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데로 임하소서(무선)

이청준 전집 17

이청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3년 9월 2일 | ISBN 9788932020976

사양 변형판 140x212 · 343쪽 | 가격 11,000원

책소개

가장 낮은 곳에서
일상적인 삶의 구원을 꿈꾸는 인간학으로서의 문학

이청준 전집 17권 『낮은 데로 임하소서』(문학과지성사, 2013)는 널리 알려진 바대로 새빛교회 안요한 목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이다. 세속적이고 평범했던 한 사람이 육신을 덮친 모진 병마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는 고통을 치르는 중에 기독교에 눈뜨고 신학교를 거쳐 자신과 같은 처지인 맹인들과 고아나 헐벗은 사람들을 돌보는 목회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소설은 일반적인 종교소설의 전형 읽기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현실적 삶의 경계를 확장하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문학예술의 집을 지었던 이청준은 이 작품에서도 역시 보다 근원적인 삶의 의문들, 보다 보편적인 삶의 지향, 함께 아파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내재된 크고 미더운 힘을 조명하는 데 힘을 쏟는다. 어쩌면 육신의 눈이 멀어 어둠에 갇혀 방황하다가 영혼의 눈이 떠져 비로소 마음의 빛을 발견하게 되는 극적인 일화는 이생의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가 수시로 맞닥뜨리는 비밀과 수수께끼로 점철된 인생, 그 자체를 가리킬 수도 있다. 사람과 사회를 언어로 사유했던 작가의 눈이 육신의 눈과 영혼의 눈을 끌어안은 셈이다.

이청준은 자신의 글에서 “문학은 보다 현세적, 일상적인 삶의 구원을 꿈꾸는 인간학이며, 자신의 소설 또한 하늘의 자비와 사랑이 이 지상과 사람살이 가운데로 어떻게 흘러내리며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되는지가 주된 관심사”(수필 「사랑과 화해의 예술, 혹은 새와 나무의 합창」)라고 적고 있다. 작가 이청준의 시선이 극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의지의 선택, 신 혹은 자연의 섭리, 정신적인 자각을 부각시키는 데 한결같았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는 이유이다. 1981년 홍성사 간행으로 처음 선보였던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실제 모델이 있는 작품이란 측면에서 그의 대표작 『당신들의 천국』과 나란히 놓일 수 있고, 기독교를 소재로 용서와 구원, 빛과 어둠의 주제에 천착한 측면에서 단편 「벌레 이야기」 「행복원의 예수」와 장편 『자유의 문』 등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작품 해설
지고의 존재와 가장 높은 원리에 대한 거짓말은 가장 낮은 결단으로 이끄는 길이 된다. 왜냐하면 가장 높은 존재와 최상의 원리에 인간이 접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믿음인데, 참된 믿음은 역설적으로 오직 거짓말의 가능성이라는 위험한 우주 궤도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거짓말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오늘날 세속 세계에서 믿음에 대한 거짓말을 적합하게 다룰 수 있는 언어 형식으로는 문학이 유일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 자체가 거짓말이다. 문학은 거짓말로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소설은 핍진성이 아닌 수수께끼를 목표로 (해야) 한다. 소설은 베드로의 거짓말이라는 수수께끼를 반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만인을 가장 낮은 결단으로 내모는 가장 커다란 수수께끼를.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형식의 파손을 감수하면서까지 간증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결국 간증이 아니라 소설이다. 가장 깊은 믿음 속으로 들어가야만 거짓말의 문제를 건드릴 수 있다. 그리고, 사실상 같은 말이지만, 사건 자체의 힘을 제대로 감당해내려면 소설이라는 낮은 말의 형식을 통과해 수수께끼에 접근해야 한다. 먼지투성이의 간증은 결코 푸른 거짓말의 색깔을 바꿀 수 없다.
_조효원(문학평론가)

목차

제1부

초원의 축제

실낙원

 

제2부

너와 함께 있으리라

그 길의 행인들 Ⅰ

그 길의 행인들 Ⅱ

 

제3부

사랑을 부르는 빛

낮은 데로 임하소서

 

에필로그

 

해설_낮은 말로 임하소서/조효원

자료_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작가 소개

이청준 지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한양대와 순천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은 한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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