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로운 문학적 글쓰기를 시도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이미지 출처: 문화잡지 쿨투라(http://www.cultura.co.kr)

’문지‘는 전통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친근한 전위의 이름으로 자리매김해야

강유정_ 문학평론가 이광호, 문예창작학과 교수 출신 이광호가 대표인 문학과지성사는 지금까지의 문학과지성사와 다를 듯 싶습니다.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나 특별히 준비 중인 기획이 따로 있을까요?

이광호_ 문학과지성사는 좋은 전통과 작가들을 가진 출판사이지만 시대의 변화된 요구에 대응해야만 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해야 하고 원고를 기다리지 않고 기획해야만 했어요. ’문지‘를 전통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친근한 전위의 이름으로 자리매김해야 했습니다. 제가 일하면서 6개가 넘는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했는데, 올해는 연초에 새로운 스타일의 인문 시리즈 「채석장 그라운드」를 선보였고, 반년간 앤솔로지 「SF 보다」를 곧 론칭할 예정입니다. 문학-인문의 핵심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문지의 출판 스펙트럼은 더 유연해지고 기민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출간한 인문 에세이 『장소의 연인들』은
장소의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 있는 글쓰기

강유정_ 최근 출간한 인문 에세이 『장소의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제목에 대해 궁금한데, ‘연인들의 장소’가 아니라 ‘장소의 연인들’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광호_ ‘연인들의 장소’가 더 익숙한 개념이긴 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연인들이 가면 좋은 장소’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 것 같아요. 연인들에게 어울릴 법한 장소가 이미 존재한다는 생각보다는, 연인들의 사소한 사건들이 미지의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인들의 시간이 장소에 대한 일반적인 감각을 바꾸어 놓는 것에 더 흥미를 느껴서 개념을 한 번 뒤집어 보았어요. 이 책은 제가 작업해온 ‘익명의 에세이’의 연장에서 장소의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 있는 글쓰기입니다. 문학 제도의 장치들과 경계들을 넘는 글쓰기는 제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작업입니다.

강유정_ 대표님의 글 안에서 보면 장소가 숨기고 있는 다양한 아우라, 기억으로 완성되는 의미 등이 있는데, 연애와 결혼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있어서 장소, 공간이 지나치게 세속적으로 여겨지는 듯싶기도 해요. 그래서 시작을 못 하는 듯도 싶고 혹시 그런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이광호_ 세속적인 측면에서의 연인들의 장소는 부동산 문제 같은 것이 되겠지만, 저는 소유와 생활 공간으로서의 장소가 아닌, 사랑이라는 사건이 벌어지는 곳으로서의 도래할 장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장소에서 발생하는 사건이고 연인들의 장소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측면에서 ‘아토포스’적인 장소일 테니까요. 소유할 장소가 없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겠지만, 연인들의 시간이 만들어낼 미지의 장소를 둘러싼 감각의 모험을 포기하지 않기 바랍니다.

 

《쿨투라》 2023년 5월호(통권 107호)/강유정(문학·영화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 인터뷰 전문 보기 : https://bit.ly/41H7ZFf

이광호 지음
카테고리 채석장 그라운드,인문 | 출간일 2023년 1월 3일
사양 변형판 128x187 · 178쪽 | 가격 14,000원 | ISBN 9788932041148

2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