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함윤이

함윤이 「강가/Ganga」(『Axt』 2022년 3/4월호)

선정의 말

“나는 남자를 사러 이곳에 왔다”라고 고백하는 여성 인물이 등장하는 함윤이의 「강가/Ganga」는 매력적인 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히 모호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모호성은 낯선 도시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의 의도와 행위의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도시에서 ‘강가’ 또는 ‘Ganga’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나는 “강과 땅 모두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존재, 거꾸로 말해 그 어느 곳에도 온전하게 속하기를 원하지 않는, 일종의 실존적 이방인으로서의 심리적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때로 죽음충동의 경계를 넘보기도 하는 ‘나’의 이러한 고독하고도 강렬한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역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여공 시절 동료였던 외국인 노동자 ‘쿠쿠’와 ‘자자’를 내가 배반했다는 것, 그로 인한 죄책감으로부터 내가 아직까지도 해방되지 못했다는 것, 아니 그 죄의식이 ‘나’의 정처 없는 배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내가 겪은 한국에서의 사연을 추측하고 주인공의 심리적 배경을 짐작하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관건은 모든 사실들이 불분명하게 후경화된 상태에서도, 작가가 형상화하고 있는 모호하고도 미스터리한 소설적 공간이 그 자체로 어떤 소설적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맥락에서 독자가 저자의 낯설고 독특한, 일종의 번역 투에 가까운 문체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정확하고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외국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함윤이의 이국적이면서 감각적인 문체는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이 지니고 있는 무국적적 모호성을 체현하고 있는 형식적 요소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함윤이의 「강가/Ganga」는 특별한 사건이나 스토리의 주제 의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소설의 분위기 전체를 장악하는 문체적 역량을 갖춘, 보기 드문 스타일리스트의 등장을 예감하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_강동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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