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

한국문학전집 39

전광용 지음|김종욱 책임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9년 11월 9일 | ISBN 9788932019994

사양 변형판 135x207 · 440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1950년대 전후 사회와 60년대의 척박한 삶의 리얼리티를 ‘구도의 치밀성’과‘묘사의 정확성’을 통해 형상화한 작가 전광용의 대표 단편 15편 모음집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흑산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정식으로 이름을 알렸던 전광용(全光鏞, 1919~1988)은, 이후 1968년까지 10여 년 동안 「꺼삐딴 리」 「사수」 「충매화」 등 30여 편의 단편과 『나신』(1963), 『태백산맥』(1963) 『젊은 소용돌이』(1966), 『창과 벽』(1967) 등 4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매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전광용의 소설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이 겪는 삶의 애환을 사실주의적 필치로 그려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4․19 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실 속에서 지식인의 나약성과 위선, 그리고 그들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을 통해 당대 현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안목 역시 잘 드러내고 있다.
전광용은 지식인층이나 지배 계급을 다룰 때는 풍자적인 어조로 인물을 창조했지만, 기층 민중을 다룰 때는 사회로부터 뿌리 뽑힌 주변인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바탕으로 인물들을 그려내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전광용의 소설 세계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통한 시대와 역사에 대한 간접적인 조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로는, 그의 소설이 주변인들의 비참한 삶을 낳은 근본적 원인―사회구조적 모순이나 사회의 거시적 변화―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적 평가 역시 그의 작품과 함께한다.

형식적 측면에서, 전광용은 단편소설의 완성도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던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하여 전광용 소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여러 작품에서 살펴지는 시간의 역행적 구성을 들 수 있다. 그는 일단 현재 시점에서 인물의 상황이 어떤지 제시한 뒤, 과거로 역행하여 그 인물의 삶을 전기(傳記)와 유사하게 보여준다. 곧 시간의 역행적 구성을 통해 인물의 현재 삶이 왜 그렇게 나타나는지를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광용은 민중의 생활사를 충실히 반영할 뿐만 아니라, 인물의 과거 삶에 우리 사회의 역사적 격동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편, 그의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형식적 특징으로, 결말을 반전이나 급전에 의한 죽음이나 파멸로 처리하는 이른바, ‘닫힌 결말’을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작가적 의도의 소산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우리 민족의 희망 없는 척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펴내는 한국문학전집 시리즈로 출간된 이번 단편선 『꺼삐딴 리』는, 휴머니즘적 주제 의식, 전통적인 서사 형식, 객관적이고 냉철한 묘사 태도, 짧고 건조한 문체 등으로 집약되는 전광용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록 작품

흑산도/ 진개권/ 지층/ 해도초/ GMC/ 사수/ 크라운장/ 충매화/ 초혼곡/ 면허장/
꺼삐딴 리/ 곽 서방/ 남궁 박사/ 죽음의 자세/ 세끼미

1960년대에 발표된 전광용의 소설에서 죽음은 타락한 삶을 넘어설 수 있는 윤리적인 가능성으로 떠오른다.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내적인 자부심을 지닌 인물들을 예찬하는 것이다. 그들은 현실과 타협하며 물질적인 이해득실을 따지기보다는 인간적인 자존감을 소중히 여긴다. 타락한 삶이 가져다줄 영속성에 대한 환상 대신에 좌절과 패배의 운명 속에서도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다.
― 김종욱, 작품 해설 「죽음과의 대면과 삶의 윤리」

책임 편집/ 김종욱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 현재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로 『한국 소설의 시간과 공간』 『한국 현대소설의 서사형식과 미학』 『한국근현대시론사』 등이 있음.

목차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목록

01_감자 김동인 단편선/최시한 책임 편집
02_탈출기 최서해 단편선/곽근 책임 편집
03_삼대 염상섭 장편소설/정호웅 책임 편집
04_레디메이드 인생 채만식 단편선/한형구 책임 편집
05_비 오는 길 최명익 단편선/신형기 책임 편집
06_사하촌 김정한 단편선/강진호 책임 편집
07_무녀도 김동리 단편선/이동하 책임 편집
08_독 짓는 늙은이 황순원 단편선/박혜경 책임 편집
09_만세전 염상섭 중편선/김경수 책임 편집
10_천변풍경 박태원 장편소설/장수익 책임 편집
11_태평천하 채만식 장편소설/이주형 책임 편집
12_비 오는 날 손창섭 단편선/조현일 책임 편집
13_등신불 김동리 단편선/이동하 책임 편집
14_동백꽃 김유정 단편선/유인순 책임 편집
15_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박태원 단편선/천정환 책임 편집
16_날개 이상 단편선/김주현 책임 편집
17_흙 이광수 장편소설/이경훈 책임 편집
18_상록수 심훈 장편소설/박헌호 책임 편집
19_무정 이광수 장편소설/김철 책임 편집
20_고향 이기영 장편소설/이상경 책임 편집
21_까마귀 이태준 단편선/김윤식 책임 편집
22_두 파산 염상섭 단편선/김경수 책임 편집
23_카인의 후예 황순원 소설선/김종회 책임 편집
24_소년의 비애 이광수 단편선/김영민 책임 편집
25_불꽃 선우휘 단편선/이익성 책임 편집
26_맥 김남천 단편선/채호석 책임 편집
27_인간 문제 강경애 장편소설/최원식 책임 편집
28_민촌 이기영 단편선/조남현 책임 편집
29_혈의 누 이인직 소설선/권영민 책임 편집
30_추월색 안국선 이해조 최찬식 소설선/권영민 책임 편집
31_젊은 느티나무 강신재 소설선/김미현 책임 편집
32_오발탄 이범선 단편선/김외곤 책임 편집
33_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단편선/서준섭 책임 편집
34_운수 좋은 날 현진건 중단편선/김동식 책임 편집
35_사랑 이광수 장편소설/한승옥 책임 편집
36_화수분 전영택 중단편선/김만수 책임 편집
37_유예 오상원 중단편선/한수영 책임 편집
38_제1과 제1장 이무영 단편선/전영태 책임 편집
39_꺼삐딴 리 전광용 단편선/김종욱 책임 편집

작가 소개

전광용

1919년 함경남도 북청군 거산면 성천촌에서 태어나 경성경제전문학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1953년 같은 대학 대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국문학자로서 신소설을 연구하는 동시에 평생을 교육계에 몸 바쳤다. 1939년 동아일보에 「별나라 공주와 토끼」가 입선, 1955년 조선일보에 단편 「흑산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1962년에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권력에 아부하며 카멜레온처럼 살아남는 인물을 풍자한 단편 「꺼삐딴 리」로 제7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55년부터 약 11년간 『사상계』에 「신소설 연구」를 연재하는 한편, 1965년 장편소설 『나신』, 1967년 전작장편소설 『창과 벽』을 발간했다. 창작집으로는 1959년 『흑산도』, 1975년 『꺼삐딴 리』, 1977년 『동혈인간』 등이 있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사무국장, 한국현대문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했고, 1971년 국제 펜클럽 주최 제38차 세계작가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1956년 『사상계』 논문상, 1979년 대한민국문학상을 받았으며 1988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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