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혜순, 『날개 환상통』 영문판 Phantom Pain Wings(The New Directions, 2023)으로 해외에서 큰 주목

 

올해 5월 『날개 환상통』 영문판(Phantom Pain Wings)을 펴낸 시인 김혜순이 2023 베를린 시 페스티벌에서 ‘혀 없는 모국어’라는 제목으로 연설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의 정치‧경제‧문화 주간지 『프라이타크der Freitag』에 따르면, 올해 6월 베를린에서 열린 제24회 베를린 시 페스티벌에 ‘올해의 연사’로 무대에 선 김혜순은 이번 축제의 주제인 ‘No One is an Island’에 화답하며 자신의 글 「혀 없는 모국어」를 읽었습니다. 현장에 함께했던 창작가와 언론들은 “시에 대한 김혜순의 연설만큼 시의 웅장함, 위대함을 잘 전달하는 것이 있는가. 파울 첼란과 고트프리트 벤의 수상 연설을 떠올리게 하는 벅찬 감동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올해 9월 뉴욕과 보스턴 순회 강연과 낭독 모임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2023 T. 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로 선정된 김혜순은 하버드대학교 우드베리 시 룸(Woodberry Poetry Room)에서 연설합니다.
『날개 환상통』(2019)은 김혜순의 열세번째 시집으로, 그의 ‘죽음 3부작’ 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과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의 사이에 놓이는 책입니다.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하는 『날개 환상통』은 2023년 5월 2일,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문학, 학술 분야의 책을 출간하고 있는 미국의 출판사 뉴디렉션에서 영문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날개 환상통』 영문판의 번역은 시인과 오랜 시간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번역가 최돈미가 맡았습니다. 최돈미는 앞서 『죽음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Death)』을 번역해(뉴디렉션, 2018) 김 시인과 함께 2019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예술과 정치의 교차에 주목하는 비영리 웹진 〈게르니카Guernica〉는 김혜순을 한국의 뛰어난 페미니스트 시인으로 소개하며, 정새벽 번역가가 번역한 시인의 시산문집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문학동네, 2022)와 함께 『날개 환상통』에 수록된 시 「불안의 인물화」를 실었습니다. 〈게르니카〉는 2012년 김혜순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를 “강력한 이미지, 언어, 실험으로 대표되는 오늘날 한국의 가장 중요한 시인”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2023년 7월 14일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The New Yorker』는 김혜순이 점하고 있는 위치를 한층 더 자세하게 다뤘습니다. 『뉴요커』는 김혜순이 “한국에 있는, 또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는 시인과 예술가를 위해 언어와 글쓰기에 대한 접근법을 구축했다”며, 40년이 넘는 오랜 시력에도 불구하고 주제와 양식의 단절이 없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김혜순에게 시는 ‘춤추는 것’ ‘이름 없는 동물이 되는 것’ ‘그로테스크의 강을 건너는 것’ ‘언어의 영역에서 혁명하는 것’, 그리고 ‘동사’ 그 자체라고 덧붙인 뒤, 굉장히 한국적이면서도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그의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팬층이 생겨났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김혜순의 시작 활동 전반을 톺으면서 언어적 실험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한 시집 『당신의 첫』(2008), 동물‧인간‧비인간의 문제에 골몰한 『불쌍한 사랑 기계』(1997) 『슬픔치약 거울크림』(2011) 『피어라 돼지』(2016) 등을 짚은 뒤, 본격적으로 “‘새’와 ‘동사’로 가득한” 『날개 환상통』을 소개합니다. “아빠, 네가 죽은 방에서 나는 새가 된다”(「새의 일지」)라는 구절을 구체적으로 인용하면서, 시인이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행위를 통해 제도와 권위의 대한 반항을 드러내고 있음을 조명합니다.
번역가 최돈미는 “이 책은 번역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번역 과정에서 큰 슬픔을 느끼도록 했다”며, 특히 “’3부 작별의 공동체’에서 슬픔의 근원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는 한국전쟁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혜순과 세세히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던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영문판이 단순한 번역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하고 새로운 것임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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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타크』
https://bit.ly/3pVdqTW

■ 〈게르니카〉
https://bit.ly/44zh4lE

■ 『뉴요커』
https://bit.ly/44QAFNO

김혜순 지음
카테고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 출간일 2019년 3월 31일
사양 변형판 128x205 · 312쪽 | 가격 9,000원 | ISBN 9788932035307

김혜순 시인

1979년 『문학과지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또 다른 별에서』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 『어느 별의 지옥』 『우리들의 陰畵』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불쌍한 사랑 기계』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한 잔의 붉은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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