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박상영

「재희」 (『자음과모음』 2018년 가을호)

선정의 말

박상영, 「재희」

작중 주인공은 소설가가 된다. 그가 등단할 때 심사를 맡았던 한 원로 소설가의 심사평은 이랬다. “옐로저널리즘적 취향이 우려된다.”
그러나 나로서는 젊은 작가 박상영의 옐로저널리즘적 취향이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 실은 조금 더 상스러워지라고 권장하고 싶을 지경이다.
정조 관념이 “희박하다 못해 아예 없는 편이며 그런 방면에서는 각자의 세계에서 좀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남녀의 방탕한 동거 이야기를, 인류가 발명한 가장 숭고한 감정, 그러니까 이른바 ‘사랑’(어떤 정념을 이렇게 명명할 때는 항상 최선을 다해 신중해야 한다. 아주 세속적인 말이 되거나 내포라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기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의 위치 혹은 처소에 관한 육중한 탐색담으로 만들어놓는 그의 재능을 높이 사서 하는 말이다. 두 남녀라고 했지만 남자는 게이다. 따라서 둘은 한 번도 성적인 관계로 묶여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동거녀 재희의 결혼식에 다녀와서 그가 느낀 빈자리의 크기는 (조심을 다해 말해) ‘사랑’의 크기다. 그는 아마도 다시 정조 관념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바로 그 빈자리가 사랑의 처소이고 위치이다. 이 사랑은 참 이상해서 이성애적인 것도 동성애적인 것도 양성애적인 것도 아니다.
차라리 유행하는 어법을 빌려 ‘다만 기쁨 쪽으로 우리를 정동하는 관계’라고 말할 밖에…… 이성애도 동성애도 양성애도, 그렇다고 (통속적인 어법의) 사랑도 우정도 아닌 어딘가에서 (대문자) ‘사랑’이 발생한다. 좀 놀라운 광경인데, 그런 이유로 박상영의 옐로저널리즘적 소설 쓰기는 권장할 만해 보인다. _김형중(문학평론가)

관련 작가

박상영 소설가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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