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제 아씨

원제 Fräulein Else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 백종유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0년 11월 5일 | ISBN 9788932021676

사양 신국판 152x225mm · 416쪽 | 가격 13,000원

분야 외국소설

책소개

‘황금빛 에로스와 어두운 죽음의 이중주’

우리의 의식에 잠재된 또는 주입된 사회적 욕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를 지배할 수는 없는가?

슈니츨러 읽기는 독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원작 「꿈의 노벨레」의 작가, 무의식과 의식의 세계를 탐색한 작가, 빈 모더니즘의 대표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중단편 선집 『엘제 아씨』가 슈니츨러 전공자의 심도 있는 번역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표제작 「엘제 아씨」는 국내 최초로 번역되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당대의 찬사와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슈니츨러. 작가로서 명성과 부를 얻었지만 그 뒷전에는 “외설문학”이란 꼬리표가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슈니츨러 문학은 나치의 등장과 함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출판과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1960년대까지 어쩌다가 다락방에서 발견된 그의 작품들은 ‘아무도 몰래 나 혼자만 읽고 싶은 책—나 혼자만 알고 싶은 책—읽었다는 사실조차도 감추고 싶은 책’이었다.

슈니츨러는 한동안 ‘합스부르크 왕조의 낙조를 그린/에로스를 중심으로 찰나적인 남녀관계를 묘사한/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뛰어난 심리묘사로 극찬을 받은/내적 독백이라는 소설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작가로 평가되었다. 그의 문학은 많건 적건 간에 과거형이었다. 그러나 1967년부터 2000년까지 약 33년간에 걸쳐서 방대한 분량의 슈니츨러 유고(遺稿)들이 순차적으로 발간되면서 “어제의 세계를 소재로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해놓은 작가”라는 관점에서 그의 문학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독일어권의 어문교육에서 「꿈의 노벨레」 「엘제 아씨」 「구스틀 소위」는 하나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라이겐」은 각색 또는 번안되어 무대 및 영화 예술로 되살아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그의 문학을 통해서 무슨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아니, 무슨 목소리를 자청해서 들어야 옳을까? 이 책은 한 시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억압되었다가 다시 부활한 작가 슈니츨러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세밀한 심리묘사로 독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준다.

 

 

 

인간 정신의 분석을 언어 예술로 승화시킨 ‘심층 심리의 탐구자’

아르투어 슈니츨러.

그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을 만난다!

 

슈니츨러 문학의 주제는 황금빛 에로스와 어두운 죽음의 이중주이다. 그의 작품들은 이 두 가지 얼굴없는 힘, 우리들 중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힘이 어우러지면 빚어지는 천태만상의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슈니츨러는 의사였다. 영과 육이 건강한 인간의 상태, 영과 육의 조화의 가능성을 추구했던 슈니츨러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남녀관계이고, 이를 관찰-진단-서술-묘사함으로써 한 사회의 모순을 밝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서 극한적인 실험상황(예: 라이겐)을 설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에 자연과학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관찰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는 것처럼 슈니츨러의 눈은 시민사회의 규범·허상·기만·미망 등의 피안에 있다. 슈니츨러의 문학은 자연사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사적 현상으로서의 인간과 그 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사례의 연구이고 ‘보다 건강한 남ㆍ여(부부)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인 탐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자는 「꿈의 노벨레」(1925)와 「엘제 아씨」(1923) 그리고 제한된 의미에서 「라이겐」(1896/97)을 슈니츨러의 대표작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은 슈니츨러의 대표작 「엘제 아씨」와 「라이겐」 최초의 내적독백 형식의 소설로 일컬어지는 「구스틀 소위」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현실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돋보이는 「돈 돈, 내 돈」, 작가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작성한 미완성 유고 「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을 한 권으로 묶었다. 이 외에도 슈니츨러의 잠언 중 일부와 단편「세 번의 경고」를 실어 각각의 작품을 떠나 슈니츨러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에로스의 힘 그리고 죽음의 공포!

1900년 전후 유럽의 세기 전환기, 오스트리아 빈Wien의 사랑과 죽음

에로스의 힘 그리고 죽음의 공포를 포함하여 우리의 의식에 잠재된 또는 주입된 사회적 욕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를 나름대로 지배할 수는 없을까? 슈니츨러 읽기는 그 대답을 연습할 수 있는 하나의 독서 현장(現場)이 될 수 있다.

 

「엘제 아씨」(1923)

열아홉 살 엘제의 아빠는 변호사로 직무상 배임행위를 하였다. 그는 형사 소추를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배상금이 정해진 일시에 지정된 계좌에 입금되면 그 원인은 해소된다. 엘제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당대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한 대표자, 예술품 상인 도르스데이와 협상을 한다. 그러나 엘제가 제시한 전통적 사회의 인간개념(즉 친구ㆍ친척ㆍ명예ㆍ호의ㆍ동정ㆍ대화)은 통용되지 않는다. 도르스데이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보증을 서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엘제의 궁박한 상태는 그의 욕망을 충족시킬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 작품에서는 열아홉 살 한 여성의 ‘의식(意識)의 내적 공간’에 자연사적 힘(에로스와 죽음)과 사회사적 힘(규범과 욕망)이 여과 없이 등장하여 엎치락덮치락 대결한다. 한 사회의 병리학적인 모순이 남성보다도 여성, 특히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게 더 치명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은 여러 자살 사건 등 오늘날의 상황에서도 손쉽게 입증된다. 엘제의 자살 충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구스틀 소위」(1900)

1900년 전후 유럽의 세기 전환기는 사회적인 격변기였다. 산업혁명을 통해 신흥 부르주아 계층이 산업사회의 주역으로 속속 등장하면서 구시대는 붕괴의 위기를 맞았다. 전쟁은 언제라도 있어날 수 있었다. 구스틀 소위에게는 전쟁이 아니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길은 없어 보였다. 이를 공공연한 자리에서 조롱한 한 사회주의자 의사(醫師)와의 논쟁은 피할 수 없었다. 결론은 결투였다. 구스틀은 음악회장을 빠져나가는 길에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서두르다가 장교의 명예를 잃는 사건에 휘말려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자마자 의사를 향해 적개심을 다시 불태운다.

 

「라이겐」(1897)

‘라이겐’은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손에 손을 잡고 추는 윤무를 말한다. 「라이겐」은 1920년 12월 말에 베를린에서 최초로 무대에 올랐으나 막이 오르자마자 곧 파격적인 성적 소재로 인해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고, 결국 1922년에 연극무대의 관련자들은 외설 혐의로 베를린의 법정에 서게 되었다.

10개의 막으로 구성된 「라이겐」에는 5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한 쌍의 남ㆍ여가 각각의 막에 등장하는데 제1막의 주인공은 창녀와 군인이다. 군인은 처음 등장한 막에 이어진 막(제2막)에 재등장하여 새로운 이성 파트너(하녀)와 짝을 맺은 후에 퇴장하고 하녀는 이어진 막(제3막)에 재등장하여 또 다시 새로운 이성 파트너(젊은 신사)와 관계를 맺고 퇴장한다. 이러한 남ㆍ여 관계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제10막에는 제1막에 등장했던 창녀가 재등장함으로써 등장인물 전체는 손에 손을 맞잡는다. 끝도 시작도 없는 “사랑의 윤무(輪舞)”이다. 그러나 「라이겐」의 실질적인 주인공들은 에로스와 사회규범이다. 이 두 가지 ‘얼굴 없는 힘’들이 하나의 실험적인 무대에 등장하여 서로 힘겨루기 게임을 한다.

 

「돈 돈, 내 돈」(1889)

주인공 벨다인은 페인트 칠장이이다. 그는 우연한 사건을 통해 어느 날 저녁 일확천금 벼락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과거의 가난한 모습으로 되돌아가서 페인트 칠장이의 생활과 가난에서 평생 못 벗어난다. 뿐인가. 그의 아들도 아버지와 같은 운명을 결국 대물림 받는 것처럼 보인다. 돈은 어디로 갔을까? 그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일까?

 

「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1926)

슈니츨러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이 작품에서 한 중국인을 피 관찰자로 등장시켜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풍자하고 있다. 관찰자는 중국의 ‘의화단사건’(1900년)을 진압하는 오스트리아 군대 소속의 한 중위(中尉)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1시간 반 후 사형 집행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소설을 읽고 있는 한 중국인을 만나게 된다. 생의 마지막 시간에 여유 있게 소설을 읽는 사람. 그는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될 것인가? “이 세상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 중에서” 그가 “만났던 그 중국인은 가장 낯설고도 낯선 사람”이었다.

 

목차

〔잠언〕 산(山)


1. 세 번의 경고

2. 엘제 아씨

3. 구스틀 소위

4. 라이겐―열 개의 대화

5. 돈 돈, 내 돈

6. 내가 만났던 중국인


옮긴이 해설

작가 연보

수록 작품 목록

작가 소개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1862년 오스트리아 빈의 상류사회에서 태어나 몇 번의 여행을 제외하고는 평생 빈을 떠나지 않았다.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의학을 공부하고 병원까지 개업했으나 결국 의사의 길을 버리고 생의 대부분을 작가로 활동했다. 수련의 시절부터 히스테리와 최면 등 인간의 무의식과 심리를 다루는 정신의학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러한 관심은 그의 문학에서도 드러난다. 슈니츨러는 ‘내적 독백’과 같은 혁신적인 서사 기법을 통해 인간의 은밀한 내면과 무의식을 여과 없이 이끌어낸다. 작가로 성공하여 부와 명성을 얻기도 하지만 도박과 낭비로 수차례 어려움을 자초했고, 젊은 시절의 여성 편력은 카사노바의 환락과 모험을 옮겨놓은 듯했다. 실존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낯선 또는 병적인 그의 삶은 14세 때부터 죽는 날까지, 처음 3년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일기에 담겨 있다. 주요 작품으로 오늘날 독일어권 어문 교육의 필독서인 『꿈의 노벨레』 『엘제 아씨』 『구스틀 소위』 외에도 『카사노바의 귀향』 『회색빛 아침의 유희』 등 소설 60여 편과 희곡 30여 편, 작품 노트, 잠언록, 자서전, 일기 등을 남겼다. 바우어른펠트 문학상, 그릴파르처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1931년 10월 빈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백종유 옮김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슈니츨러 소설에서의 공간 기능」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대, 서강대, 숙명여대에서 강의했다. 옮긴 책으로 『나는 누구인가』 『미래를 읽는 8가지 조건』 『엘제 아씨』 『블랙아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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