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66년
좌우 이념의 대립 그리고 전쟁의 삶 속에서
오직 ‘소설’을 선택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생애를 읽다
‘1945~1959’ 해방 후 15년,
김동리․김동인에서 황순원․박경리까지 110여 명의 작가 2천2백여 작품 발표
2012년 자신의 가장 오랜 연구가 담긴 『한국 현대소설사』1․2권을 펴낸 조남현 교수가 2013년 퇴임 후 3년 만에 후속 연구 『한국 현대소설사』3권을 펴냈다. 1890~1930년과 1930~1945년대의 소설을 다루었던 앞선 1․2권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해방과 정부 수립, 한국전쟁을 치러낸 15년(1945~1959년) 사이의 작품들에 집중했다. 시대 순으로 작품을 나열하고 그 내용을 요약하는 서술 방식을 이어 나가면서 시대 인식과 사상 그리고 역사적 상황 별로 작품이 나뉘고 모이는 가운데 역사적 격동기의 현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1945년 8월 15일에서 1959년 12월까지의 발표작을 3권의 대상으로 잡았다. 단순한 숫자 개념으로만 보면 2천2백 편 정도가 발표되었던 15년은 짧은 기간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시기에 해방, 좌우투쟁, 대한민국 정부 수립, 한국전쟁, 복구 등과 같은 역사적 대사건들이 줄지어 발생했던 만큼 이때의 15년은 다른 때의 수십 년 이상에 못지않은 의미와 무게를 지니게 된다. 이런 역사적 대사건들은 동시대 작가들에게 많은 소재를 제공하면서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명작이나 대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신적‧물질적 여건의 조성에는 장애가 되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시기의 작가들은 온몸으로 건국대열에 뛰어들어야 했고, 좌나 우를 선택해야 했고, 전쟁과 맞서 싸워야 했다. 그리고 그 역사적 대사건들의 안팎에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또 불안감을 잊기 위해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 _「머리말」
이념 투쟁과 전쟁이라는 역사적 대사건이 맞물린 시/공간
‘소설’을 쓸 수밖에 없던 작가들의 기록
소설이 인간상과 시대상을 내포한다는 필연성 안에서 본다면 1950년 전후는 정신적․물질적으로 가장 창작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시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이때 집중적으로 작가와 작품이 쏟아져 나온 것은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시기’였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시대 순으로 나열되는 작가와 작품, 작품론을 축으로 소설사에서 들어봄직한 이름들을 만나며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김남천, 이무영, 염상섭, 김동리 등 대표작과 함께 기억되어온 이 이름들 사이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들은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까. 좌편향, 우편향 그리고 좌우합작론이라는 사전적 기록과 더불어 『한국 현대소설사』 3권에서는 <해방기와 건국 전후의 소설>과 <한국전쟁과 한국 소설의 안팎>이라는 두 갈래로 그 시에게 활동한 작가 110여 명과 작품 2천2백여 편을 두루 살피며 작가들의 사상과 작품을 새롭게 읽는다. 저자의 유년기와 겹치는 이 뼈아프고 곡진한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 사상과 현실이 충돌하면서 벌인 격동의 시공간은 쉽게 갈무리될 수 없고 낱낱으로 만나는 작품 속에서 해석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깊숙이 가려져 있다 저자의 오랜 노력으로 찾아낸 작품들의 면면을 확인하는 일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이러다 전쟁 나는 거 아녀?” 같은 소설 속 한마디에 담긴 시대감각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부분을 통해 전체적 시대를 짐작해보는 이러한 작업은 한국 소설 미시사 연구의 가장 중요한 기록이 될 것이다.
머리말
제7장 해방기와 건국 전후의 소설
1. 총론
(1) 한국사 연표
(2) 창작 활동 개관
(3) 작가들의 이념 활동상
2. 해방 정국과 소설의 적극적 대응(1945~46)
(1) 비판적 리얼리스트들의 재기
(2) 김남천의 『1945년 8・15』, 좌익 선전과 우익 비판
(3) 노동자소설과 좌익이념소설의 주류 지향(「인경아 울어라」 「해방 전후」)
(4) 일제 비판과 자기반성의 서사
(5) 허준의 『잔등』과 제3자적 시각
(6) 주체적 시각의 구현(「역로」 「윤회설」 「지연기」)
(7) 전성작가 안회남의 연작소설
(8) 종교갈등소설과 이념투쟁소설(『동맥』 『삼년』)
3. 좌우 대립과 타협 모색의 기록(1947)
(1) 좌우세력의 투쟁기(「폭풍의 역사」 「좀」)
(2) 양비론과 통합론의 소리(「임풍전씨의 일기」 「雨愁」)
(3) 해방 직후 세태와 사회 풍경
4. 정부 수립 전후의 소설(1948~50)
(1) 염상섭의 『효풍』과 좌우합작론자의 좌절
(2) 과거반성서사, 현실과 당위성의 거리(『민족의 죄인』 「김덕수」)
(3) 월남 모티프의 현실 반영성과 예시성(「낙조」 「재회」)
(4) 정치소설과 역사소설의 교훈(「속・습작실에서」 「도야지」)
(5) 김동리의 『해방』, 우익승리담과 좌파포용론
(6) 좌익적 시각의 타자화(「大雪」 「형제」 「산정삽화」)
(7) 약자에 대한 연민과 친일파 비판
(8) 우익적 시각의 중심화
제8장 한국전쟁과 한국 소설의 안팎
1. 총론
(1) 한국사 연표
(2) 창작 활동 개관
(3) 작가들의 종군 활동상
2. 전시제작소설(1950~53)의 다양성과 다의성
(1) 서울 수복 전후의 소묘(「해방의 아침」)
(2) 염상섭의 『난류』・『취우』・『지평선』 연작의 높낮이
(3) 종군작가 소설의 넓이와 깊이(「빨치산」)
(4) 전쟁 원인의 비극소설의 심연(「1952년의 표정」)
(5) 군인소설의 존재와 가치(「용초도근해」)
(6) 전후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사선기」 「O형의 인간」)
3. 전쟁 통찰과 인식론적 변화(1954~55)
(1)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 각성과 참여에의 변신
(2) 전쟁의 상처의 뿌리 찾기(「榮轉」)
(3) 고백과 인욕의 기록(「탄금의 서」 연작소설)
(4) 전쟁 원인론에 대한 탐구(「고독자」 「균열」)
(5) 김동리의 전장소설과 후방소설(「흥남철수」 「실존무」)
(6) 극한 상황과 실존의 몸부림(「미해결의 장」 「정적일순」 「요한시집」)
4. 전후소설의 모험과 성취(1956~57)
(1) 곽학송의 『자유의 궤도』와 부역자 모티프
(2) 전쟁의 의미공간의 재발견(「고가」 「낙조전」 「산」)
(3) 윤리적 상상력을 통한 전쟁악의 투시(「비바리」 「증인」 「작은 반역자」 「암사지도」)
(4) 반공소설의 새 모델(『월남전후』)
(5) 전쟁의 트라우마의 양각화
(6) 여성의 전락과 타락의 서사(「해방촌 가는 길」)
(7) 전쟁의 원경화와 한국인의 정체성 찾기
5. 역사 기록의 정신과 현식 극복 의지의 교차(1958~59)
(1) 청년세대의 절망과 희망(「서정가」 「벽지」)
(2) 현실비판과 작가정신의 확충
(3) 역사 허무주의 넘어서기(「잉여인간」 「오리와 계급장」 「역성서설」)
(4) 박경리의 『표류도』와 지식사회의 풍경화
(5) 항일과 반공의 기억의 유입(『낙서족』 『깃발 없는 기수』)
(6) 가족파괴담, 전후소설의 요체(「옛날의 금잔디」 「同風」 「오발탄」)
(7) 새로운 삶에의 바람과 도전(「탈각」)
부록1_ 작가별 작품 연보
부록2_ 반복 모티프별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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