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집(양장)

이청준 전집 23

이청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5년 3월 13일 | ISBN 9788932021430

사양 양장 · 변형판 138x212 · 370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간절한 그리움에서 비롯된
언어와 예술의 궁극 그리고 이상향을 향한 의지

“한 폭의 그림 앞에서 우리가 아름다움과 더불어 위로와 자유를 느끼는 이유는
우리 현실의 삶과 아픔을 그 작가가 앞서서 혹은 대신해 앓아준 때문이다.”
―이청준

이청준 전집 23권 『날개의 집』(문학과지성사, 2015)은 21권 『키 작은 자유인』(2014)에 이어 작가가 1991년부터 1998년 여름에 걸쳐 발표한 중단편소설과 콩트 15편을 싣고 있다. 유난히 추억을 현재에 불러오는 회고담이 많은 이 작품집은 그리움에 기원한 잃어버린 얼굴과 목소리를 찾는 인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청준은 바로 그 그리움에 기원한 추모와 회고가 단지 “과거로의 차이 없는 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목소리를 찾는 미래로의 탐색 여정”이 될 수 있음을 곳곳에서 입증하고 있다.

 

아픔 앓기와 예술을 통한 구원
그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집짓기
중단편집 『날개의 집』에는 삶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인물들의 외로움과 피곤(「세월의 덫」, 「내가 네 사촌이냐」), 고향(어머니-자연)이란 터전을 등지고 도회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의 불행한 초상(「집터」, 「목수의 집」), 초혼과 추모로써 타인을 부활시키고 그를 통해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찾으려는 자서전적 글쓰기(「아우 쌍둥이 철만 씨」, 「작호기」), 그리고 타인과의 불화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과도 불화하며 허우적대는 인물들의 자아망실 혹은 자아분열을 그린 작품들이(「가해자 의식」) 대거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선대의 가르침 혹은 제도적 관습과 서로 공존하거나 길항하며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진정한 예술의 길에 닿으려는 장인의 세계와 그것이 담보하는 찬란한 빛과 희열 외에 때로는 평생을 지배하는 사슬처럼 다가오는 경우(「세월의 덫」, 「돌아온 풍금 소리」, 「내가 네 사촌이냐」), 그리고 참다운 모든 예술은 ‘사실’의 서늘한 드러냄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진실’의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작가적 신념이 투영된 작품들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일례로 표제작 「날개의 집」(1997, 제1회 21세기문학상 수상작)은‘소설을 쓰는 일은 작가가 지난날의 제 삶과 아픔을 소설을 통해 한 번 더 살아내는 일’이란 주제를 담고 있다. 이청준은 “두 번 사는 소설의 삶”이란 표현과 함께 “오랫동안 소설의 불변의 규범으로 신봉돼온 리얼리즘의 으뜸가는 덕목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삶의 경험의 공유에 있음이 분명하고, 그 경험이나 체험을 같이한다 함은 무엇보다 그 아픔을 같이함, 우리 삶의 질곡을 함께 앓음에 다름 아닐 것이다”라는 소감을 글로 쓰기도 했다. ‘아픔 앓기와 예술을 통한 구원’은 작가의 유명한 ‘남도 사람’ 연작들에서도 꾸준히 다루어져온 익숙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한 작품들 속에서 독자들은, 늙어가는 육신과 잃어가는 정신의 건강과 활력으로 한없이 서글퍼지면서도(「기억 여행」, 「도시에서 온 신부」), 세월의 흐름과 무게를 감당하는 일과 시간을 새롭게 거듭나는 일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섬세하게 감지해내는(「흉터」, 「선생님의 밥그릇」, 「돌아온 풍금 소리」) 이청준 문학의 미덕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더불어 개인 대 개인, 집단 대 집단에서 화해와 용서의 길을 찾고자 할 때 중요한 것은 실현의 속도나 당위성이 아니라, 윤리와 태도, 다시 말해 관념의 설계도 안에서만 존재하는 이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체험과 공명하는 윤리와 지혜의 내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어야 함을(「가해자 의식」) 소설로 증명하는 이청준 문학의 경지를 함께 깨우친다.

“1990년대에 발표한 이청준의 콩트와 중단편소설 들은 노년의 풍경 속에서 추억과 회고를 다루거나, 예술가와 장인적 삶을 그리고 있어 당대의 시대적 맥락과는 다소 절연된 것으로 오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런 오해와 다르게, 이 소설집에 실린 여러 작품들은 지난 시대의 갈등을 풀어내기 위한 화해와 용서를 진지하게 고뇌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 이청준의 소설들은 사적인 일상 속에, 혹은 가족 내부의 대립 속에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되는 갈등을 축약해두었다. 그것은 물론 에둘러가는 우회의 서사 전략이다. 하지만 한편, 그것은 공동체의 운명과 개인의 행복이 서로 무관하다는 의식이 팽배해져가는 시대적 상황에서, 미시적 일상의 흐름 속에서 역사적 문제를 환기시키는 서사 전략, 곧 현실에 근거한 서사 전략이다.”
― 노대원(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씻김의 노래와 앓음의 그림」에서

 


 

■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소개

인간의 진실과 운명을 향한 도저한 사유, 그 쉼 없는 열정
소설가 이청준이 일궈놓은 40년 문학의 총체 <이청준 전집>

지난 2008년 7월에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 선생의 문학을 보전하고 재조명하고자 문학과지성사는 새로운 구성과 장정으로 <이청준 전집>을 발간해오고 있다. 『당신들의 천국』 『서편제』 『눈길』 등 우리 시대의 한(恨)과 아픔을 사랑과 화해로 승화시키는 데 평생을 바쳐 고뇌한 작가 이청준. 그는 소설가로서 투철한 작가 의식, 지성인으로서 인격, 생활인으로서 겸손함, 남을 위한 배려 정신과 자신에 대한 엄격성 등 삶의 여러 본보기들을 소리 없이 실천하며 우리 곁에 머물다 간, 명실공히 한국 소설 문학사의 큰 표징이다.

말과 말의 질서를 통해 삶을 사랑하기를 문학의 궁극적 행위이자 가치로 놓았던 이청준의 작품 세계는 권력과 인간의 갈등, 집단과 개인의 불화, 언어와 사회의 길항 등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고난을 견디는 장소로서의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과 그 밑바닥의 가장 복잡한 심사들의 뒤엉킴이라는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구조에까지 멀리 그리고 깊게 닿아 인간의 한 생을 파노라마로 엮는다. 다시 말해, 『당신들의 천국』이 완성한 지성의 정치학으로부터 『서편제』가 풀어낸 토속적 정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청준 문학이 뻗어 있는 영역은 우리 삶의 전방위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2009년 7월에 발족한 <이청준추모사업회>와 문학과지성사가 정본으로서의 새로운 『이청준 전집』 간행에 한뜻을 모으고, 이청준 문학을 연구하는 문학평론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청준 전집 기획위원회>를 통해 이후 수차례의 논의와 협의를 거쳐 이청준 전 작품과 서지 자료 정리 및 전집 기본 구성안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기획위원회의 정기회의를 통해 1) (발간과 미발간 작품 모두를 포함한) 이청준 작품 목록 정리, 2) 이청준 연보 정리, 3) 각 작품 연재 지면과 발행 출판사, 작품 분량에 대한 일차적인 세부 목록 조사와 정리가 이뤄졌고, 더불어 각권의 표지 그림과 제자는 생전의 이청준 선생의 절친이자 고향 후배인 김선두 화백이 맡았다. 역시 오랫동안 이청준 문학에 밀착하여 정밀하고도 성실한 비평적 노력을 기울여온 문학평론가 이윤옥 씨가 각 개별 작품들의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를 밝히는 상세한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해주고 있다. 이 주해는 이청준 작품 세계의 소재적, 주제적, 문체적 측면의 특장과 주요 변모를 연대기적 흐름과 출판사, 판면의 변화와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청준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원전과 사료를 두루 살펴 작품의 상세한 역사와 의의를 드러내는 이 작업은 우리 문학 전집 간행사에서 한 뚜렷한 전범이 될 것이다. 『이청준 전집』은 총 서른네 권의 규모로 독자 여러분을 찾는다.

목차

차례
세월의 덫 7
선생님의 밥그릇 21
작호기(作號記) 29
기억 여행 38
집터 46
도시에서 온 신부 52
나이의 짐 57
흉터 62
가해자의 얼굴 83
돌아온 풍금 소리 122
뚫어 135
아우 쌍둥이 철만 씨 145
날개의 집 174
목수의 집 257
내가 네 사촌이냐 297

해설 씻김의 노래와 앓음의 그림/노대원 326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50

작가 소개

이청준 지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한양대와 순천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은 한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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