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이란 일테면 그 압살적인 삶의 무게를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고 자기 삶의 현실로부터 훨훨 탈출을 감행하여, 임의로운 망상과 해방감 속에 평소에 못 이룬 꿈을 마음껏 펴 나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복스러움이 진짜 행복일 수는 없는 일이다. 깨어 있는 정신과 현실 속의 깨어 있는 삶만이 진짜 삶이요, 진정한 삶의 값과 진실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쳐버리거나 했으면 싶은 심사를 좋이 참으며 산 사람들이 많았던 지난 한 시절, 그 암울스런 현실 속에 ‘우리’의 모습을 대신 비춰줄 한 사내의 이야기를 쓰면서 생각했던 일이다.” _이청준, 단편 「조만득 씨」를 각색한 연극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1995)에 부쳐
타인의 비밀에 가닿고자 하는 소설의 불가능한 꿈, 그리고 반복해서 탄생하게 될 이야기의 끝없는 숙명. 이것이 포기되지 않는 한, 진정한 말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소설의 욕망은 앞으로도 ‘다시’라는 반복의 형식 속에서, 끝없이 시작되고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청준의 소설이 지금까지 거듭해서 읽히고, 다시 읽혀야 하는 이유이다. _강동호, 작품 해설 「다시, 소설의 존재론」에서
새와 나무 7
새를 위한 악보 67
조만득 씨 107
가위 잠꼬대-언어사회학 서설 4 152
기로수 씨의 마지막 심술 201
다시 태어나는 말 214
노송 267
생명의 추상 283
해설 | 다시, 소설의 존재론/강동호(문학평론가) 290
자료 |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문학평론가)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