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한 재치 넘치는 이야기!
눈물주머니를 열 개나 갖고 있는 울보 목수 너무,
금강산 산신령이 되고 싶어 변신 대결에 나선 여우와 호랑이,
자기 이름이 너무 싫어 스스로 이름을 찾아 나선 팥쥐,
줏대 있는 당찬 주인공들을 만나 볼까요?
엉뚱하고 오싹하고 기발한 모험이 시작되었어요!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한 주미경 작가의 신작 동화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시와 동화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미경 작가의 글들은 단문의 간결함과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마치 누군가 옆에서 글을 읽어 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맛깔난 글맛과 읽는 재미가 뛰어나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옛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재창조한 세 편의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는 운율과 어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능청맞고 익살스런 캐릭터에도 꼭 맞는 옷들을 입혀 준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 남의 슬픔을 도저히 그냥 못 넘기고 함께 울고 마는 울보 목수 너무, 세상에 눈물주머니가 열 개나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는 거였다니! 금강산 산신령 노릇을 천년 동안 한 할머니 산신령의 자리를 이어받기 위해 무작정 변신 대결에 나선 오백 살 먹은 여우와 오백 살 먹고 이틀 지난 호랑이, ‘팥밭에서 낳아서 팥쥐라고요?’ 자기 이름이 너무 싫어 새 이름을 찾아 길을 나섰다가 되려 남의 이름을 지어 주게 된 팥쥐. 어딘가 대책이 없어 보여 생기는 측은지심도 잠깐 자신 앞에 놓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꿈을 이루기 위해, 또 새롭게 변화하고 싶은 줏대 있는 주인공들의 당찬 걸음은 때론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해답을 찾으며 인생을 즐길 줄 알게 된다.
목수, 여우와 호랑이, 팥쥐와 함께 그들의 여정에 동행하다 보면 탁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이 많다. ‘맞아! 이렇게 하면 되지!’ ‘이런 방법도 있었네?’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과 딱딱한 사고의 벽을 허물며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약점을 지닌 듯 보이는 우리의 주인공들은 재치와 유머와 지혜를 총동원해서 어떤 문제 앞에서도 당황하지 말라고 귀띔을 해 주는 것만 같다.
작품 소개
‧ 「눈물주머니 팔아요」
까끈산 아래 사는 울보 목수 너무는 솜씨가 그리 뛰어나지 못해 나무 주걱이나 깎으며 살고 있다. 게다가 눈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꽃 진다고 훌쩍, 주걱 깎다 훌쩍, 심지어 똥 누다가도 훌쩍. 아무 때나 우는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주머니를 팔아 버리자고 결심하고 떠난 여행길에서 여자 산신령과 사슴과 도깨비에게 차례로 눈물주머니를 죄다 팔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그런데 분명 눈물이 날 일인데도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목수 너무는 과연 눈물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산신령은 아무나 하나」
천년 동안 금강산 산신령 노릇을 한 할머니 산신령은 이제 한라산에 어떤 꽃이 피는지 궁금하다며 오백 살 먹은 여우와 오백 살 먹고 이틀 지난 호랑이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려 한다. 서로 산신령이 되겠다고 하자 할머니 산신령은 모름지기 ‘산신령은 변신을 잘해야 한다’고 알려주는데 마침 북쪽 바다 용왕에게서 편지가 왔다. 용왕을 속인 토끼를 잡든지 수염을 뽑아서 보내든지 하라는 것이다. 이제 여우와 호랑이는 금강산 산신령이 되기 위해서는 뭘로든 변신을 해서 토끼의 수염을 뽑아야만 한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어 금강산 산신령 노릇을 할 수 있을까?
‧ 「팥쥐의 오싹한 여행기」
팥쥐라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하기 일쑤인 팥쥐는 자기 이름이 정말 싫다. 게다가 아랫마을에는 나팥쥐, 윗마을에는 봉팥쥐, 강 건너에는 제갈팥쥐, 온 동네에 팥쥐투성이다. 어른들이 새로 지어 준 ‘둘쥐’ ‘꽃쥐’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자 팥쥐는 “이제 컸으니까 내 이름은 내가 지을래요” 하고는 길을 나선다. 그런데 갑자기 팥죽을 좋아하는 집채만 한 호랑이가 나타나서는 배가 고프다며 팥쥐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팥쥐는 이름 없는 호랑이에게 자기 이름을 주고는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이번엔 눈, 코, 입도 없고 다리도 하나뿐인 도깨비가 나타났다. 이제 도깨비에게 줄 이름도 없는 팥쥐는 어떻게 되었을까? 새 이름을 찾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까?
눈물주머니 팔아요
산신령은 아무나 하나
팥쥐의 오싹한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