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의 방정식

선도형 과학기술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윤석진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 ISBN 9788932042237

사양 변형판 138x205 · 219쪽 | 가격 17,000원

책소개
 “우리는 또 다른 추월의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과거의 해법이 ‘추격’이었다면,
지금의 해결책은 ‘선도’다.”
과학 연구 25년, 연구개발 경영 10년
윤석진이 현장에서 찾은 한국 과학기술 혁신의 전략
내게 이 책은 앞으로 펼쳐질 한국 공공 연구개발 혁신의 마중물 같은 느낌이다. 선도형 과학기술 리더십이 왜 필요한지, 어떤 리더십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깊은 고민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는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이 책이 대한민국 과학기술 혁신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_최정우(포스코홀딩스 회장)
이 책은 과학도이자 연구자, 경영자로서 한국의 과학, 나아가 사회 발전을 위해 고뇌한 저자의 살아 있는 증언이다. “배는 산으로도 가야 한다”며 두려움 없는 도전의 필요성을 역설할 뿐만 아니라, 지난 35년 동안의 불타오르는 정열, 개방성에 대한 믿음 그리고 책임감을 가감 없이 담고 있다. 많은 후학에게 미래 준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_문길주(홍릉포럼 이사장)
과학 연구 25년, 연구개발 경영 10년. 연구자이자 경영자로서 한국 과학기술계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져온 제25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의 『추월의 방정식』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 윤석진은 자신의 35년 현장 경험을 바탕 삼아 제도와 정책 차원에서 한국 과학기술계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향후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으로 ‘선도형 과학기술’을 제시하면서 이를 가능케 하는 조건을 탐문한다.
1966년 출범한 KIST는 한국 최초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서, 16개 전문 출연 연구소의 모태가 되는 등 한국 과학기술 인력의 저수조 역할을 해왔다. 이곳에서 저자 윤석진은 2000년대 초 세계 최초로 초소형 선형 모터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해 연구자로서 한국 연구개발의 역할모델을 새로 쓴 한편, 2020년부터는 KIST 원장으로서 연구소의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그런 그가 현장에서 절감한 것은 위기의식이다. 우선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견제를 물리치는 동시에, 이미 국내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기술 수준이 한국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그런가 하면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챗GPT’로 대표되는 새로운 산업 질서의 개편까지 예고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노동력과 토지, 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투입해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뒤쫓는 요소 주도 성장은 더 이상 한국에 유효하지 않다고 저자 윤석진은 진단한다. 이제는 문제를 이해하고 구조화해, 연구개발 주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역량이 요구되는 때라는 것이다.
과거 한국이 추격하던 시기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추월의 방정식’에 걸맞은 답은, ‘배가 산으로 가는’ 의도된 비효율성까지 용납하는 데 있다. 세상에 없었던 혁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회의 필요를 현장에서 날카롭게 포착하고 성과를 내려면 오랜 기간 숙성한 다양한 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책은 저자 윤석진이 한국 연구개발 현장의 최전선에서 증명해 보인 실효성 있는 제도와 정책을 한국 과학기술계, 나아가 한국 사회에도 적용해보자고 제언한다. 여기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과학기술계 오피니언 리더 4인의 인터뷰를 덧붙여 책의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갖춘 것은 물론, 혁신을 위한 이들의 진지한 고민과 날카로운 제언을 함께 나눈다. “선진국에서 이미 하고 있어 실패할 확률이 낮음을 입증한 연구만 이른바 벤치마킹한다며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최재천)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의 문제의식은 하나로 수렴한다.

한국이 최고 기술 보유국이 되는 꿈
“변화를 위한 첫걸음은 다시 한번 우리 연구자들에게 지금의 무모하지만, 미래의 탁월한 도전을 허락하는 일이다. 새로운 지평을 열 길은 제한 없는 아이디어와 이에 대한 지원이다.”(98쪽)
재임 기간 동안 선도형 과학기술의 실험실을 구축하기 위한 저자의 미래 실행 전략은 KIST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S등급부터 D등급까지 5단계 줄 세우기식 평가를 과감하게 개편해, S등급과 A등급의 2단계 평가를 도입했다. 한국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 성공률 98퍼센트가 나타내듯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안정적 연구 관행에서 벗어나, 장기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연구를 장려한 것이다. 그 결과는 영향력 있는 학술지에 발표되는 초수월성 연구 성과가 1년 사이에 20건에서 40건으로 증가하는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초고난도 연구에 과감히 도전하도록 ‘그랜드 챌린지’ 사업을 운영하며, 사회 난제를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 윤석진이 특별히 주목하는 점은 선도형 과학기술의 연구 주체로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역할이다. “개발도상국에 최고 수준의 연구 시설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키듯 KIST는 600조 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한국 사회의 도약을 견인했다. 이러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 연구의 정체성은 ‘국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이나 대학 등 민간 연구기관으로서는 뛰어들기 어려운 국가적 난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임무 지향적 연구가 정부 출연 연구기관만의 차별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선도형 연구의 본산으로 KIST가 다시 한번 도약하고 있듯,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전체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매일경제』 『서울경제』 『중앙일보』 등에 연재한 칼럼을 묶어 펴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추격의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한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재도약의 해법’으로서 선도형 과학기술이라는 목표를 세운다. 2부 「미래 실행의 전략」에서는 선도형 과학기술을 가능케 하는 연구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혁신과 전략을 제시한다. 3부 「배는 산으로도 가야 하기에」에서는 새로운 연구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정책을 구상하며, 4부 「빅사이언스, 과학의 공공성」에서는 국가적 난제를 연구하며 민간 영역과 차별성을 이루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통해 과학의 공공성을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5부 「보이는 것보다 가까운 미래」에서는 인공지능이나 탄소중립, 양자 컴퓨터처럼 KIST에서 가열하게 본격적으로 준비 중인 미래 기술의 현재를 확인함으로써, 한국 연구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전망해본다.

■ 책 속으로 
“추격형 혁신에서 선도형 혁신으로의 변신은 서두르기만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확고한 철학과 의지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져야만 가능하다. 동유럽의 체제 변환을 이끈 사회운동가 스르자 포포비치에 따르면, 바람직한 혁신이란 지각의 변동을 유발하는 폭발보다는 오랜 시간 꾸준히 타오르는 불길이다. 지금이 바로, 불길을 지필 때다.”(23쪽)
“과학기술계의 의견 수렴, 민간 전문가 중용, 연구개발 예산 타당성 조사 제도 개선 등 국가 지도자가 약속했던 모든 정책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태풍들이 충돌해 더 큰 파괴력의 퍼펙트 스톰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를 앞두고 과학기술인이 최전선에서 활약하려면, 무엇보다 그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54쪽)
“선도형 연구에서는 사업 계획서 제안서RFP에 제시할 구체적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구개발을 통해 성취해야 할 기능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는 형태로 RFP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처한 문제를 이해하고 구조화하여, 과학기술자가 도전할 연구개발 주제로 정의해야 한다. 또 미래에 다가올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하는 역량도 필요하다.”(93쪽)
“KIST 100주년이 되는 2066년에는 한국 과학기술의 위상이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지금부터 도전적 연구개발에 나선다면, 한국이 최고 기술 보유국이 되는 것도 단지 꿈만은 아닐 것이다.”(95쪽)
“또한 정량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를 줄 세우던 평가 제도를 없앰으로써, 연구자가 출산과 육아로 연구를 일시 중단하더라도 단기 평가에 대한 불안 없이 안정적으로 연구 현장에 복귀할 수 있게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기존 제도와의 시너지 효과도 확인했다. 근본적 혁신이야말로, 과학기술계가 여성 인재에게 보내는 최고의 초대장이다.”(108~109쪽) 
“그간 한국의 과학기술계는 연구 수행 과정에서 윤리적인 측면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온 면이 없지 않다. 추격자로서 한국의 과학기술을 단기간에 일정 수준까지 올려놓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더욱 시급하게 여겨진 것이다. 그러나 연구의 윤리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여러 경쟁국에서 예의 주시하는 세계적 위상을 갖춘 한국이 연구 수행 과정에서부터 21세기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선진 윤리 기준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173쪽)
“영어에는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격언이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본디 창조적 인재인 연구자에게 자유롭게 상상하고, 그 상상을 결과물로 구현할 시간과 자원을 부여하자. 연구자들이 천천히 서두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방해물을 넘기 위한 도움닫기의 정석이다.”(209쪽)
목차

■ 차례 

들어가며

1부  추격의 시대는 끝났다
꾸준히 타오르는 불길 
퍼스트 무버, 영원한 승자의 조건 
재도약의 해법 
인터뷰 최재천(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2부 미래 실행의 전략
국가 연구 역량의 용광로 
기술 패권 경쟁의 사령탑 
개념 설계 역량 
선도형 전략을 위한 나침반 
정답 없는 기로에 서서 
과학기술 정책의 철학 
인터뷰 박상욱(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3부 배는 산으로도 가야 하기에
연구자 자존감을 일으켜라 
도전적 연구개발 문화의 토대
“배는 산으로도 가야 한다”
다양성과 역동적 연구 문화
인재 확보의 방법 
창업 생태계 운하 
K-R&D 3.0을 향한 도전 
더 많이 이기기 위한 다양한 목표 
인터뷰 남기태(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4부 빅사이언스, 과학의 공공성
과학자에게는 국적이 있다
과감한 프로젝트에서 원대한 목표로 
사회문제를 푸는 과학기술 협력의 힘
열두 척의 전선 
결핵, 코로나, 공공 연구 
과학 윤리가 필요하다
인터뷰 김소영(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5부 보이는 것보다 가까운 미래
연구개발의 디지털 전환 
미래 패러다임 개척하는 KIST의 인공지능 
스마트 파워 시대 
새로운 산업혁명의 명암 
천천히 서두르는 탄소중립 
오래 준비해온 미래 

참고문헌 
추천의 말

작가 소개

윤석진 지음

과학 연구자, 연구개발 경영자.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으로 일하며, 세계 최초로 초소형 선형 모터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KIST 연구기획조정본부장,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 재료소자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제25대 KIST 원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기간 동안 ‘위대한 연구소 GRaND KIST’를 기치로 KIST 혁신에 전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본부장,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장, 국가기술수준평가위원장 등을 지내며, 연구기관 경영을 넘어 국가 과학기술 정책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4 +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