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란 무엇인가

한병철 지음 | 김남시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1년 12월 23일 | ISBN 9788932028859

사양 변형판 125x200 · 200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권력에 대한 그릇된 오해를 풀고

그 본질과 메커니즘을 섬세하게 그려낸 권력 이론의 새로운 지형도!

 

독일에서 20권 이상 책을 펴낸 저명한 한국인 철학자 한병철의

국내 첫 책 권력이란 무엇인가재출간

권력은 늘 초미의 관심사다.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상이면서 이론적으로도 활발히 연구되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그런데 권력이란 생각만큼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권력을 둘러싼 법적, 정치적, 사회학적 논의가 각각 다르며, 현실 속의 권력과 철학적 연구 대상으로서의 권력도 판이하다.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다층적인 권력에 관한 논의를 하나로 통합해 체계적인 이론 틀을 정립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한병철(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 교수)은 철학의 본고장 독일에서 입지를 쌓은 촉망받는 재독 한국인 철학자다. 그는 한국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한 학자로, 지금까지 20여 권 이상의 독일어판 철학서를 펴내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치․문화․사회 현상 등에 관한 깊이 있는 사유로 독일에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역수입되어 재조명받고 있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사상가 한병철. 한국에서는 그의 대표작 『피로사회』가 12만 부 넘게 판매되며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고 이후 『투명사회』 『시간의 향기』 『심리정치』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까지 매년 꾸준히 출간하면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책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되었던 한병철의 책으로서 이번에 표지를 바꾸어 재출간되었다. 니체, 푸코, 헤겔, 하버마스, 아렌트 등 현대 주요 사상가의 이론을 분석․통합해 지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작지만 방대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권력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끊어내고, 그 본질을 좀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刊. 제1판 제1쇄 2011년 12월 23일; 제2판 제1쇄 2016년 6월 29일)

 

권력에 관한 거의 모든 담론과 함께 저자의 독창적인 사유를 맛보다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분야와 사상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읽히고 있는 권력 이론을 하나로 그러모아 정식화한 책이다. 특히 권력에 대해 억압과 금지와 같이 부정적인 것으로만 바라보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권력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기 위해 권력과 폭력, 권력과 영향력 등의 미묘한 차이를 구체적으로 짚어내며, 자아의 연속성, 자유, 장소(공간), 생명, 친절함 등의 키워드를 통해 치밀한 논의를 전개한다. 추상적인 권력 이론에서 구체적인 현실 권력에까지 걸쳐 있는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권력에 관한 한, 새로운 고전의 반열에 올려도 좋을 종합판 이론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인용 범위는 참으로 방대하다. 유희 또는 공간과 접목한 푸코의 포괄적인 권력 개념을 헤겔을 매개 삼아 정식화하고, 니체를 통해 권력이 의미론적 작용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적 권력 모델, 아렌트의 등장공간, 슈미트의 예외상황,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등 수없이 많은 이론과 사례, 분석을 불러와 권력의 복잡다단한 현상과 이론을 면밀히 검토한다. 특히 그것을 단순히 소개하고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하기 위해 다양한 사상가들을 결합하거나 대결시키고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저자의 많은 이론 중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권력과 자유를 끊임없이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복종조차 자유다. 권력에 복종하는 자가 복종‘당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것이며 그에게는 다른 행위 선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권력은 그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있을 수 있으며, 더불어 권력이 ‘강제’가 아니라 ‘습관’으로서 등장할 때 더 큰 안정성을 얻는다는 저자의 설명은 우리 현실을 돌이켜보게 하며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권력의 본질과 메커니즘을 정리해 보여줄 뿐 아니라, 권력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친절함”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권력 이론의 새로운 지형도를 창조해냈다고 말할 수 있다.

 

1장 권력의 논리에서는 ‘자아의 연속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권력은 무엇보다 에고가 타자 속에서 ‘자아의 연속성’을 창출하려는 의지이며, 이는 억압이나 폭력만 가지고는 얻을 수 없다. 그를 위해서는 타자의 행위가 펼쳐질 공간을 부여해주어야 한다. 2장 권력의 의미론에서는 사물들을 해석하는 의미 지평을 만들어냄으로써 사물들이 의미를 갖게 하는 권력 작용이 논의된다. 이러한 의미화 작용을 통해 권력은 의미화의 가능성을 아예 파괴해버리는 폭력과 구별된다. 권력은 타자를 완전히 억누르거나 무화시키는 폭력이 아니라, 오히려 타자라는 부정적 긴장감을 관통하여 자신을 연속시킴을 통해 타자를 장악한다. 3장 권력의 형이상학에서는 타자와 자아의 경계를 지양하지 못하게 하는 권력의 자기중심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친절함’이라는 철학적 가능성이 제기된다. 4장 권력의 정치학에서는 현실적 정치 행위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권력이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한다. 권력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향한다. 그렇기에 권력 그 자체로부터는 다수적인 것, 다종적인 것, 다양한 것에 대한 호의가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서 권력의 윤리(학)에 대한 요구가 생겨난다. 5장 권력의 윤리학은 앞에서 살펴본 권력의 긍정성을 활성화하면서도 권력의 자기중심성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다. 그것은 ‘아무 구별도 없이 모든 것을 환영하는’ ‘자신을 염두에 두지 않는 친절함’이다.

 

 

책 속으로

 

강력한 권력자는 권력을 펼치기 위해 폭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폭력과 혼란은 포괄적인 권력이 부재하는 곳에서, 권력의 담지자여야 할 정치적 혹은 사회적 심급과 기관이 붕괴하는 곳에서 확산되는 것이다. 긍정적 형태로서의 권력은 형성하고 산출해내며 질서를 부여한다. 권력은 폭력과는 반대로 생산적이다. 권력은 혼란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다. (한국어판 서문, 6쪽)

 

권력이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인과적 관계로 이해되고 있다. 에고Ego가 권력에 근거하여, 타자Alter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특정 행동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 권력은 에고에게 타자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관철하는 능력을 준다. 따라서 에고의 권력은 타자의 자유를 제한하며, 타자는 자신에게 낯선 에고의 의지를 참고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이러한 통상적 이해는 권력이 갖는 복합성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권력의 행사는 저항을 분쇄하거나 복종을 강요하려는 시도만으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 반드시 강제라는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권력자에 대립적인 의지가 생겨나 그에 맞서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그 권력이 나약해졌다는 증거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권력은 이미 약화된 권력이다. (제1장 「권력의 논리」, 15~16쪽)

 

권력 의지의 결핍은 의미의 공허로 이어진다. 의미란 우리가 그저 받기만 하는 선물이 아니며, 권력과 무관하게 일어나는 사건도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획득한 먹잇감이다. 권력이야말로 사물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력은 말이 없고 무의미한 강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권력은 달변이다. 권력은 사물들을 명명하고 그것의 ‘어디로’와 ‘무엇을 위해’를 규정함으로써 세계를 표명한다.

권력은 사물들이 그에 의거해 해석되는 의미 지평을 만듦으로써 사물이 의미를 갖게 만든다. 사물들은 권력관계 속에서 비로소 중요해지고 의미를 얻는다. 권력관계가 의미를 구성한다. 의미 그 자체라는 것은 없다. “의미란 관계의 의미이자 관점이라는 것이 필연적이지 않은가? 모든 의미는 권력의 의지이다(모든 관계 의미는 그리로 소급된다).” (제2장 「권력의 의미론」, 55쪽)

 

권력을 얻었을 때 생기는 쾌락의 감정은 자유의 감정이다. 무력無力은 타자에게 내맡겨졌다는 것이며, 타자 속에서 자신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권력이란 그와 반대로 타자에게서도 자기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것, 다시 말해 자유롭다는 것이다. 따라서 쾌락의 강도는 유희의 자유로움이나 다양성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쾌락은 권력과 더불어 자라나는 자아의 연속성에서 기인한다. (제3장 「권력의 형이상학」, 90쪽)

 

폭력은 무력無力의 표시다. 그에 반해 타자가 자유롭게 에고에게 복종한다면 에고는 타자를 상대로 큰 권력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에고는 폭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타자에게 자신을 연속시킨다. 이 권력 덕택에 에고는 타자에게서 자기 자신으로 머무른다. 권력은 이러한 연속성을 형성하고 에고 혹은 에고의 의지를 공간화한다. 그에 반해 폭력이나 박해는 갈라진 틈을 더 깊게 하고 공간을 축소시킨다. [……] 혁명 상황에서는 폭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폭력에만 의존하고 어떤 권력에도 의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 폭력은 공간을 장악할 수는 있지만, 공간을 창출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제4장 「권력의 정치학」, 132쪽)

 

“당신은 도처에 권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자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뜻인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푸코는 불쾌한 투로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사회적 장에 권력관계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도처에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푸코는 권력관계를 자유와 더 밀접히 연결시킴으로써 지배나 강제관계에서 떼어놓으려 한다. 이러한 생각에 따르면, 애초에 존재하던 타자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비로소 권력관계가 생겨난다는 의미에서 자유를 전제한 것은 잘못된 접근이 된다. 오히려 자유는 권력관계를 비로소 가능하게 하는 권력의 중요한 요소이다. 권력은 “자유로운 주체들”에게만 행사된다. 주체들이 자유로워야만 권력관계가 존속한다. “온통 결정되어 있는 것으로만 채워진 곳에서는 권력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철로 된 족쇄에 묶여 있는 한 노예제는 권력관계가 아니다(그것은 물리적 강제관계이다). 인간이 움직일 수 있고 극한의 경우에는 달아날 수 있을 때에만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권력과 자유는 (권력이 행사되는 곳에서 자유가 사라진다는 식으로)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둘은 훨씬 더 복잡한 놀이Spiel 관계를 갖는다. (제5장 「권력의 윤리학」, 160~61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일러두기

제1장 권력의 논리
제2장 권력의 의미론
제3장 권력의 형이상학
제4장 권력의 정치학
제5장 권력의 윤리학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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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한병철 지음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뒤 독일로 건너가 철학, 독일 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1994년 하이데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에는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데리다에 관한 논문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독일과 스위스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로사회』(2010), 『투명사회』(2012) 등의 저작이 독일에서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가장 주목받는 문화비평가로 떠올랐다. 특히 『피로사회』는 2012년 한국에 소개되면서 주요 언론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한국 사회를 꿰뚫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그 밖에도 『권력이란 무엇인가』 『시간의 향기』 『심리정치』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 『죽음과 타자성』 『폭력의 위상학』 『하이데거 입문』 『헤겔과 권력』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김남시 옮김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베를린 훔볼트 대학 문화학과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모스크바 일기』 『노동을 거부하라』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등이 있다.

독자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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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4 =

  1. 이석원
    2017.01.21 오후 1:00

    권력에 대해서라면 부정적인 생각 부터 떠오르는 한국인들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