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삶을 향하여

정현종 산문집

정현종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5년 4월 20일 | ISBN 9788932027500

사양 변형판 128x205 · 273쪽 | 가격 13,000원

분야 산문

책소개

 오로지 언어와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온 시인의 삶

늘 새롭게 태어나는, 창조적 위반을 품은 말을 향한 고집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맞아 시집과 더불어 산문집 『두터운 삶을 향하여』를 상자했다. 『생명의 황홀』(세계사, 1989) 이후 26년 만에 묶은 산문집으로, 1987년부터 최근까지 시인이 쓴 삶과 시, 번역, 생태, 동료 문인 등에 대한 에세이, 강연록, 발표문 등이 담겼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39편의 글이 실렸다.

산문집의 첫머리를 여는 Ⅰ장은 시인이 2005년 여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대산문화』에 연재한 글로 구성되었다. 시인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고요함을 지향하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표제글이 된 「두터운 삶을 향하여」에서 정현종은 ‘두터운 삶’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리고 있다.

 

두텁기로 말하면 자연이 제일이고, 신화도 자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어서 우리는 그것을 통해 삶과 세계의 두터움을 발견하고 기약할 수 있는 것이겠다. 그리하여 우리의 정신과 삶을 두텁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신화나 신화의 ‘문명화된’ 변종인 문학 그리고 다른 예술들에서 확인하는 능력인 상상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pp. 41~42)

 

시인은 오늘날 “종교적 광신이나 정치적 몽매 또는 인종적 편견에 의해서 자행되는 암담한 파괴와 불행”을 개탄하며 이것이 “상상력의 불모 상태를 나타낸다”(p. 47)고 지적한다. 또한 정현종은 이런 상황 속에서 “무뎌진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고 타성적이고 자동화된 의식에 충격을 주어 사물에 대한 느낌을 예민하게 하고 세계의 새로움에 놀라게 하면서 감정의 진정성과 인식의 경이를 경험하게”(p. 51) 하는 시의 기능을 강조하며, 문학에 대한 의지와 입장을 확고히 한다.

 

Ⅱ장은 시인에게 영향을 미친 국내외 문인들에 대한 일화와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경험한 내용 등을 다룬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그 시절의 삽화」에서는 우울했던 유신 시절 정치적 상황 아래 씌어진 초기시들과 관련된 기억들을 풀어내며 오시프 만델스탐Osip Mandel’shtam이 시인을 ‘공기 훔치는 사람stealer of the air’라고 표현한 대목을 언급하여 시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현종 시인 나름의 대답을 제시한다.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숨, 숨결, 생명이 강조되는 이유, 생명과 해방의 중요성과 시인의 책무에 대해 말한다. 정현종은 “시인이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날 때까지 하는 일은 삶을 고양시키는 일”임을 상기시키며 무한히 샘솟는 생기의 원천인 어린 시절과 이후의 다양한 경험들을 찬찬히 풀어내 보여주기도 한다.

 

Ⅲ장은 2006년 11월부터 2007년 2월까지 『동아일보』 <정현종 시인의 그림 읽기 코너>에 연재된 에세이로 구성되었다. 주제가 된 삽화는 생략되었으나, 융합적이고 동화적인 상상력을 가진 시인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Ⅳ장은 2003년 12월부터 2004년 3월 사이에 김소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글 3편과 시인의 강연록, 발표문 등이 담겼다. 그리고 마지막 Ⅴ장은 김소월, 함석헌, 윤동주, 김현, 기형도 등 문인들에 대한 작품론과 인간적인 단상들을 소묘한 내용이 묶였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써온 정현종의 산문을 통해 독자들은 그가 어떤 시인이고 그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낼 수 있다. 존재와 세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도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놓지 않는 시인, 정현종. 그의 삶은 오로지 시와 문학에 골몰해 불타온 여정이었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그에게 문학은 “우리의 삶을 맹목성에서부터 건져 올리고, 의미 있는 쪽으로 격상하며,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이다. “세상에서 처음 들어보는 생생하고 사려 깊은 언어”, 시(詩)의 시초(始初)를 발굴하기 위한 애타는 갈망을 가진 시인 정현종에게 언어의 첫 발성은 “새로운 세상의 창조”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뒤표지 글>

문학은 맹목성이 낳은 결과, 현실, 상황에 대한 성찰이다. 사회적 맹목성에 대해서는 불가불 비판적인 시선이 움직일 것이고 생물학적 맹목성에 대해서는 연민과 사랑의 마음이 움직일 터다. 그 어느 경우이거나 문학은 다른 예술들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맹목성에서부터 건져 올리고, 의미 있는 쪽으로 격상하며,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이다. 그리고 문학 언어가 이 소음의 소용돌이에 소음을 하나 더 보태는 일이 되지 않으려면, 쓰는 사람이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만사와 만물의 모습과 움직임이 잘 비치도록 하고, 상상력—꿈의 경계 없는 움직임과 자유로운 생성력에 따라 세상에서 처음 들어보는 생생하고 사려 깊은 언어가 발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언어의 첫 발성은 다름 아닌 새로운 세상의 창조다._본문에서

목차

<차례>

Ⅰ장
마음의 자연 | 마음의 빛 | 두터운 삶을 향하여 | ‘잘 듣기’에 대하여

Ⅱ장
한 자연인(自由人)과의 만남 | 애틋한 마음 | 소음과 고요한 마음 | 그 시절의 삽화 | 페테르부르크 인상 | 인디언 마을에서 | 숨결 | 나는 나 바깥에서 왔다 | 문학적 공동체

Ⅲ장
구름을 살려내기 위하여 | 정적과 외로움 그리고 침묵 | 숨결과 속삭임 | 꽃피는 시간 | 모차르트, 인류의 지복 | 새벽 기운 빵빵하게 | ‘제정신’을 찾아서 | 세상의 모든 시작 | 그림자의 향기 | 어조의 빛과 그늘 | 순한 사람 그리워 | 그리움이라는 황금 열쇠

Ⅳ장
시, 어린 시절, 대문자 ‘열림’ | 탄생하라고 빛을 가지고 | 평온한 풍경 | 시, 마음을 보살피는 일 | 시, 꿈의 생산성을 향하여

Ⅴ장
님과 벗과 꽃과 술 | 하늘 땅의 바른 숨 | 시인다운 선택, 의미의 공명 | 자연·신명·에로스 | 마음의 우물 | 좀더 높은 수준의 절박함 | 전사, 영매, 광대 | 이 사람을 보라 | 견디기 어려운 삶

작가 소개

정현종 지음

정현종은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3살 때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까지 경기도 화전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는데, 이때의 자연과의 친숙함이 그의 시의 모태를 이룬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신태양사·동서춘추·서울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였다. 그 후 1974년 마국 아이오와 대학 국제 창작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며, 돌아와서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등장한 그는 지금까지 쉼 없는 창작열과 자신의 시 세계를 갱신하는 열정으로 살아 있는 언어,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열어 보여왔다. 첫 시집 『사물의 꿈』을 출간한 이래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견딜 수 없네』 『광휘의 속삭임』 등의 시집과, 『고통의 축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등의 시선집을 펴냈다. 또한 시론과 산문을 모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해외 문학 작품집을 번역했다. 그리고 2015년 4월, 등단 50주년을 맞은 시인은 그의 열번째 시집인 『그림자에 불타다』와 산문집 『두터운 삶을 향하여』를 상자했다.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경암학술상(예술 부문), 파블로 네루다 메달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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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7 =

  1. 밍지
    2017.03.15 오후 1:44

    p.103 에 오타가 있네요
    1910년이 아니라 2010년인듯 합니다(태풍 곤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