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페터 형님의 질문

글쓴이: 최인석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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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압권은 1권이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작가 또는 화자가 이끄는 대로 페르가몬 박물관의 조각 작품 속의 헤라클레스를, 스파르타쿠스단 봉기와 그 패배를, 이어 스페인 내전과 그 복잡한 와중을, 그 고통스러운 실패를 따라가다 보면 차츰 독자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 이야기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요 부하린 숙청에 이르게 될 것이며, 이쯤 되면 누구나 작가의 생각의 실마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2권과 3권을 읽는 것은 훨씬 쉬워지고 재미도 더 깊어질 것이다.

실상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1권에 이미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처럼 1권은 스파르타쿠스단 봉기에 대한, 스페인 내전에 대한, 그 실패에 대한 정성 들인 분석이다. 얼마 전 국내에 출판되어 많은 화제가 되었던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에 이어 스페인 내전이 어찌하여 그런 참혹한 패배에 이르렀는지를 작가와 더불어, 그 참전자들과 더불어 짐작이라도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가 은근히 암시하는 대로 그것은 또한 유럽의 사회주의 ․ 공산주의 운동이 나중에 맞아야만 했던 운명의 전조이기도 했다.

 

『저항의 미학』은 박물관에서 시작되어 처형장에서 끝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끝은 실제로 감옥, 처형장이다. 무수한 사람들이 갖가지 방식으로 처형당한다. 전 유럽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지 몇 년, 독일 파시스트는 패전이 임박하자 투옥했던 정치범들을 끌어내어 처형하기 시작한다. 소설의 끝부분에 이르면 독자는 죽었다, 죽었다, 죽었다는 문장과 무수히 마주쳐야 한다. 수많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이상주의자, 정치범 들이 처형당한다.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고 교수대에서 목뼈가 부러지고, 총살 분대 앞에서 총알을 맞고 쓰러진다. 그것이 수십 페이지에 걸쳐 이어진다. 작가는 “각자 온전한 전기 한 권씩이 어울릴 만한 사람들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3권 347쪽) 하고 쓰지만, 어찌 하랴. 우리는 그들 대부분이 “죽었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다.

페터 바이스가 이 처형장의 풍경을 소설의 끝에 이르러 이다지 길게 서술하고 있는 것은 의식적인 강조가 분명하다. 그가 죽었다, 하고 쓸 때마다 그의 질문이, 준열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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