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작법 (개정3판)

오규원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7년 5월 30일 | ISBN 9788903203003

사양 신국판 152x225mm · 524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책 소개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은 시인이면서 대학에서 오랫동안 시 창작을 강의했던 저자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 창작자가 직접적으로 부딪칠 수 있는 창작 과정상의 섬세한 문제를 풍부한 예문을 통해 이론적으로 해명해놓은 책이다. 『현대시작법』은 그 자체로 뛰어난 시 창작 교과서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제 습작에 대한 사례 분석과 시적 언술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을 통해 개념적인 시론의 한계를 돌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 오규원은 한국 시사에서 시적 방법론에 대한 가장 첨예한 자의식을 지닌 시인 가운데 한 명이다. 이런 그의 시론으로도 읽히는 『현대시작법』의 곳곳에서 독자는 이후 시인의 ‘관념의 해체’와 ‘현상 읽기’, ‘날 이미지’라는 미학적 입장으로의 이행과 심화를 엿볼 수 있다.

2017년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새로 펴내는 『현대시작법』(초판 1990년, 2판 1993년)은, 본문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요즘의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본문 편집 형태를 재정비했다.

 

“오규원_ 시의 수사학, 즉 시적 언술의 특성과 구조를 나름대로 체계화환 이 이론은 국내외의 다른 이론을 빌려와 응용 재생산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것입니다. 시의 수사가 다시 말해서 시적 언술이 묘사와 진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수사학적 접근의 결과인데, 이와 같은 수사학적 접근은 시적 대상의 인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즉, 시와 소설과 희곡이 나뉘어 있는 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며, 인식 방법의 차이가 수사적 차이를 동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소설이 서사라는 수사법을 중심축으로 하는 것은 하나의 시간 연속을 통해 이야기의 구조를 늘어놓아야 하는 장르적 특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는 묘사라는 수사법을 중심축으로 하는데, 그것은 느낌을 구조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의 창작 교육도 이런 특성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습작의 사례는 분석은 가능하지만 체계화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창작의 의외성 때문인데, 그러므로 사례 분석은 법의 판례집처럼 분류가 고작인 것입니다. 저는 그 분류를 시적 언술의 구조 아래 두어 어느 정도의 계열화를 시도했습니다. [……]

우리의 교육 현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교육의 대상이며, 그러므로 그들은 연령층이 매우 젊습니다. 즉, 감각은 발달해 있지만 관조의 능력은 준비가 덜 된 상태입니다. 다른 말로 해보자면, 감각적 지각은 개개인의 경험적 사실의 축적에 관계하기보다 개개인의 정서적 감각의 예민성에 더 관계합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을 직접 말해야 하는 진술은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 적은 젊은 그들에게는 보다 어려운 과제인 것입니다. 이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됩니다. 교육의 현장에서 보자면, 그러한 진술적 능력을 가진 사람은 묘사적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훨씬 적은 수에 불과합니다. 이런 교육 현장의 문제가 그런 특정한 문학적 경향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현대시작법』의 창작 교육 체계와 방법 또한 관계가 있을 터입니다. 이런 사실에 대하여 저는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습니다. 교육의 몫과 작가의 몫이 따로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대시작법』이 한국시의 취약성인 리얼리티의 강화에 어느 정도 충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 세대에서부터 젊은 세대에서까지 볼 수 있는 탓입니다.”

오규원/이광호 대담, 언어 탐구의 궤적에서(오규원 깊이 읽기, 문학과지성사, 2002)

 

일러두기

 

  • 이 책은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초판 1990, 개정판 1993)의 3판이다.
  • 1993년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아 본문의 새 판형과 디자인에 따른 면수(색인)의 변화를 제외하고 그대로 싣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각 글에서 사례 연구 및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개별 작품들 역시 발표 당시의 원형을 존중하여 그대로 옮겼다.
  •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는 현행 국립국어원 규정에 따르되, 띄어쓰기는 문학과지성사 자체 규정을 따랐다.
  • 본문에서 쓰인 기호는 다음과 같다. 단행본 책, 신문, 잡지명: 『』/ 개별 작품, 논문, 기사, 음악, 그림 제목: 「」/ 전집, 총서 등 시리즈명: 《》

 

[개정판 책머리에]

 

이 책은, 1990년 9월 초판이 발행된 이후, 지금까지 나의 상상을 훨씬 능가하는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호응의 밑바닥에는 시를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인다면, 다른 입문서(入門書)와는 달리, 시적 사고(詩的思考)와 시적 표현(詩的表現)을 이해 가능한 구조로 체계화하고, 그것을 사례 연구(事例硏究)를 통해 시와 시 창작의 이해에 도달하도록 노력한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후의에 힘입어, 이번에, 그 개정판을 낸다. 그러나 이 책의 체계나 주요 내용에는 수정을 가하지 않았다. 수정을 한 부분은 「시적 표현의 이해」 「대상과 인식 과정」 「시와 화자」에서 약간의 보완과 삭제, 그리고 책 전체에 걸쳐 몇몇 용어와 표현의 수정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초판에 없던 「초보자를 위해 덧붙이는 글」을 넣었다. 원래, 이 책은 대학의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전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재로 연구되고 또 출판되었으므로, 이 책의 서문(초판의 「책머리에」)도 가르치는 분들을 위한 안내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는 사실을 알고서, 이번 기회에 그분들을 위한 간단한 안내의 글을 따로 첨가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거듭, 이 책이 나오도록 도와준 분들과 읽어준 분들께 감사한다.

  1. 정월, 저자
목차

개정판 책머리에 9
초보자를 위해 덧붙이는 글 10
책머리에 13

1. 시적 표현의 이해
1. 시적 표현과 고정관념 23
2. 상투적 표현과 관습적 인식 26
3. 외화성 언어와 피상적 인식 30
4. 감정의 노출과 감정의 억제 33
5. 논리적 언어와 통상적 언어 35
6. 추상어와 보편어 38
7. 철학적 내용과 철학적 언어 40
8. 형식과 리듬 42

2. 대상과 인식 과정
1. 시적 대상과 심리적 거리 47
2. 국면과 관점 52
3. 관점과 미적 지각의 유형 55
4. 통합적 관점 66

3. 시적 묘사
1. 묘사의 특성 73
2. 설명적 묘사와 암시적 묘사 75
3. 주관적 묘사와 객관적 묘사 77
4. 묘사의 어울림 86
5. 묘사의 언어와 절제 90
6. 묘사 속의 설명 94
7. 묘사와 장식적 수사 98

4. 묘사의 구조와 시점
1. 서경적 구조와 시점 105
2. 심상적 구조와 시점 119
3. 서사적 구조와 시점 132
4. 시점의 가치 138

5. 시적 진술
1. 시적 진술과 설명 143
2. 진술의 특성 148
3. 진술의 종류 149
4. 넋두리와 독백적 진술 156
5. 피상적 주장과 권유적 진술 159
6. 자기중심적 사고와 해석적 진술 165
7. 진술과 묘사의 어울림 170

6. 시적 진술의 구조와 시점
1. 독백적 진술 176
회고적 시점 176 | 기원적 시점 186
2. 권유적 진술 194
관행적 시점 195 | 비관행적 시점 196
3. 해석적 진술 202
관조적 시점 203 | 풍자적 시점 209

7. 시와 화자
1. 시적 화자와 일반적 유형 231
2. 시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 235
3. 일상 속의 ‘나’와 구체적 경험 속의 ‘나’ 246
4. 가면의 화자와 어조 252
5. 불투명한 가면과 시적 화자 259
6. 숨은 화자와 시 속의 역할 269
7. 숨은 화자와 감각적 인식 272
8. 화자와 지각의 변화 282

8. 비유와 활용
1. 비유와 시적 언술 291
2. 비유의 종류 294
3. 의미의 비유 296
직유 296 | 은유 302 | 상징 314 | 활유 323 | 인유와 인용적 묘사 326
제유와 환유 337 | 풍유와 우화 342 | 성유 349 | 희언법 354
4. 말의 비유 359
도치 360 | 과장 365 | 대조와 모순어법 370 | 반복과 열거 376
반어와 역설 387 | 영탄과 돈호법 396 | 역언법 403 | 수사적 의문법 408
완곡어법 411

9. 시의 구조와 행•연
1. 시의 행과 연 417
2. 시의 형태와 행・연 419
3. 리듬과 행・연 425
외국 시와 우리 시의 정형률 42 | 자유시의 리듬 430
4. 이미지와 행・연 441
이미지의 개념 441 | 이미지의 강조와 행・연 445
이미지의 종류와 행・연 448 | 회화적 구성과 행・연 450
5. 의미와 행・연 457
의미와 양태 457 | 의미와 연의 기능 463 | 의미의 전형적 형태와 행・연 465
양행 걸침과 행・연 471 | 의미의 강조와 해체 475
일상적 표현 양식의 변용 480

10. 의도적 의미와 실제
1. 작품과 의미 489
작품 속의 세 가지 의미 489 | 전체적 불명확성과 의도 490
부분적인 불명확성과 의도 496 | 의도와 다른 세계 500
해석의 가능성과 표현의 방만성 502
2. 의도와 시작 과정 502
의도와 작품과의 거리 502 | 퇴고의 과정과 실제 506

색인 512

작가 소개

오규원

본명은 규옥(圭沃). 1941년 경남 밀양 삼랑진에서 출생하였고,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王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抒情詩』(1981)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1987) 『사랑의 감옥』(1991)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두두』(2008, 유고시집)과 『오규원 시 전집』(전2권, 2002) 등이 있다. 그리고 시선집 『한 잎의 여자』(1998), 시론집 『현실과 극기』(1976) 『언어와 삶』(1983) 『날이미지와 시』(2005) 등과 시 창작이론집 『현대시작법』(1990)이 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2007년 2월 2일에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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