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꿈 (양장)

이청준 전집 7

이청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1년 11월 29일 | ISBN 9788932021270

사양 양장 · | 가격 15,000원

책소개

고향의 부재로 인해 존재론적 근거가 사라진
현대인의 의식을 좇는 이청준의 다층적이고 섬세한 고찰

이청준 전집 7권으로 선보이는 『가면의 꿈』(문학과지성사, 2011)은 작가가 1972년에서 1973년에 잡지에 발표한 총 8편의 중단편들을 묶고 있다. 수록작들은 이청준 문학의 한 축을 이루는 공통된 주제 , 바로 고향 또는 고향의 부재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이는 존재론적 근거가 사라진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인 동시에, 1970년대의 산업화 이후 본격화된 탈향 및 이향과 관련된 한국사회의 집단적 무의식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청준 자신의 무의식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청준의 소설에는 고향에 대한 죄의식으로만 환원될 수 없는 다층적이며 복합적인 성찰들이 내재되어 있다. 그에게 고향은 혼돈의 은유이며, 그 어떤 강박이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상상적·상징적 지평이다. 동시에 고향의 부재는 그의 소설에서 끊임없이 귀환하는 실재다. 실재하는 것은 고향이 아니라 고향의 부재이다. 고향은 부재로서 현전한다. 하여 이청준은 고향이라는 기표에 “전담론적이며 여전히 쾌락의 실체가 충만하게 스며들어 있는 문자의 지위”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그의 고향에 대한 성찰은 고향에 대한 목가적 재현을 넘어 고향의 정치학으로 움직여간다.

고향에 대한 글쓰기는 정체성과 관련된다. 고향은 개인의 선택 이전에 주어진 필연의 장소이자 운명적인 공간이며, 부모, 친지, 친구들 등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확산되는 이른바 원체험적 시공간이다. 이청준의 소설에서 고향과 정체성의 관계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등장인물들의 병리적 징후를 통해 고향의 부재를 제시하는 「귀향 연습」이 그 대표적 케이스이다. 이 작품은 권력적인 시선 혹은 낭만적인 이야기 속에 기호나 이미지로 고향을 환치시킨다. 고향이라는 모호한 대상이자 욕망 속에 던져진 네 명의 등장인물들은 고향의 의미와 무의미, 고향의 현전과 부재를 각자의 욕망 속에서 강박적으로 재현한다. 이 밖에도 이 작품집에는 어느 날 돌연한 배꼽의 소멸이 개인과 사회적 차원에서 불러내는 침묵과 담론을 이야기한 「배꼽을 주제로 한 변주곡」, 자신의 삶을 자신의 목소리로 구술하는, 그리하여 고향을 존재의 근거로 재확인하는 상징적 절차인 자서전 쓰기를 대필하는 주인공이 대필을 거듭하면서 고향의 흔적과 목소리를 잃어가는 동시에 ‘유령화된 말’에 얽매이는 과정을 그린 「엑스트라」 「떠도는 말들―언어사회학서설(1)」과 주인공이 공식적인 자아의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쾌락과 피곤을 오가며 결국 죽음에 이르는 「가면의 꿈」, 고향 친구들과의 거나한 술자리에서 유년과 고향의 자연스러운 매개인 외설스런 노래의 반복을 통해 남성사회의 정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현장 사정」과 동네 노인들 사이에서 대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 남성의 모습을 담은 「대흥부동산공사」, 골목의 주도권 싸움을 놓고 초등학교 동창끼리 벌이는 개싸움을 그린 「그 가을의 내력」 등이 수록되어 있다. 비록 내적 갈등과 혼돈을 겪는 인물들 각자가 처한 공간은 다르지만 이 작품들 모두 그 혼돈과 강박의 근원으로 작동하는, ‘부재하는 고향’을 우리에게 일깨우며 그 인물들 속에 흐르는 작가 이청준 자신의 무의식을 흐름을 짐작하게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존재 입증을 가능하게 했던 실질적 심리적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존재 증명을 해나가려 욕망을 추구하고, 특정 공간을 주도하는 권력과 정치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억압하는 남성성의 출현을 목도하게 한다.

 

***
인간의 진실과 운명을 향한 도저한 사유, 그 쉼 없는 열정
한국 소설 문학의 큰 산, 소설가 이청준이 일궈놓은 40년 문학의 총체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은 지난 2008년 7월에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 선생의 문학을 보전하고 재조명하고자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운 구성과 장정으로 준비해서 독자 앞에 선보이고 있는 이청준 문학세계의 총체이다.

“소설은 언어의 질서를 통해 반성적으로 삶을 인식 해석하고, 창조적으로 사랑하며, 자유롭고 조화로운 새 세계를 꿈꾸는 담화 행위이다.”
_이청준, 『말없음표의 속말들』에서

『서편제』 『눈길』 『당신들의 천국』 등 우리 시대의 한과 아픔을 사랑과 화해로 승화하려 한평생 고뇌한 작가 이청준. 그는 소설가로서 투철한 작가 의식, 지성인으로서 인격, 생활인으로서 겸손함, 남을 위한 배려 정신과 자신에 대한 엄격성 등 삶의 여러 본보기들을 소리 없이 실천하며 우리 곁에 머물다 간, 명실공히 한국 소설 문학사의 큰 표징이다. 말과 말의 질서를 통해 삶을 사랑하기를 문학의 궁극적 행위이자 가치로 놓았던 이청준의 작품 세계는 권력과 인간의 갈등, 집단과 개인의 불화, 언어와 사회의 길항 등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고난을 견디는 장소로서의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과 그 밑바닥의 가장 복잡한 심사들의 뒤엉킴이라는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구조에까지 멀리 그리고 깊게 닿아 인간의 한 생을 파노라마로 엮는다. 다시 말해, 『당신들의 천국』이 완성한 지성의 정치학으로부터 『서편제』가 풀어낸 토속적 정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청준 문학이 뻗어 있는 영역은 우리 삶의 전방위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정신은 가난하고 메마른 자리에서 크고 풍요한 보람을 일구어내고
아름다운 영혼은 괴롭고 슬픈 삶에서 고결하고 진지한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일흔 해 한 생애를 소설문학의 창작에 바치고 이승을 떠난
이청준에게서 우리는 이 뛰어난 정신과 아름다운 영혼의 모범을 발견합니다.”
_김병익(문학평론가)

2009년 7월 28일에 발족된 <이청준추모사업회>와 문학과지성사가 정본으로서의 새로운 『이청준 전집』 간행에 한뜻을 모으고, 문학평론가 권오룡 정과리 우찬제 이윤옥 홍정선, 소설가 이인성으로 구성된 <이청준전집 간행위원회>를 통해 이후 수차례의 논의와 협의를 거쳐 이청준 전 작품과 서지 자료 정리 및 전집 기본 구성안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지난 2년여에 걸쳐 진행된 간행위원회의 정기회의를 통해 1) (발간과 미발간 작품 모두를 포함한) 이청준 작품 목록 정리, 2) 이청준 연보 정리, 3) 각 작품 연재 지면과 발행 출판사, 작품 분량에 대한 일차적인 세부 목록 조사와 정리가 이뤄졌고, 더불어 각권의 표지 그림과 제자는 생전의 이청준 선생의 절친이자 고향 후배인 김선두 화백이 맡기로 결정하였다. 역시 오랫동안 이청준 문학에 밀착하여 정통한 비평적 노력을 기울여온 문학평론가 이윤옥 씨가 각 개별 작품들의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를 밝히는 상세한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해주었다. 이 주해는 이청준 작품 세계의 소재적, 주제적, 문체적 측면의 특장과 주요 변모를 연대기적 흐름과 출판사, 판면의 변화와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청준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표지 그림 및 글씨_ 김선두]

[표3]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 병신과 머저리 (중단편집)
2. 매잡이 (중단편집)
3. 꽃과 소리 (중단편집)
4. 소문의 벽 (중단편집)
5. 이제 우리들의 잔을 (장편)
6. 젊은 날의 이별 (장편)
7. 가면의 꿈 (중단편집)
8. 조율사 (장편)
9.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장편)
10. 이어도 (중단편집)
11. 당신들의 천국 (장편)
12. 서편제 (중단편집)
13. 눈길 (중단편집)
14. 춤추는 사제 (장편)
15. 선학동 나그네 (중단편집)
16. 다시 태어나는 말 (중단편집)
17. 낮은 데로 임하소서 (장편)
18. 비화밀교 (중단편집)
19. 제3의 현장 (장편)
20. 벌레 이야기 (중단편집)
21. 키 작은 자유인 (중단편집)
22. 자유의 문 (장편)
23. 날개의 집 (중단편집)
24. 인간인 1 (장편)
25. 인간인 2 (장편)
26. 흰옷 (장편)
27. 축제 (장편)
28.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중단편집)
29. 신화를 삼킨 섬 (장편)
30. 이상한 선물 (중단편집)
31. 신화의 시대 (장편)
별권
32. 이제 우리들의 잔을 (미정)
33. 사랑을 앓는 철새들 (미정)
34. 거인의 마을 (미정)

작가 소개

이청준 지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한양대와 순천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은 한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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