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활짝 열면 마음도 활짝 열립니다!
숲속 친구들의 고민 해결사 사슴의
따뜻하고 재치 넘치는 상담이 시작됐습니다.
고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찾아오세요!
■ 고민이 있어서 고민이라고요? 잘 들어 드리겠습니다!
옛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 저학년 동화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호랑이> <미운 오리 새끼> <개미와 베짱이>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화에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 속 이야기를 입말체로 능청스럽게 들려준다. 작가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관계 속에서 겪을 법한 고민들을 숲속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에 빗대어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정한 해법으로 풀어나간다. 사슴의 고민 상담소는 걱정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준다.
사슴은 숲속에서 이름난 고민 상담사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고 한 것도 아닌데 고민이 있는 동물 친구들은 망설임 없이 사슴을 찾아온다. 그리고 어둡고 침울한 낯빛으로 사슴을 찾아왔다가 사슴네 나무집을 나설 때면 모두 환해진 얼굴이 된다. 사슴에게 무슨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고민의 무게는 제각각이라서 남이 보기에 별 것 아닌 것일 수 있지만 그 자신에게는 빨리 빼 버리고 싶은 손톱 밑의 가시 같은 것이다. 고민을 털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만 사슴은 그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사슴을 찾아온 친구들은 그 배려의 마음을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사슴은 들을 준비가, 친구들은 말할 준비가 되어 간다.
■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잘 지내고 싶어요!
사슴네 집에는 늘 따뜻하고 향긋한 차와 커다란 찻잔이 준비되어 있다. 찾아오는 모든 친구들에게 먼저 차를 건네기 때문이다. 그곳에 오기까지 발걸음이 무거웠을 것을 아는 사슴의 작지만 속 깊은 배려이다. 오늘의 첫 방문자는 숲속에서 빠르기로 소문난 토끼이다. 잔뜩 풀이 죽은 채로 찾아온 토끼는 거북이와의 달리기 시합에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어쩌다 지고 말았고, 그 덕에 느림보라는, 토끼로서는 수치스러운 별명을 얻게 되어 고민을 한가득 안고 왔다. 그런데 토끼에게 뭐라 말해 주기도 전에 이번엔 달리기 시합에서 이긴 그 거북이가 초조한 모습으로 토끼를 찾아왔다. 토끼를 이겼으니 우쭐해할 줄만 알았는데 거북이한테는 무슨 고민이 있는 것일까? 거북이의 이야기까지 마저 들은 사슴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해결책을 내놓아 토끼와 거북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지만 두 친구의 마음이 모두 시원해졌으니 사슴의 상담이 특효약임에는 틀림없다.
토끼와 거북이의 고민을 기분 좋게 들어주고 나니 연이어 오리인 줄 알았는데 자라고 보니 백조였던 그 백조가 누나와 형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버릇 때문에 놀림을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해 찾아오고, 꾀 많은 토끼에게 맨날 당하고만 사는 위엄 있어 보이는 호랑이는 토끼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고,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은 노래 부르는 게 더 좋아서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노래를 그만두고 싶지 않다는 개미도 찾아온다. 그런데 이 동물 친구들은 하나같이 주변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사슴을 찾아온 것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보다는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좀 더 잘 지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기에 주저하고 머뭇거리다가도 사슴을 찾아가 고민을 풀어놓는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슴 앞에서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다 보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사슴의 조언이 도움이 되기도 하니 모두 얼굴이 환해질 수밖에! 그런데 사려 깊은 사슴에게도 숨기고 싶은 어린 시절이 있었으니 참견쟁이에다 촐랑대기까지 해서 매일 엄마한테 혼나기 바빴는데 어떻게 고민 상담소의 사슴이 되었을까? 재미난 사슴의 성장기, 뒷이야기는 많은 아이들에게 공감을 줄 것이다.
■ 차례
1. 낯선 팻말
2. 두 번째 손님
3. 산책 가는 길에
4. 개미의 고민
5. 사슴 입이 무거워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