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

대산세계문학총서 170

에두아르트 뫼리케 지음 | 윤도중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21년 12월 17일 | ISBN 9788932039305

사양 변형판 130x200 · 248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1787년 가을, 모차르트는
아내와 함께 프라하를 향해 길을 떠났다

섬세한 시각과 애정으로 천재 음악가의 삶과
예술의 환희를 그린 위대한 예술가 소설

19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에두아르트 프리드리히 뫼리케(Eduard Friedrich Mörike, 1804~1875)의 문학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산문 2편(노벨레와 동화)을 엮은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Mozart auf der Reise nach Prag/Das Stuttgarter Hutzelmännlein』가 대산세계문학총서 170권으로 출간되었다.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와 그의 아내가 신작 오페라 「돈 조반니」 초연을 위해 프라하로 가는 길에 보낸 하루를 그린다. 뫼리케는 수많은 이야기 속 이야기를 넣어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차르트의 생애를 드러내고, 그의 인간성, 생활방식, 예술적 기질과 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는 도깨비로부터 먹은 만큼 다시 생겨나는 빵 덩어리와, 행운의 구두 두 켤레를 받은 젊은 구두장이 제페가 자신의 진로와 신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자연은 신적이고 마법적인 존재, 요정, 도깨비로 가득하다고 생각한 뫼리케는 그의 방대한 상상력을 동화에 쏟아부었다.
뫼리케의 독창성은 한창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고전적 미학의 요구와 근대의 경험을 중재하려고 했다는 데에 있다. 그는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예술지상주의와 정치 · 사회적으로 급격히 변했던 근대적 가치를 미학적으로 화해시킨다.


전통과 변화의 중재자, 뫼리케

19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중 하나인 에두아르트 뫼리케는 목사였으나 문학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뫼리케의 본령은 시詩로, 볼프를 위시한 여러 작곡가가 그의 시편에 곡을 붙여 지금까지 널리 불린다. 뫼리케는 시 외에도 산문을 남겼는데, 대표 작품은 19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가 소설로 평가되는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1855)이다.
뷔르템베르크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은 뫼리케는 친숙한 고향을 노래한 비더마이어 문학의 대표자로도 간주되는데, 여러 시편과 동화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 등은 지금까지도 그 지역의 문학적 정체성을 특징짓는 작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역사, 문화사적으로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또 시대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당대의 미학, 철학, 정치적 담론을 주의 깊게 관찰해 작품에 반영했다. 그는 고전적인 형식으로 일상적 삶이 인간다운 근원임을 보여주는 한편 새로운 주제와 표현 형식을 통해 예술가의 근대적인 의식 상태와 경험을 보여주었다.
19세기 유럽은 사회정치적 대변동이 있던 시기로, 예술 경향은 고전주의에서 사실주의로 넘어가고, 다시 이에 대한 반발로 예술지상주의로 흘렀다. 뫼리케의 업적은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고전적 미학의 요구와 근대의 경험을 중재하려 했다는 데에 있다. 그는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예술, 당시에 만연했던 예술지상주의와 거리를 두고 근대적 경험을 미학적 차원에서 화해시키고자 했다.


19세기 최고의 예술가 소설「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
“이 소설에서 내 과제는 모차르트라는 인간의 작은 인물화를 그리는 것이다.”

뫼리케의 명성을 널리 알린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생애에서 1787년 가을의 어느 하루를 그린다. 모차르트는 아내와 함께 자신의 신작 오페라 「돈 조반니」의 초연이 열리는 프라하로 가는 길에 우연히 약혼 축하연이 열리는 백작의 성에 초대되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이 작품은 하루라는 시간 동안의 이야기이나, 뫼리케는 수많은 이야기 속 이야기와 화자의 논평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대폭 확장한다.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부터 이른 죽음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생애가 언급되고, 프랑스의 트리아농성, 베를린, 빈, 프라하, 나폴리 등을 오간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신화, 예술, 역사 등을 수시로 암시하고 「돈 조반니」의 창작 과정을 통해 명성이 절정에 달해 있는 모차르트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등 넓은 지평에서 움직인다. 뫼리케는 ‘노벨레Novelle’라는 제한된 틀 안에서 위대한 작곡가의 ‘인물화’를 그리려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이러한 삽화적 구조와 다양한 이야기를 활용했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 탄생 100주년 즈음 발표되었는데, 뫼리케는 모차르트를, 특히 「돈 조반니」를 열정적으로 좋아했다. 그는 섬세한 시선과 애정으로 인간 모차르트와 음악가 모차르트를 하나의 통일체로 그려냈다. 1855년 이 작품의 출판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뫼리케는 “이 소설에서 내 과제는 [……] 모차르트라는 인간의 작은 인물화”라고 밝혔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모차르트의 성품, 생활방식, 예술적 기질에 관한 수많은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뫼리케는 모차르트에 대한 하나의 시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한 다多시점적 서술로서 ‘인물화’가 일면적, 일차원적이 되는 것을 막아주어 ‘모차르트’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해준다.


진정한 동화이야기꾼 뫼리케의 진수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
“나는 이 도시와 온 나라에 잘 알려진 도깨비.
건과일 빵을 고안해냈고, 기이한 장난도 많이 만들어냈다네.”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가 구두장이 제페에게 베어 먹은 만큼 다시 불어나는 빵 덩어리와 행운의 구두 두 켤레를 준다. 한 켤레는 자기가 신고, 다른 한 켤레는 길가에 놓아두라는 것이다. 제페의 천생연분인 브로네 키더렌이 두번째 신발을 발견해서 신고 다니는데, 도깨비가 보이지 않게 이 두 행운아의 운명을 조종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행복한 한 쌍으로 맺어준다.
뫼리케는 진정한 동화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다. 뫼리케가 볼 때 자연은 신적이고 마법적인 존재, 착하거나 악한 유령, 여러 종류의 요정, 도깨비들로 가득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늙어서까지 계속 새로운 동화의 인물들을 상상했는데 모두 다 작품에 담아내지 못할 정도였다.
독일 낭만주의는 민중 속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시심詩心이 있다고 믿어 그것의 발현인 전래동화를 수집하고 동화의 혁신 차원에서 창작하기도 했다. 뫼리케는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민속적이고 사실적인 요소, 환상의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구체적으로 동화의 무대를 특정하는 사실적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낭만주의자들의 사변적이고 비유적인 창작동화와는 구별된다.
이 동화 역시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와 같이 제페와 브로네의 줄거리가 큰 갈래를 이루는 가운데 회상이나 이야기 속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이런 서술 방식은 긴장을 조성하는데, 이 모든 이야기는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결국 제각기 진행되던 제페 줄거리와 브로네 줄거리와 함께 하나로 합쳐진다. 하나의 동화로 여러 동화를 읽는 재미와 화자가 이 과정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가를 관찰하고 즐기는 것은 우리의 독서 체험을 넓혀줄 것이다.

목차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

옮긴이 해설 _ 모차르트 인물화 및 동화를 읽는 재미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작가 소개

에두아르트 뫼리케 지음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에서 태어나 튀빙겐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다. 학창 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성직 활동을 하면서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1828년, 신문에 최초로 시를 발표하고, 1832년 첫 소설 『화가 놀텐』을 출간했다. 1843년 건강상의 이유로 목사직을 사직하고, 1856년부터 슈투트가르트의 카타리나 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뫼리케의 본령은 시詩로, 『시집』 『보덴호반의 전원시 또는 어부 마르틴』 등을 남겼으며, 볼프를 위시한 여러 작곡가가 그의 시편에 곡을 붙여 지금까지 널리 불리고 있다. 산문으로는 19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가 소설로 평가되는 노벨레 『프라하 여행길의 모차르트』와 동화 『슈투트가르트의 도깨비』 등이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에 정통한 번역가로도 활동했다. 1875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영면에 들었다.

윤도중 옮김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뮌헨 대학교, 본 대학교, 마인츠 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숭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레싱: 드라마와 희곡론』 등이,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미나 폰 바른헬름, 또는 군인의 행운』 『현자 나탄』 『돈 카를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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