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

미시마 유키오 지음 | 박영미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2년 12월 30일 | ISBN 9788932041162

사양 변형판 130x200 · 392쪽 | 가격 16,000원

책소개

우리 세 사람 모두, 아주 친했어요.
알아주시는 거죠?

문제적 작가 미시마 유키오
화려한 문장으로 엮어낸 탐미적인 세계

질투도 증오도 사랑의 갈등도 없는, 말하자면 그런 이야기가 될 만한 감정이 모두 퇴색된 곳에 남은 인간의 기묘한 편안함이 그려져 있다. – 사토 히데아키 (문학 평론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오후의 예항/짐 승들의 유희』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2번으로 출간되었다.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는 미시마 유키오가 60년대 초반에 쓴 장편 소설 2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더욱 성숙해진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양품점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어머니 후사코와 함 께 사는 소년 노보루, 그 두 사람 앞에 이등항해사 류지가 등장하고 그 는 곧 후사코와 가까워지게 된다. 바다를 동경하는 노보루는 항해사인 류 지가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정작 류지는 그 기대를 배반하 는 선택을 한다(「오후의 예항」). 긴자에서 도자기 상점을 운영하는 잇페 이는 후배 고지에게 자신의 난잡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아내 유키가 질 투를 하지 않는 유별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지는 본 적도 없는 유키를 사랑하게 된다. (「짐승들의 유희」) 이처럼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소년, 퇴폐적인 사생활을 영위하는 남자와 그의 아내를 사랑하는 젊은 남자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탐미적인 세계를 작가는 고유의 강렬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그려낸다.


일본 문학사에 새겨진 강렬한 이름, 미시마 유키오

미시마 유키오는 『가면의 고백』 『금색』 『금각사』 등 화려한 문장과 고유한 미의식이 결합한 독자적인 작품들로 명실상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또한 소설 외에도 에세이, 희곡, 평론 등 활발한 집필 활동을 했으며 자신을 모델로 한 사진집 발간, 영화 출연 등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동시에 당대의 독자들을 매료시켰던 화제의 인물이기도 했다. 비교적 작품 활동 초기부터 작품이 영어로 번역, 소개되면서 일본 작가로서는 전례 없는 인기를 서구 독자에게 얻었으며 1963년 처음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이후 여러 차례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받기도 했다. 1948년 본격적인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가면의 고백』 부터 특유의 미의식으로 강렬한 작품을 발표해왔던 미시마 유키오는 1970년 11월 25일 장편소설 『풍요의 바다』 원고를 넘긴 후 자위대 총감실을 찾아가 전후 헌법 개정과 절대천황제 부활을 위해 궐기하자는 연설을 마친 후 할복자살하였다. 그의 죽음은 여러 논란과 충격을 남겼으나,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그를 일본 문학사의 강렬한 이름으로 남아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소년과 항해사, 영광이란 무엇인가 – 『오후의 예항』

『오후의 예항』은 1부 「여름」과 2부 「겨울」 총 2부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1963년 출간되었다. 출간 2년 후인 1965년 “바다의 은혜에서 추락한 뱃사람The Sailor Who Fell from Grace with the Sea”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번역·출간되었으며, 소설을 원작으로 루이스 존 칼리노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가 1976년 개봉하였다. 독일에서는 오페라화되어 독일과 일본에서 여러 차례 공연되기도 하였다.
요코하마 모토마치에서 고급 양품점을 경영하는 어머니 후사코와 소년 노보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줄곧 둘이서 생활하고 있다. 노보루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소년으로, 아버지로 대표되는 어른과 사회의 질서를 허구라고 생각하는 조숙하고 예민한 소년이다. 그럼에도 바다만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노보루 앞에 이등항해사 류지가 나타나고 류지와 어머니 후사코는 어느새 가까워진다. 여름과 겨울, 육지와 바다, 소년과 어른 등 서로 대비되는 세계 속에서 각 세계를 대표하는 류지와 노보루가 어떻게 만나고 부딪치는지를 미시마 유키오는 고유의 유려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세 사람의 사랑과 욕망의 행방 – 『짐승들의 유희』

『짐승들의 유희』는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1961년 출간되었으며, 1964년에 일본에서 와카오 아야코 주연으로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세 사람은 실로 평화롭고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서로 믿는 사이라면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 같다(191쪽).” 잇페이와 유키, 고지 세 사람을 찍은 사진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며 전개된다. 고지는 선배인 잇페이가 운영하는 긴자의 서양 도자기 가게에서 일하며 잇페이와 유키 부부를 알게 된다. 번역서나 평론 등을 펴내기도 한 잇페이는 넘치는 여유 속에서 퇴폐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인물로, 아내 유코를 전혀 질투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 말하며 외도를 거듭한다. 잇페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지는 어느새 유코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소설은 세 사람의 만남과 감정의 뒤얽힘을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로마을의 묘사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소설은 이 세 사람 외에도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악기공장 여공 기미, 유키와 함께 일하는 기미의 아버지 데이지로, 고지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태천사 주지스님 등 평범하지 않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여러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책 속에서

열세 살에 노보루는 자신이 천재라는 것(그의 친구들은 서로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세계는 몇 개의 단순한 기호와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은 확실히 뿌리를 내리기에 우리는 그것에 물을 주어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번식은 허구이므로 사회도 허구라는 것, 아버지나 교사는 아버지나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큰 죄를 범하고 있다는 것 따위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덟 살에 아버지가 죽은 것은 그에게 오히려 기뻐할 만한 일이고 자랑해야 할 사건이었다. (16~17쪽)

어떤 종류의 영광을 원하는지 또 어떤 종류의 영광이 자기에게 어울리는지, 그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세계의 어둠 저 밑바닥에 한 줄기 빛이 있고, 그것은 오직 그를 위해 준비되어 그만을 비추기 위해 다가오리라 믿고 있었다. (25쪽)

유코는 무릎을 꿇고 앉아 울면서 끊임없이 불분명한 말을 계속 흘렸다.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데……, 얼마나 괴로운 심정으로 참아내고 있었는데……, 언젠가 잇페이 마음이 돌아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라며, 그야말로 방탕한 푸념이 마루 카펫에 쓰러진 유코의 몸에서 터져 나와 사방으로 튀었다. (242쪽)

이제야 고지는 기미가 정사 후에 고지의 쾌락을 가만히 가늠해보려는 듯한 그 눈길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것은 독한 병균을 닮은 그녀의 비밀과 죄를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고 그 결과를 들여다보는 눈길이었다. 그녀는 상대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으며 저 오욕의 기억을 수많은 남자와 나누려고 했을 것이다. (308쪽)

목차

■ 차례
오후의 예항
제1부 여름 9
제2부 겨울 103

짐승들의 유희
서장 191
제1장 200
제2장 218
제3장 245
제4장 275
제5장 300
종장 349

옮긴이 해설·관념 속의 가치를 추구하는 로맨티스트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366
작가 연보 376
기획의 말 382

작가 소개

미시마 유키오 지음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 고위 관료인 아버지와 한학자 집안의 딸인 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가쿠슈인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법학부에 진학하였다. 1946년 대학 재학 중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추천으로 단편소설 「담배」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1949년 장편소설 『가면의 고백』으로 문단과 독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금색』 『금각사』 및 미시마의 진정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오후의 예항』(1963)과 영화화된 『짐승들의 유희』(1961)등 화려한 문장과 고유한 미의식이 결합된 독자적인 작품들로 명실상부 전후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라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받았다.
평론, 기행문,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수의 작품을 남겼으며 자신이 모델이 된 사진집 출간, 영화 출연, 강연과 대담 등 글쓰기 외 여러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하였다. 1970년 11월 25일 장편소설 『풍요의 바다』 원고를 넘긴 미시마 유키오는 평소 그와 뜻을 함께하던 타테노카이 회원 4명과 함께 자위대 총감실을 찾아가 전후 헌법의 개정과 절대천황제 부활을 위해 궐기하자는 연설을 마친 후 할복자살했다.

박영미 옮김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학교 가정대를 졸업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대학원 소비자경제학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후 코리아헤럴드 신문사에서 교정부 기자로 일하였다. 느린 호흡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현재는 한국어‧영어‧일본어 각 언어별 성경 해석 차이를 연구하는 작업과 유가족의 정서와 심리를 연구하는 논문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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