향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글은 『날개 환상통』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동시에 40여 년에 걸친 김혜순의 세계 전반에 대한 것이기도 하며, 그의 시가 나아갈 행로를 작품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피는 깊이 있는 해석으로 유효하다. 강동호의 「비–인간의 함성—김혜순 시의 ‘무한한 여성’과 ‘중립’의 정치」는 그간 전위·전복 등으로 해석되어온 김혜순 시의 정치성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보고자 하는 글이다. 이러한 시도는 증언으로서의 ‘새하기’와 ‘인간 아닌 것non-human’ 아닌 ‘비-인간in-human’, 여성적 숭고를 지닌 무한한 여성 등을 거쳐 마침내 “중립”이라는 ‘사이’의 자리에 닿는다. “전체로의 응집을 절대 유도하지 않는” ‘중립’은 “무수히 많은 이질적인 것의 평등한 회집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이면서 “원점 그 자체에 대한 불굴의 의지”라는 점에서 김혜순의 시를, 그의 급진적인 정치성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름이 된다. 홍성희의 「오려 쓰기 오류 쓰기」는 김혜순의 시에서 사용되어온 ‘여자’라는 단어가 그 단어에 축적된 이미지 등에 대해 비판적인 의미를 내포할 뿐만 아니라, “비판의 작업 속에서도 무언가 반복되고 있지 않은지를 켜켜이 살피려는 이중의 목적”을 두고 씌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이 글은 “‘여자’라는 언어의, ‘여자’를 구분하고 분류하고 배분하는 언어 구조의 오류를 오류 자체로” 쓰는 김혜순 시의 오류와 쓰기 방식에 대한 탐구다. 오류의 레이어를 한 겹씩 들춰보고 언어의 구속 아래 감춰지고 지워진 것들을 가시화하는 과정을 통해 김혜순의 시는, 그의 의도적인 오류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세 필자의 글을 통해 시인 김혜순의 문학적 성취와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가을호의 작품란은 풍요의 계절을 맞아 더욱 알차다. 정현종, 이원, 한강, 정한아, 서효인, 박세미, 문보영, 전수오, 김선오, 신이인, 김유수 시인의 시와 이주혜, 조시현, 김나현 작가의 소설이 마련되어 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 이름들의 신작을 충분히 읽고 나누어주신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어느덧 세 계절을 함께한 편혜영 작가의 연재는 이제 1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마침내 이야기가 닿을 그곳을 향한 걸음에 끝까지 동행해주시길 바란다. 리뷰 코너에서는 김지윤, 소유정, 유성호, 이경수, 이근희, 김영찬, 박혜진, 이지은, 양순모 평론가가 지난 계절에 출간된 시·소설 단행본을 정성스레 읽어주었다. 한 권을 깊이 있게 읽어내거나 두 권의 작품집이 교차하는 지점을 바라보는 세심한 시선들에도 주목해주시길 바란다.
작가 최인훈의 6 주기를 앞둔 지난 7월 18일에는 『화두』 발간 30 주년을 기념한 콜로키움이 개최되었다. 1990년대에 발간된 『화두』는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질 만큼 심원한 질문을 품고 있으며, 무엇보다 작가 최인훈의 삶과 문학에 대한 고민이 응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0세기의 ‘기억’과 21세기의 ‘화두’’라는 이름 아래열린 콜로키움에서는 다큐멘터리 「시대의 서기, 최인훈」이 상영되었고, 『화두』에 대한 강연 및 토론이 이어졌다. 자리를 빛낸 김상환, 연남경, 임지현, 정일영의 글을 이번 호에 함께 싣는다. 이들의 글은 철학적·미학적·역사적인 측면으로 『화두』에 접근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사유의 폭을 확장시키고, 소설 안에 담긴 작가의 고민과 지금 우리의 ‘화두’가 공명하는 지점을 만든다. ‘20세기의 기억과 인식을 가로지르며, 21세기의 ‘화두’를 새롭게 성찰하자’는 콜로키움의 의미를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콜로키움을 진행한 우찬제의 「슬픈 육체와 별들의 심포지엄—최인훈의 『화두』 다시 읽기」 또한 일독을 권한다. 이 글은 최인훈의 생애와 그의 문학에 대하여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왜 우리가 지금 『화두』를 다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파한다. 가령 우찬제가 말하는 『화두』의 주제이자 소설을 관통하는 이런 질문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나는 나의 이야기의 주인으로서 합당한 발명을 수행하고 있는가?” “‘환경적 조건을 넘어서 어떤 인식의 조건 혹은 의식의 조건을 추구하고 탐문할 것인가?’”에 대해 근거와 해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책을 다시 읽고, 나 자신에 대한 또한 우리의 삶에 대한, 물음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편집동인 소유정
■ 차례
| 본권 |
가을호를 펴내며
시
정현종 어린애들과 눈이 맞아 외 1편
이원 일련의 시도 외 1편
한강 (고통에 대한 명상) 외 1편
정한아 독거실 외 1편
서효인 사고의 가능성에 대해 말함 외 1편
박세미 넓은 경계 보이지 않는 외 1편
문보영 너에게 수상함이 없었다면 너를 좋아하기 힘들었을 거야 외 1편
전수오 올리브 외 1편
김선오 무빙 이미지 외 1편
신이인 새 외 1편
김유수 즐거운 모험 외 1편
소설
이주혜 괄호 밖은 안녕
조시현 무덥 속으로
김나현 최적의 인생
편혜영 꿈을 꾼 후에[장편 연재 3회]
리뷰
김지윤 ‘언캐니’한 것과 함께 머물기
―이다희,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
―임정민, 『펜 소스』
소유정 약동하는 시
―숙희, 『오로라 콜』
―임승유, 『생명력 전개』
유성호 환하게 다가오는 시인의 궁극적 거소(居所)
―황동규, 『봄비를 맞다』
이경수 먼지와 기계의 집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조용미, 『초록의 어두운 부분』
이근희 미지(未知)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힘으로
―이소연, 『콜리플라워』
―안희연, 『당근밭 걷기』
김영찬 Dream Trip, 아니면 Bad Trip
―최제훈, 『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
―김사과, 『하이라이프』
박혜진 1994년, 김일성이 죽은 날
―김이설,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박민정, 『백년해로외전』
양순모 순서와 소설
―김종옥, 『개구리 남자』
―강대호, 『혹은 가로놓인 꿈들』
이지은 심장-농장, 어린 심장을 길들이는 것
―성혜령, 『버섯 농장』
―이서아, 『어린 심장 훈련』
기획 비평: 김혜순 시를 읽는다는 것
김주연 포스트휴먼의 시에 이르다
강동호 ‘비-인간’의 함성
홍성희 오려 쓰기 오류 쓰기
자료·기록: 최인훈의 『화두』 발간 30주년 기념 콜로키움
김상환 최인훈 『화두』의 철학적 화두
연남경 진실을 말하는 삶은 아름답다
임지현 회색인의 기억과 폭력의 세기
정일영 기억의 역사화, 또 다른 역사 서술의 방식
우찬제 슬픈 육체와 별들의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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