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적 기표─영화 ·정신분석·기호학

크리스티앙 메츠 지음 이수진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9년 6월 5일 | ISBN 9788932019659

사양 · 414쪽 | 가격 20,000원

책소개

영화기호학의 창시자이자 권위자 크리스티앙 메츠의 『상상적 기표─영화·정신분석·기호학』(이수진 옮김)이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학술총서 ‘파라디그마’의 첫 권으로 출간되었다.
프랑스의 기호학자 크리스티앙 메츠는 1970년대 기호학을 영화에 적용하면서 프랑스 영화비평 이론 분야에 중요하게 자리매김했다. 프랑스 지식인들은 20세기 초반 언어학에서 태동한 기호학을 1950~60년대 문학연구 이론으로 발전시켰고, 1970년대에는 이를 예술 전반에 적용하면서 영화기호학뿐만 아니라 연극기호학, 만화기호학, 사진기호학 등 당시 과학적인 방법론이 부재했던 예술비평 분야에 새로운 시각의 분석 틀을 제공하게 된다. 메츠는 영화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내며, 1970년대 영화기호학의 개념 정립, 용어 정의 등을 통해 학문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후 1980년대에는 정신분석학을 접목한 정신분석학적 영화기호학을, 1990년대에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끌어들인 담론에 근거하여 발화 상황과 발화 작용을 고려한 영화기호학을 발전시켰다. 영화기호학에서 메츠의 영향력은 실로 근본적이며, 메츠의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곧 영화기호학, 나아가 기호학의 발전 과정을 공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와 같이 메츠는 현대영화이론의 발전 흐름에서 3단계에 걸쳐 총 여섯 권의 영향력 있는 저서를 집필했는데, 그 가운데 1977년 본인의 논문을 집대성하여 발간한 이 책 『상상적 기표』는 정신분석학을 기호학에 접목한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 개념을 적용하여 영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특히 슬라예보 지젝이 국내 연구자들에게 주목받으면서 흥미로운 비평이론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나 세계 지성의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정신분석학적 영화기호학의 개념을 처음 세우기 시작한 학자는 바로 이 책의 저자 ‘메츠’다. 현재 대부분의 영화 정신분석 담론이 개별 작품에 응용한 사례 위주인 데다 메츠와 보드리 등 프랑스 이론가들의 생각을 응용한 미국 이론가들의 번역서가 주를 이루는 실정에서 ‘지식 생산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메츠의 이 책이 처음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업의 의미는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메츠의 생애 동안 출간된 총 여섯 권의 저서를 1968년부터 1973년 사이 발표된 세 권을 중심으로 하는 첫번째 단계, 1977년 발표된 두 권을 중심으로 하는 두번째 단계, 그리고 1991년 마지막 저서를 중심으로 한 세번째 단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1964년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EHESS 학회지 『코뮈니카시옹』제4호에 발표된 「영화는 랑그인가 혹은 랑가주인가?」라는 논문은 당시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연구로 기억된다. 주지하다시피 1960년대는 프랑스에서 구조조의에 관한 관심이 증대한 시점이었는데, 메츠는 그중에서도 기호학과 영화의 조우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기존의 연구들이 영화의 본질을 정의하려는 부분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하나의 관점으로 영화를 분석하는 체계적인 방법론 구축에 관심을 보인다. 초기 메츠 이론의 독창성은 영화미학, 영화역사, 영화비평 등에서 논의되는 담론과 확연히 차별되는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관찰하는 데 있었고, 그 시각이 기호학적 접근이라는 데 있었다. 메츠는 “영화처럼 유연한 시스템을 지닌 랑가주는 그에 적합한 분석 틀을 통해 유연한 체계로서 인식되어야 한다”(1968)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영화의 각 숏은 그 자체로 이미 여러 요소가 결합된 한 문장이자 언표이자 담화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영화에 걸맞은 기호학, 즉 영화기호학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10여 년간, 영화기호학 정립에 필요한 개념들, 용어들, 약호들, 시스템과 구조 분석 틀 등을 제시한 논문들이 발표되고, 세 권의 저서로 응집된다. 다시 말해 메츠의 영화기호학은 “영화라는 개별 텍스트를 잠정적으로 일순간 멈춰진 작업 결과물로 보고, 그 근저에는 텍스트를 넘어서는 약호들이 있다”(1971)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조직과 배치를 중시하는 구조주의적인 시각이 좀더 유연한 사고를 대면하면서, 개별 텍스트의 구조 자체뿐만 아니라 그것을 형성하는 역동성과 생산 가능성을 인식하는 이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생산 에너지에 관심을 보인 메츠의 사유 방식은 고정된 시스템으로 상징되는 구조주의를 이어 등장한 1970년대 후기 구조주의의 흐름과 맞물려 조금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바로 이 두번째 단계의 중심에 이 책 『상상적 기표』가 있다. 책 본문 중 종종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와 빅토르 위고에 관한 언급을 발견하는데, 이를 통해 메츠가 당시 학계의 중심 화두가 되었던 들뢰즈나 라캉의 글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메츠 스스로도 동시대 학자들의 선행 연구를 참조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특히 기호학의 핵심 개념인 기표와 기의의 결합은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고 반복해서 설명한다. 『상상적 기표』에서 메츠는 영화를 이해하는 작업이 그 텍스트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관찰하는 것이고, 텍스트가 경험했던 여행길을 따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츠가 영화 세계 내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정신적·심리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며, 그리하여 ‘영화에 관한 기호·정신분석 연구’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에게 영화 텍스트에 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이란 정신 여정에서 유래하는 추동력에 따른 한순간의 결정일 뿐인 것이다. 요컨대 두 번째 단계에서 메츠는 구성요소들을 작동시키게 하는 그 무엇인가, 고정된 의미가 아니라 계속 과정 중에 있는 생산 중인 의미, 이를 파악하는 관객의 힘, 인간의 근원적인 정신 운동은 무엇일까에 천착했다고 할 수 있다.
메츠가 자신의 연구서들을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기존의 이론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숙고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전 지구적으로 정보화시대라고 일컬어지는 1990년대로 접어든다. 이제 학문적 관심은 행위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이동했고, 소통의 담론이 지배적이 되었으며, 언표 그 자체보다는 언표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메츠는 자신의 마지막 저서에서 영화를 소통시키는 심급들에 관해 고찰하고 그 개념들을 세분화하기에 이르는데, 언표 주체의 문제나, 텍스트 생산 과정에서의 참여 방식 등에 관한 문제 제기는 후세대 연구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의의를 지닌다.”
_「옮긴이의 말」에서

차례

서문 1977~1984
일러두기

제1부 | 상상적 기표
제1장 영화와 영화 이론에서의 상상계와 ‘좋은 대상’
제2장 연구자의 상상계
제3장 동일시, 거울
제4장 지각하려는 열정
제5장 부인(否認), 페티시

‘이론 정립하기’─잠정적으로 결론내기

제2부 | 스토리/담화─두 종류의 관음증에 관한 단평

제3부 | 픽션 영화와 관객·메타심리학적 연구
제1장 영화/꿈─주체의 앎
제2장 영화/꿈─지각과 환각
제3장 영화/꿈─2차 과정의 정도
제4장 영화/환상
제5장 영화적 목표

제4부 | 은유/환유 혹은 상상적 지시 대상
서문
제1장 ‘1차’ 문채, ‘2차’ 문채
제2장 ‘정제된’ 문채들, ‘광의의’ 문채들
제3장 수사학과 언어학─야콥슨의 공적
제4장 지시(대상)의, 담화적인
제5장 은유/환유─대칭의 불균형
제6장 문채적인 그리고 치환적인
제7장 단어의 문제
제8장 힘과 의미
제9장 압축
제10장 ‘꿈 작업’에서 ‘1차 과정’으로
제11장 ‘검열’ ─장벽인가, 간격인가?
제12장 전위
제13장 영화에서 교차와 직조
제14장 기표의 압축과 전위
제15장 분석 치료 텍스트에서 계열체와 통합체

옮긴이의 말─크리스티앙 메츠를 기리며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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