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작 ★
매일 오후 혼자 산책을 나서는 플로리스트와
그 뒤를 졸졸 따르는 귀여운 동네 강아지들의 사랑스러운 산책이
파리의 공원과 거리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 ‘혼자’에서 ‘함께’로 같이 나아가 볼까?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고 늘 혼자 시간을 보내던 꽃집 주인이 새로운 동물 친구를 만나면서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의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평범한 어느 날 스미듯 찾아온 작은 행복 앞에서 용기를 낸 ‘수국 화원’의 오르탕스 부인이 강아지들을 통해 세상을 마주 보고 소통하게 되는 과정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고 다정하다. ‘혼자’에서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친구가 되어 준 강아지와 꽃집 주인의 우정은 온 동네를 몽글몽글한 따스함으로 물들인다. 산책과 강아지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르탕스 부인과 강아지들의 만남에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이들의 산책길은 언제나 서로에게 친절하고 활기가 넘친다.
매일 아침 오르탕스 부인은 자신의 꽃집 뒤편에서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든다. 조용한 그 공간에서 꽃과 풀잎들만이 그녀의 친구들이다. 조용히 꽃을 매만지는 시간은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오르탕스 부인을 안심시킨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오르탕스 부인은 혼자 산책을 나선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한결같이 같은 길을 거닌다. 주변의 누구에게도 시선을 두지 않고 홀로 재스민과 장미, 그리고 수레국화가 어우러지는 상상을 하며 생각에 잠겨 걷는다. 꽃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하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을 좋아하는 오르탕스 부인은 꽃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외롭지 않다.
■ 산책 중에 만난 강아지를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마주하는 수줍은 플로리스트
여느 날과 다름없는 산책길에서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는 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자 튤립보다도 키가 작은 개 한 마리가 코를 벌름거리며 종종걸음으로 즐겁게 오르탕스 부인을 따라오고 있었다. 잠시 걸음을 멈춘 부인은 길 건너 꽃다발과 파 한 다발이 썩 어울리게 함께 담긴 노부인의 바구니에 눈길을 빼앗기고 만다. 꽃다발에 채소가 들어 있는 걸 본 적 있나요? 오르탕스 부인의 머릿속에선 당장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의 축제가 펼쳐진다. 붉은 튤립이 반짝이고, 노란 수선화가 빛나고, 은방울꽃의 향기가 황홀하게 퍼지는……
노부인의 바구니에서 영감을 얻은 오르탕스 부인은 다음 날 아주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꽃다발을 만든다. 그리고 전날 만난 귀여운 개는 이제 매일 오르탕스 부인의 졸졸 따르며 행복한 길동무가 되어 준다. 뿐만 아니라 작고 소중한 길동무는 온 동네 개들을 한데 모이게 한다. 제과점에서 키우는, 부추 이파리처럼 길고 가느다란 몸매의 ‘필레몽’과 동네 미용사가 키우는 털북숭이 작은 치와와 ‘시시’, 앙리 씨가 키우는 짤막한 다리의 ‘쥐스탱’과 이웃에 사는 복슬개들, 마지막으로 들어온 불도그 ‘가스통’까지 함께한 이 낯설고 이상한 행렬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개들을 통해 오르탕스 부인은 이웃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자랑하는 개들은 그녀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다. 자기만의 방에서 혼자인 게 편했던 오르탕스 부인이 뜻밖의 만남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 가는 이 이야기는 수줍음이 많고 자신감을 잃어 관계 맺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전해 줄 것이다. 아름다운 꽃들과 사랑스런 개들의 모습, 파리의 공원과 골목길의 풍경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묘사한 유키코 노리다케의 그림은 오르탕스 부인의 ‘수국 화원’과 멋진 길동무들의 산책길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담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