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만나면 저를 자랑스러워하실 거예요.”
용과 인간의 중간 존재, 용인(龍人).
자신이 용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혼란에 빠진 기준이와
사춘기 친구들의 특별한 미래 이야기
독식과 나눔, 성공과 꿈 사이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 성공만이 아닌 아름다운 미래를 꿈꿔도 될까요?
‘동화의 경계를 넓힌 놀라운 신예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로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지도에 없는 마을』로 제16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최양선 작가의 세 번째 장편동화 『용의 미래』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씨실과 날실을 엮듯 촘촘히 직조하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은 이번 작품에서도 현실과 그 너머의 세계를 유려하게 그리고 있다. 인간과, 인간과 용의 중간 존재인 용인(龍人)이 공존하는 현실을 만들어 불안한 미래와 끝없이 대면해야 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치열하게 담아냈다.
안정적이고 탄탄한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의 고민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은 이 이야기의 주된 모티프는 역설적이게도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이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오로지 성공을 위해 프로그래밍화 되어 움직인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찾아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건 시간 낭비에 불과한 일이 되어 버린 요즘 ‘독식’이 아닌 ‘나누는 삶’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과 파장을 일으킨다. 주인공 기준이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신의 꿈보다는 부모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일등을 놓치지 않아 아빠에게 인정받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아빠처럼 사회에서 성공하는 게 어느새 꿈으로 자리 잡았다. 아빠와 자신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살 수는 없다, ‘나는 나답게’!
기준이에게 아빠는 선망의 대상이다. 일에 완벽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하나뿐인 아들 기준이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최고를 주려 하는 아빠다. 기준이는 아빠를 닮고 싶기도 하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수영 선수가 되고 싶은 오래된 꿈을 간직하고 있다. 두 가지 마음이 자신을 흔들 때마다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또 친구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더욱 공부에 매진하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기준이는 가족의 비밀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아빠만의 욕실에서 몸이 비늘로 덮이며 고통에 몸부림치던 아빠의 모습을 기준이는 잊을 수가 없다. 놀란 기준이에게 아빠는 자신들이 용과 인간의 중간 존재라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까지 친구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지내 왔는데 온전한 인간이 아닌 용인이라니……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기준이를 뒤로하고 아빠는 아들이 자신처럼 특별한 용인이 되어 성공한 인생을 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아빠의 성공 뒤에는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 후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뜨는 밤, 기준이는 용의 몸으로 변한 아빠를 보았다. 비늘로 뒤덮이는 아빠의 몸. 고통으로 뒤틀리는 아빠의 몸. 아빠가 말한 특별하다는 건 이런 걸까? 두렵기만 한 기준이는 아빠와 단둘이 오른 여행길에서 또다시 충격적인 사건에 맞닥뜨리게 된다.
■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나누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이야기
오로지 성공에만 집착하던 아빠는 위험에 처한 기준이를 구하고 실종되고 만다. 아빠와는 다른 길을 가려 했던 엄마마저 병원 신세를 지게 되자 기준이는 사회 복지사가 아이들을 돌보는 그룹 홈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같이 생활하게 된 준하와 소미. 두 친구는 그간 기준이에게 비밀처럼 간직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빠의 성공 뒤에 숨겨진 비밀과 그늘…… 여의주를 품었던 유일한 용인이었던 아빠. 아빠는 다른 용인들과 나눠야 하는 여의주의 힘을 혼자 독식하며 성공을 이루고 많은 것들은 누려 왔던 것이다. 그리고 기준이에게만 그 성공을 물려주고 싶었던 아빠의 선택은 기준이를 위기와 갈등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게 된다.
자신도 아빠처럼 특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준이는 하고 싶었던 수영을 통해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여의주의 힘을 맛보게 되자 ‘독식’과 ‘나눔’ 사이에서 끝없이 방황하게 된다. 그룹 홈에서 만난, 자신과 같은 용인인 소미와 준하를 보며 아빠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지만 성공이 주는 기쁨과 성취감이 기준이를 쉽게 놔 주지 않는다. 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그 시간을 견뎌 낸 아빠가 그토록 고통을 이기며 지키려 하던 것을 기준이는 과연 친구들과 나눌 수 있을까?
진정한 성공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많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만이 ‘용’이 되는 것은 아니라 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용’이 될 수 있어요. 또 진정한 용기는 독식이 아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는 모든 친구들이 스스로 빚어 낸 여의주를 품고 다채로운 빛깔로 세상을 누빌 수 있는 용이 되기를, 아름 다운 미래를 꿈꾸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1. 첫날
2. 믿을 수 없는 이야기
3. 수영 수업
4. 전조 현상
5. 소미와 동하
6. 소미의 그림
7. 고통의 밤
8. 결심
9. 다시 시작
10. 동하의 상처
11. 초대
12. 변화
13. 체력 훈련
14. 두 번째 고통
15. 여의주의 힘
16. 명수의 의심
17. 아리울 연합회 수영 대회
18. 어려운 선택
19. 용오름
20. 명수를 만나다
21. 용의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