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치유』―〈김치수 문학전집〉8권

김치수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6년 12월 30일 | ISBN 9788932027929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35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작가 안에서 세계를 발견하는 비평가,
작품 안에서 역사를 인식하는 비평가”

 

문학의 우정, 우정의 문학을 증명해온 문학평론가 김치수,
그와 함께 한국 문학의 미래를 탐문하는 일

 

계간 『문학과지성』을 창간하고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세우는 데 참여한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 김치수 선생(1940~2014)이 타계한 지 2년이 되었다. 문학과지성사는 임종 이후 〈김치수 문학전집〉 간행위원회를 결성해 그의 문학적 성과에 대해 논의하여 불문학 연구서와 번역서를 제외한 문학사회학과 구조주의, 누보로망 등을 바탕으로 한 문학이론서와 비평적 성찰의 평론집을 선별해 10권의 문학전집 간행을 진행하였다. 2016년 12월 30일, 〈김치수 문학전집〉 완간 소식을 통해 한국 문학과 한국 작가의 오랜 친구였던 ‘김치수’의 빛나는 흔적을 되새기려 한다. 착한 기업 오뚜기의 후원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 작업은 한 시대를 정리하는 일과 동시에 한국 문학의 미래를 탐문하는 일이 될 것이다.

여기 한 비평가가 있다. 김치수(1940~2014)는 문학 이론과 실제 비평, 외국 문학과 한국 문학 사이의 아름다운 소통을 이루어낸 비평가였다. 그는 ‘문학사회학’과 ‘구조주의’와 ‘누보로망’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한국 문학 텍스트의 깊이 속에서 공감의 비평을 일구어내었다. 김치수의 사유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입장의 조건과 맥락을 탐색하는 것이었으며, 비평이 타자의 정신과 삶을 이해하려는 대화적 움직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그의 문학적 여정은 텍스트의 숨은 욕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으로부터, 텍스트와 사회 구조의 대응을 읽어내고 당대의 문제에 개입하는 데 이르고 있다. 그의 비평은 ‘문학’과 ‘지성’의 상호 연관에 바탕 한 인문적 성찰을 통해 사회문화적 현실에 대한 비평적 실천을 도모한 4·19세대의 문학정신이 갖는 현재성을 증거 한다. 그는 권력의 폭력과 역사의 배반보다 더 깊고 끈질긴 문학의 힘을 믿었던 비평가였다.

이제 김치수의 비평을 우리가 다시 돌아보는 것은 한국 문학 평의 한 시대를 정리하는 작업이 아니라, 한국 문학의 미래를 탐문하는 일이다. 그가 남겨 놓은 글들을 다시 읽고 김치수 문학전집(전 10권)으로 묶고 펴내는 일을 시작하는 것은 내일의 한국 문학을 위한 우리의 가슴 벅찬 의무이다. _〈김치수 문학전집〉 간행위원회

4·19 50주년이 되는 해에 펴낸 평론집 『상처와 치유』는 김치수 선생의 마지막 평론집으로 남아 있다. “내 육체적 나이는 늙었지만, 내 정신의 나이는 언제나 1960년의 18세에 멈춰 있었다. 나는 거의 4·19 세대로서 사유하고 분석하고 해석한다. 내 나이는 1960년 이후로 한 살도 더 먹지 않았다”는 친구 김현의 20여 년이 지난 문장을 되새기며 김치수는 불의의 정부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경험과 그 이후 받게 된 민주주의 교육에 자긍심을 느낀다. 그 자긍심의 문장이 담긴 이 책은 우리에게 지극히 현재적이다. 좋은 작품을 읽으며 민족적 열등감의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좋지 않은 작품을 비판하는 부정적 비평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한국 문학의 형태와 정신적 지향을 찾고자 한 긍정적 비평을 추구해온 비평가는 은퇴 이후에도 옆에 쌓인 시와 소설을 보며 행복해했다. 문학의 통한 ‘상처와 치유’의 길고 긴 여정을 읽으며 새로운 폭력과 대립을 뛰어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그가 한국 문학에 남기는 유언으로 읽힐 수 있으리라.”

 

『상처와 치유』는 김치수 선생이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평론집으로 대학에서 정년 퇴임 무렵부터 4~5년 동안의 열정적 독서와 문학에 대한 사색의 궤적을 담고 있다. 이 책 속에서 저자는 새롭게 발표되는 작품들을 깊은 관심으로 주시하고 그 맥락적 의미를 드러내면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비평가의 면모를 보일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온몸으로 관통해온 지난 반세기의 한국 문학사와 현대사를 반추하고, 거기에서 한국 문학, 더 나아가 문학의 보편적 의미를 끌어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상처와 치유』는 김치수 비평의 총결산이자 그가 한국 문학에 남기는 유언으로 읽힐 수 있으리라. 그 유언은 바로 책의 제목 속에 집약되어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은 모든 폭력에 대한 비폭력적 저항이다. 바로 그렇기에 문학은 폭력이 낳은 대립을 뛰어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폭력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 속에서 한국 문학은 이를 증명해왔고, 그러한 문학의 가치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김치수 선생이 마지막 비평집을 통해 우리에게 보낸 이 전갈은 오래도록 커다란 울림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_김태환(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김치수

1940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불문과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소설의 구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입선으로 등단, 『산문시대』와 『68문학』『문학과지성』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1979년부터 20062월 정년퇴임시까지 이화여자대학교 불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명예 교수로 재직하였고, 201410월 작고하였다.

저서로는 『문학의 목소리』 『삶의 허상과 소설의 진실』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 『문학과 비평의 구조』 『박경리와 이청준』『문학사회학을 위하여』 『한국소설의 공간』 『현대 한국소설의 이론』 등의 평론집과, 『누보 로망 연구』 『표현인문학』 『현대 기호학의 발전』 등의 학술서가 있다. 역서로는 르네 지라르의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마르트 로베르의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 알랭 로브그리예의 『누보로망을 위하여』, 미셸 뷔토르의 『새로운 소설을 찾아서』 등이 있다.생전에 현대문학상(1983, 평론 부문)과 팔봉비평문학상(1992), 올해의 예술상(2006, 평론 부문)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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