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향기

머무름의 기술

원제 Duft der Zeit

한병철 지음 | 김태환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3년 3월 15일 | ISBN 9788932023960

사양 변형판 125x200 · 182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즉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

 

2012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신간!

2012년 최고의 인문서로 꼽힌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베를린 예술대학)의 책 『시간의 향기』(2009)가 문학과지성사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시간의 향기』는 『피로사회』(2010)의 전작으로 현대사회에서 모든 시간이 노동의 인질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모든 시간은 일의 시간이고, 여가시간도 일의 시간을 준비하는 보조적 의미밖에 지나지 못한다는 것.
왜 나는 늘 시간이 없고 시간에 쫓길까? 왜 시간은 그토록 빨리, 그토록 허망하게 지나가버리는 것일까? 그토록 바쁘게 지냈음에도 어째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까? 나는 주어진 많은 시간을 요령 있게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낭비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 『시간의 향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느끼고 있는 이러한 일상적 의문들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적 성찰이다. 또한 우리가 직면한 시간의 문제들이 결코 효율적인 시간 관리 기법 같은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진정한 안식을 모르는 현대인을 위한 철학적 성찰!
한병철 교수에 따르면, 오늘의 시간은 리듬과 방향을 상실하고 원자화됨으로써 위기에 봉착해 있다. 오늘날 시간의 흐름은 자연적 순환과 같은 리듬도, 미래의 구원이나 종말, 또는 진보라는 의미 있는 방향성에서 오는 서사적 긴장감도 상실해버렸고, 그저 끝없는 현재들의 사라짐으로써 체험될 뿐이다. 그리하여 지속성의 경험은 매우 희귀한 것이 되었다. 이에 따라 개개인의 삶도 이렇게 분산된 시간 속에서 산만하게 흘러간다. 즉흥적인 시작과 중단이 반복된다. 그 과정에서 삶은 완결되지 못하고 불시에 끝나버린다.
한병철 교수는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근대 이래 계속 강화되어온 “활동적 삶의 절대화” 경향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오직 일하는 자, 활동하는 자라는 사실에서밖에는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것은 세계를 자신의 의지에 복속시키고 변화시키는 노동만이 인간에게 궁극적 자유를 가져온다는 헤겔-마르크스의 사상에서 그 극명한 표현을 얻는다. 활동적 삶의 절대화는 시간에 대한 관념에도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간은 어떤 리듬도 어떤 질적인 특징도 없는 양적인 단위일 뿐이며, 가능한 한 단축시켜야 할 비용일 뿐이다. 그것은 바로 “향기 없는 시간”이다. 속도에 대한 신앙은 여기서 탄생한다. 시간은 비용이기 때문에 기다릴 줄 모르는 조급증, 무엇이든 앞당기고자 하는 욕망이 지배적인 심리로서 자리 잡는다. 게다가 그러한 심리는 시간이 빨리 흘러가버린다는 느낌을 강화한다.

 

피로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철학적 모색, ‘다른 시간’을 향하여
그렇다면 어떻게 시간의 향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한병철 교수는 활동적 삶 중심의 가치관을 사색적 삶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일한다. 나는 활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것이 근대 이후를 지배해온 가치관이었다면, 한병철 교수는 이를 ‘나는 일하지 않는다, 나는 멈춘다, 고로 존재한다’로 전도시킨다. 멈춤의 시간, 활동하지 않고 자기 안에 머물며 영속적 진리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 이때 인간은 진정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머무름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태도, 그 조급증의 문화가 ‘빨리 빨리’라는 개념이 되어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한국 사회에서 머무름의 기술, 멈추어 서서 사색하는 능력은 반드시 장려되어야 할 중요한 능력일 것이다.
『시간의 향기』의 주요 테제들은 헤겔, 마르크스, 니체, 프루스트, 하이데거, 한나 아렌트, 료타르 등의 사상과의 비판적 대결을 통해서 도출된다. 짧은 분량이지만 이러한 근현대 주요 사상가들에 대한 논의는 간명하게 요점을 짚어주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는다. 프루스트의 그 유명한 보리수 꽃잎차에 담근 마들렌의 향과 맛에 관한 이야기는 고대 중국의 시계 ‘향인香印’에 대한 분석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여기서 일깨워진 지속성의 감각은 하이데거의 토착성과 정주의 철학에 대한 아름다운 서술로 이어진다.

 

한병철 교수의 저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 철학계를 넘어서 더 넓은 독자층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의 주요 미디어 전체가 그에게 주목하게 된 계기는 『피로사회』부터였다. 『시간의 향기』는 『피로사회』의 전작으로서 출간 당시에는 『피로사회』만큼 독일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었다. (현재 독일에서 7쇄까지 출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 이후에도 『투명사회』(2011), 『에로스의 종말』(2012)을 연달아 출간하였고, 출간 때마다 독일 사회에 많은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늘날 가장 급진적인 사상가’(독일 ZDF 방송)로 소개되고 있는 한병철 교수에게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이유이다. 한병철 교수는 해마다 독일어 최고의 철학적 에세이 작품에 수여되는 Tractatus 상(상금 25,000유로)의 최종 수상 후보로(후보작은 6편, 또는 7편) 무려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되었다. (아쉽게 수상의 영예는 아직 주어지지 못했으나) 2010년에는 『시간의 향기』가, 2011년에는 『피로사회』가,  2012년에는 『폭력의 위상학』이 그 후보작이었다. 문학과지성사에서는 『폭력의 위상학』도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해외 서평
이 책에서 한병철은 일하는 동물이 된 채 안식을 찾지 못하는 현대 인간의 모습을 명석하게 비판하고 있다. 『리테라투렌Literaturen』

우리는 커다란 햄스터가 되어 쳇바퀴를 열심히 돌리고 있다. 그 대신 우리는 한병철이 말하는 ‘머무름의 기술’을 다시 배워야 한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eue Zürcher Zeitung』

이 책은 우리를 멈추어 서도록 만든다. 이로써 책은 실제적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는 읽은 것에 대해 숙고하며, 저자의 생각과 자기 자신의 생각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다. 『움벨트 & 빌둥Umwelt & Bildung』

이 작은 책자는 현재와 같은 경제적, 정치적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를 성찰하고 사고의 전환을 꾀하도록 자극한다. 『차이트폴리티셰스 마가친Zeitpolitisches Magazin』

작가 소개

한병철 지음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뒤 독일로 건너가 철학, 독일 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1994년 하이데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에는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데리다에 관한 논문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독일과 스위스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로사회』(2010), 『투명사회』(2012) 등의 저작이 독일에서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가장 주목받는 문화비평가로 떠올랐다. 특히 『피로사회』는 2012년 한국에 소개되면서 주요 언론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한국 사회를 꿰뚫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그 밖에도 『권력이란 무엇인가』 『시간의 향기』 『심리정치』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 『죽음과 타자성』 『폭력의 위상학』 『하이데거 입문』 『헤겔과 권력』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김태환 옮김

1967년 소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푸른 장미를 찾아서』 『문학의 질서』 『미로의 구조』 등이, 옮긴 책으로 페터 V. 지마의 『모던/포스트모던』, 한병철의 『피로사회』 『시간의 향기』 『투명사회』 『심리정치』 『에로스의 종말』 
『삶과 나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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