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 조앤 디디온에 비견되는 에세이스트,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공감 연습』의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의 신작 회고록!
[추천사]
“꼭 읽어야 할 책.” _스티븐 킹(소설가)
“『리커버링』이 내 삶을 바꿨다.” _크리스 크라우스(작가, 예술비평가)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제이미슨의] 솔직함과 지성 때문에.” _『데일리 텔레그래프』
“『리커버링』의 자기인식과 빛나는 글은 기품이 있다… 인간 감정의 복잡성을 짚어낼 때 제이미슨의 탁월함이 가장 뚜렷이 드러난다.” _『선데이 인디펜던트』
“아름다움과 유머가 번뜩인다… 제이미슨은 지옥에 다녀오는 여행을 했다. 살아서 돌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 독자들은 행운아다.” _『파이낸셜 타임스』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_『리터러리 리뷰』
“레슬리 제이미슨의 글을 많이 읽었는데, 정말 놀라운 작가다.” _플로렌스 웰츠(가수)
“제이미슨은 중독 문학의 틀을 깬다.” _『배니티 페어』
“숨 막힐 만큼 아름다운 글이다… 중독의 경험을 어찌나 정확하게 그려냈는지 정말 감동했다.” _록산 게이(작가)
“주제는 어둡지만, 제이미슨의 매우 재치 있는 글솜씨는 책을 붙들게 만든다. 간단히 말해, 『리커버링』은 대단하다. 예술가와 중독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_클랜시 마틴(작가, 철학자)
“참으로 아름답고 진심으로 감동적이다. 단주 이후의 이야기가 더욱더 좋아지는, 흔치 않은 중독 회고록이다.” _『뉴욕 타임스』
“대단한 위업… 제이미슨은 똑똑한 작가다… 중독자라면 누구나 가진 커다란 삶의 공허함을 파헤쳐 심오한 무언가를 발견해나간다.” _『타임』
그럼에도 마셨던 나날들과 회복의 여정에 관한 담대한 기록!
빛나는 통찰력과 특유의 진솔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의 신작 『리커버링: 중독에서 회복까지 그 여정의 기록』이 출간되었다. 10여 개국에 번역되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둔 제이미슨의 첫 에세이집 『공감 연습』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에 관해 치열한 질문과 성찰, 자기고백을 통해 폭넓은 대화를 끌어냈다면, 이번 책 『리커버링』은 작가 자신의 알코올중독 경험과 회복의 과정을 전면에 내세운 자전적 회고록이다. 제이미슨은 자신의 고통과 두려움, 욕망, 수치스러운 기억까지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그러나 『리커버링』은 알코올중독자의 사적 체험담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 특유의 날카롭게 벼린 시선을 바탕으로, 여러 사회문화적 쟁점들로 주제를 켜켜이 확장해나간다. 알코올중독으로 잘 알려진 천재 작가들의 삶에 대한 낭만화, 중독은 질병인가 범죄인가 하는 사법적 판단의 역사, 알코올중독과 성적․인종적 차별의 관계와 사회정책, 중독을 주제로 수행된 과학 연구의 맹점 등 다양한 지점을 사유한다. 나아가 이 책의 큰 축을 이루는 존 베리먼, 진 리스, 빌리 홀리데이, 에이미 와인하우스, 조지 케인, 스티븐 킹, 데니스 존슨 등 알코올중독 또는 약물 의존으로 잘 알려진 예술가들의 일화와 그들의 삶이 녹아든 작품 이야기는 독자들이 특히 매력을 느낄 만한 소재인데, 제이미슨의 시각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제이미슨은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과 강렬한 문장으로 조앤 디디온이나 수전 손택과 같은 시대의 상징이 된 여성 작가들에 비견되어왔다. 『리커버링』은 저자를 향한 그러한 기대와 찬사를 또 한 번 여실히 증명한 책으로서, 중독 회고록의 새로운 정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평해진다.
한때 술에 빠져 지냈던 작가 자신의 진솔한 고백부터
레이먼드 카버, 존 베리먼, 진 리스, 빌리 홀리데이 등
남다른 재능을 가졌던 중독자들의 삶의 조각,
그리고 수많은 익명의 중독자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제이미슨은 중독과 회복에 관한 개인적 경험, 알코올중독 작가들의 경험, 그리고 AA 프로그램의 역사와 문화 등 세 갈래의 이야기를 가지고 개인적이면서도 공적인 회고록을 엮어나간다.
우선 개인적인 중독 이야기에서는 제이미슨 특유의 치밀함과 솔직함이 돋보인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응시하면서 관계에 대한 욕구와 불안, 좌절감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특히 전 남자 친구인 데이브와의 만남과 갈등, 이별, 재결합 등 그 사랑의 전모는 가장 매력적인 중심 서사다. 데이브와의 관계는 제이미슨의 알코올중독과 단주, 재발, 회복의 전 과정과 얽히고설키며 변화해나간다. 데이브와는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은 이 두꺼운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그 밖에도 제이미슨의 시련의 순간들, 술에 만취해 벌어진 사건과 모험이 매우 흡인력 있게 그려진다. 인간은 누구나 의존적이며 외롭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이 제이미슨의 솔직한 자기응시와 함께 투명하게 묘사된다.
두번째 갈래는 전설적인 술꾼 작가들의 이야기다. 레이먼드 카버, 존 치버, 존 베리먼, 찰스 잭슨 등 여러 남성 작가들 외에도, 진 리스,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비롯한 여성 작가들까지 조명하는 제이미슨은 젠더 문제를 끌어들이면서 중독을 둘러싼 다층적 시선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제이미슨은 이들의 일화를 단선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이들의 문학과 술이 어떤 관계였는지, ‘잉크와 위스키 신화’ 뒤에 어떤 진실이 있었는지 하는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예술적 창조성을 고민한다. 아울러 알코올중독을 포함한 중독자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시선과 차별, 그 차별에 더해진 인종차별, 미국 사회에서 중독자 처벌의 역사까지 소개하면서 이 책의 외연을 더욱 확장한다. 이러한 지적인 성찰과 문제의식들은 이 책을 한층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읽을거리로 만들어준다.
세번째 갈래는 AA(‘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의 역사와 이를 통해 회복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AA는 알코올중독에서 회복한 사람들과 회복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음주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회복을 돕는 단체로, 12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도록 한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제이미슨의 회복 과정에 지대한 역할을 한 AA 이야기에 할애되어 있다. 제이미슨은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AA에서 요구되는 태도를 조화시키는 데 혼란을 겪지만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그런 공감의 울림을 통해 회복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중독과 회복의 스펙트럼 그 어딘가에 있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
“중독과 회복에 관해 책을 쓰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의 눈에서 종종 따분한 표정이 보였다. 그 눈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 그 책. 그건 이미 읽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쓰려는 이야기는 바로 그 따분해하는 시선에 관한 것이라고, 중독이 어떻게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서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는데,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중독이 말하기 힘든 이야기가 되는 바로 그 방식에 관한 책을 쓰려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중독이란 늘 이미 말해진 이야기이며, 불가피하게 그 자체를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중독 회고록이라는 특수한 장르에 속하지만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에 그치지 않는다. 회고록과 문화사, 문학비평, 르포르타주 등이 매끄럽게 어우러진 『리커버링』은 중독 서사 장르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뒤집는다. 제이미슨은 엉망진창이 된 파멸의 이야기보다 회복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일 수 있음을 증명해내고자 분투한다. 제이미슨은 취재와 인터뷰, 아카이브 조사 연구를 통해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발굴하고, 자신의 이야기와 병치시킨다. 그런 한편으로 AA 단체의 역사와 그곳에서의 경험과 감정을 세세히 들려주며 회복의 희망적 메시지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제이미슨은 ‘1인칭 복수’ ‘합창’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염두에 두었다고 말한다. 어느 한 사람의 특수한 이야기가 아닌 누구의 이야기든 될 수 있는 글, 저마다 목소리가 다를지언정 같은 노래를 부르는 합창 같은 글을 쓰려 했다는 것이다. ‘내’가 아닌 ‘우리’를 강조하는 것은 AA의 핵심 정신 중 하나인데, 이 책이 저자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더 많은 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유명한 몇몇 작가들에게서 이름 없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로 확장되는 전개 자체가 자기 안에서 바깥으로 나아가는 AA의 회복 과정을 그대로 밟아가는 듯하다. 안에서 바깥으로, 특수성에서 보편성으로, 독백에서 합창으로, 이런 방향성을 통해 제이미슨은 이 회고록 자체가 AA 모임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바란 것으로 보이며, 그럼으로써 “누구든 중독될 수 있고 누구든 회복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제이미슨의 기나긴 여정에 동행한다면, “나도 그래요!” “당신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딱 제 얘기를 해주셨어요”라는 책 속의 여러 응답들처럼, 당신 또한 어떤 충만함의 순간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 책 속으로
나의 음주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 처음을 말해야 한다면, 첫번째 필름 끊김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필름이 끊기기를 처음 바랐을 때, 내 삶에서 사라지기만을 처음 바랐을 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술을 마시고 처음 토했을 때, 술 마시는 꿈을 처음 꾸었을 때, 술 마시고 처음 거짓말했을 때, 술 마시고 거짓말하는 꿈을 처음 꾸었을 때일 것이다. 그때는 술에 대한 갈망이 너무 깊어져서 그 갈망을 채우거나 비우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I. 경이로움」, 12~13쪽)
모든 중독 이야기는 악당을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독자가 피해자인지 범죄자인지, 중독이 질병인지 범죄인지 한 번도 제대로 판단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정신노동 분야를 동원해가며 인지부조화의 압박을 완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론들은 계속해서 서로 겹쳐지고 진화하면서 우리의 목적에 맞춰진다. 알코올중독자는 고통받는 천재다. 약물중독자는 일탈한 좀비다. 남자 술꾼은 흥미롭다. 여자 술꾼은 나쁜 엄마다. 백인 중독자의 고통은 사람들이 목격해준다. 유색인 중독자는 처벌당한다. 유명인 중독자는 말[馬]과 함께하는 호화로운 재활 치료를 받는다. 가난한 중독자는 곤경에 처한다. 매년 음주운전으로 죽는 사람이 코카인으로 죽는 사람보다 더 많은데도, 크랙을 소지한 누군가는 감옥에서 5년을 사는 반면, 음주운전을 한 누군가는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III. 비난」, 83쪽)
나로선 중독이 놀랍지 않다. 어떤 것에도 중독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더 놀랍다. 처음 알딸딸함을 느꼈던 날 밤부터, 나는 왜 세상 모든 사람이 매일 밤 취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과학자들은 중독을 중변연계 도파민 체계 신경전달물질 기능의 조절장애로 설명한다. 말하자면 두뇌의 보상 경로가 엉망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것은 생존 충동에 대한 “병리적 강탈”이다. 음식이나 피난처 구하기, 짝짓기 같은 정상적인 생존 행동보다 물질 사용 충동이 우선한다. (「IV. 결핍」, 148쪽)
맬컴 라우리는 최상급의 세이렌의 유혹을 이해했고, 『화산 아래서』에서 주인공인 영사를 술과 멜로드라마라는 쌍둥이 신에게 의존하는 남자로 제시한다. 라우리 자신은 그저 알코올중독을 다룬 소설이 아니라 ‘알코올중독을 다룬 사상 최고의 소설’을 쓴다는 생각에 온전히 빠져 있었다. […] 그 작품이 파멸한 그의 삶을 구원해줄 것이다. 그것이 그가 『화산 아래서』에 건 희망이었다. […] 1944년 잭슨의 『잃어버린 주말』이 발표되었을 때, 라우리는 망연자실했고 분개했다. 알코올중독을 다룬 최초의 진정 획기적인 작품을 써내리라는 일념 하나로 버티며 거의 10년째 『화산 아래서』를 쓰고 있었는데, 잭슨에게 선수를 뺏겼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V. 수치심」, 187쪽)
보통 모임이 끝날 때는 누군가 일어서서 단주 30일, 90일, 6개월, 9개월 등 단주 생일을 기념하는 포커 칩을 나누어주었다. 남녀 노인들이 16년, 또는 27년, 32년짜리 칩을 받기 위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한때는 그들이 60일짜리 칩을 받으러 걸어가던 사람이었음을 생각하면 무언가 강렬한 감정이 올라왔다. 한 남자는 후원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는 후원자와 서투르게 포옹했다. 플란넬 셔츠와 가죽 재킷이 맞닿도록, 단단하게 두 팔을 조인 그 모습에 망설임이라곤 없었다. (「VI. 항복」, 254쪽)
모든 것이 술을 생각나게 했다. 학교 기념품점에서 파는 빈 욕실 정리함을 볼 때면 훗날 여학생 클럽 파티에 갈 준비를 하면서 그 물건을 사용할 가상의 학생들을 상상했고, 여전히 바닐라 보디스크럽 냄새를 희미하게 풍기며 그들이 하게 될 그 모든 음주가 부러웠다. I-80 도로의 반대쪽 끝,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조카 생각을 할 때면, 언젠가 조카가 하게 될 그 모든 음주를 상상했다. 조카는 이제 겨우 한 살이었다. (「VII. 갈증」, 300쪽)
엄마는 냉장고 안의 와인을 보고 말했다. “다시 술 마신다고 말하지 않았잖아.” 내가 대답했다. “아, 말한 줄 알았는데.” 머릿속으로 엄마와의 대화를 워낙 여러 번 연습했던 탓에 실제로 그런 대화를 했다고 착각했다. 이제 나는 엄마가 쓸데없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 애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술 마셔도 괜찮다고 정당화하려는 내 모습이 싫었다. 그 정당화 자체가 그것이 이미 정당하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건 지저분한 이야기였다. 그것은 내가 알코올중독이라고 말했던 과거의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거나, 또는 알코올중독이 아니었다고 말함으로써 지금의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는 뜻이었다. (「VIII. 재발」, 327~28쪽)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이라고 구글에 입력하면 여러 페이지가 검색되는데, 주로 어떤 책이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광고문들이다. 한 저자는 자신의 책이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한 편집자는 자신이 받은 원고가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고집스러운 합창은 이미 말해진 이야기에 대한 대체적인 경멸, 그리고 서로 엇비슷한 장르에 대한 냉소적 견해를 보여준다. 전에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비슷한 이야기를 또 듣고 싶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 말이다. 그러나 이 동일성, 그저 또 하나의 중독 회고록이라는 비난을 완전히 뒤집는 게 바로 회복이다. 여기서 이야기가 똑같다는 건 정확히, 그것이 말해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기 때문에 당신의 이야기는 유용하다. (「X. 겸손」, 401쪽)
그 모임에서 나는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잃지 않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 고통스럽게 깨달았다. […] 어느 시점에 이르자 나는 다른 이들의 감정을 짐작함으로써 다름을 투영하는 건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을 믿는다고 해서 우리가 공유하지 않은 것들을 모른 척할 필요는 없었다. 공명은 융합과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 똑같은 삶을 살았던 척하는 게 아니었다. 공명이 뜻하는 건 경청이었다. (「XII. 구원」, 464쪽)
내가 설명한 집착이 바로 자기가 느꼈던 그거라고, 모니카가 말했다. 그것은 100만 명이 느끼는 것이기도 했다. 그것, 우리의 갈망은 전혀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도 특이하지 않았다. 누구든 나일 수 있었고 누구든 그녀일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 그 특정한 저녁 어스름 속 코네티컷의 그 특정한 아파트 안에, 그 등받이 없는 의자에, 우리가 있었다. 우리의 대화, 그건 새롭지 않았다. 그저 우리에게 새로울 뿐이었다. (「XIII. 결산」, 522쪽)
카버가 물에 관해 쓸 때 그 목소리는 늘 감사함에 젖어 있었다. “그것은 나를 기쁘게 한다, 강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근원까지 그 물줄기를/모두 사랑하는 것은./나를 크게 만드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작가 올리비아 랭은 이 순간 “압축된 특이한 형태”로 나타난 회복의 3단계를 발견한다. 우리가 신을 이해했던 것처럼 우리 삶을 신의 보살핌에 맡기기로 결심하라. 카버에게 그 근원까지 강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큰 어떤 것—세계 자체의 생생한 웅대함과 경이로움—에 항복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는 자신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카버를 사랑했고, 내가 술을 마셨을 때 음주의 신화에 손을 뻗었던 것처럼, 일단 술을 끊고 나서는 단주의 신화에 손을 뻗었다. (「XIV. 복귀」, 566쪽)
I. 경이로움
II. 탐닉
III. 비난
IV. 결핍
V. 수치심
VI. 항복
VII. 갈증
VIII. 재발
IX. 고백
X. 겸손
XI. 합창
XII. 구원
XIII. 결산
XIV.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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