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마술사

문지아이들 111

노인경 그림 | 정두리 지음

출판사 문지아이들 | 발행일 2011년 8월 16일 | ISBN 9788932022239

사양 · 112쪽 | 가격 9,000원

수상/추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 열린어린이 겨울 방학 권장 도서

책소개

가톨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어린이의 마음을 밝혀 준 중견 시인 정두리의 신작 동시집 『신나는 마술사』출간!

세심한 눈으로 그려 낸 자연의 신비와 오밀조밀한 아이들의 일상!

■ 누가 펼쳐 놓았을까? 이 아름다운 세상!
1984년 등단한 이래로 거의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며 어린이들의 마음을 살펴 온 중견 시인 정두리의 새 동시집이 출간됐다. 정두리 시인은 한국가톨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현대아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새싹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그 문학성을 인정받아 왔다. 그가 오랜 세월 시를 쓰면서도 사람과 사물에 대한 투명성을 잃지 않는 것은 그 마음에 동심과 진정성이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세세히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소외된 곳에도 항상 따스한 눈길을 보내며 따뜻한 손길로 보듬어 안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 온 시인은 한 편의 시를 통해 한 사람이,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변화되기를 꿈꾸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이번 시집에 5부로 나뉘어 실린 53편의 시들은 우리 주변과 자연을 잘 둘러보고 들여다보게 한다. 무심코 넘겨 버릴 수 있는 자그마한 것도 시인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그 안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 그것을 시를 읽는 우리들에게 상냥하게 다시 들려준다. 그 목소리에는 생명과 그 원천인 사랑이 담겨 있다.

처음부터
모두를 젖게 할 마음은
아니었단다

깡깡한 어깨 풀어 주고
얼룩진 얼굴 닦아 주는 일
여기저기
그을음으로 남아 있는
겨울 그림자를
가만히 씻어 내려고만 했어

그런데 어쩌지?
흙냄새 맡아 보곤
그만 땅속을 포옥 젖게 하고 싶었어
그 속에 묻혀
뭐라도 토옥 틔워 보려고.
_「3월에 내리는 비」 전문

생명이 어떻게 움트고 자라나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지키고 이어 나간다는 것을 시인은 다정다감하면서도 위트 있게 전하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아이들은 ‘비’가 우산을 써야 하는 불편하고, 옷을 젖게 만드는 조금은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 생명 씨앗을 품고 그것을 싹 틔우는 고마운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올해
마저 내려야 할
비가 남아 있었나 봐
12월에 내리는 비

우산 속으로
몸을 웅크리고
마음은 더 오그리며
길을 걷는다

그래도 어떻게 해!

겨울에 목마른 나무 있어
비를 기다렸다면.
_「겨울비」 전문
■ 시야, 나랑 친구 하자!
“동심은 시심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 마음은 곧 시와 같다. 그만큼 아이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이나, 사건과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자유롭고 정형화되지 않아 부드럽다. 아이들이 지은 시를 읽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그 순수함과 기발함에 감탄을 해 보았을 것이다. ‘아이들 눈(마음)은 이렇구나’ 하면서 말이다. 동시를 쓰는 시인들은 아이들에게서 그 시선과 관점을 빌려와 성숙한 눈길로 아이들 맘을 잘 헤아리고 만져 준다. 정두리 시인 역시 다정하고 따뜻한 맘으로 아이들의 오밀조밀한 일상과 속마음을 세심하게 그려 낸다.

내 방,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여러 갈래 생각으로 어지러울 때가 있다

잠깐 기다린다
내가 날 기다려 준다

얽혀 있던 것이
생각나지 않던 것이
타다닥 형광등 불이 켜지듯
떠오른다

와, 이거다
생각이 난다는 건
머릿속이 밝아지는 거구나
내가 날 정리할 수 있는 거로구나.
_「머릿속 정리」 전문

아이들은 가끔 정직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잘 들여다보면 그건 어른들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처한 상황이나 심정을 이해해 주는 것이 아니라 윽박으로 돌아오거나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런 아이들의 억울하고도 답답한 심정을 정두리 시인은 마치 자신이 그 아이가 된 것처럼 아이들 맘을 솔직하게 보여 준다.

고뿔로 아파서
내리 사흘 결석하고
토요일 일요일도 쉬었다

[중략]

왠지 학교 담장이
높아 보이고
길에서 만난 친구
낮설게 느껴지고

이런 날은
정말, 학교 가기 싫다.
_「학교 가기 싫다」 중에서

또한 아이들은 동물과도 식물과도 혹은 무생물과도 맘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다. 그 친구들은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걸 아이들은 아는 것이다. 그들의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를 얻고 함께 자라 나간다. 뿐만 아니라 그 대상과 맘을 나누며 그들의 아픔도 헤아려 주는 속 깊은 면모를 보여 준다. 그리고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이미 그 안에 무한한 생명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집 마당에 이사 와서
엉거주춤 섰는 단풍나무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비가 내려도 시큰둥
마사지 않았어

말하지 않아도
넌 아픈 거야
자리 덧으로 몸살하고 있는 거지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
아플 만큼 아프고
다신 아프지 마

내가 네 곁에
서 있어 줄게
널 친구로 맞아 주고 싶어.
_「단풍나무에게」 전문

『신나는 마술사』에 실린 53편의 시에는 제각각의 생명과 삶이 담겨 있다. 누군가의 삶을 싹 틔우는 작지만 소중한 그 생명 씨앗은, 오늘도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과 촉촉한 비를 타고 누군가 이 씨앗이 필요한 사람에게 날아갈 것이다. 힘차고 신나게!

작가 소개

노인경 그림

노인경은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그림책 『책청소부 소소』 『기차와 물고기』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을 쓰고 그렸으며, 『맛있는 말』 『신나는 마술사』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 『책청소부 소소』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201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정두리 지음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한국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와 동시를 함께 써 오고 있다. 『애기똥풀꽃이 자꾸자꾸 피네』 『마중물 마중불』 외에 다수의 동시집과 시집을 냈으며, 세종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을 받았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4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